창덕궁 두 시간 시나리오를 장장 13시간에 걸쳐 쉬지 않고 썼다. A4로 열 장을 꽉 채운 분량이다.
손가락이 아파 스마트폰 터치펜으로 타자한 후 pc와 연동된 카톡에 보내서 한글 파일로 정리했다.
다듬고 간추리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어야 하니 끝난 것이 아니다.
궁궐 시나리오를 쓰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 각 궁궐이 모두 남다른 특징이 있고 애환이 있고 미덕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17일, 9월 24일 두 주에 걸쳐 정동 일원에서 해설을 하고 놀면서 궁궐이 주는 무게감에서 자유로운 나를 느꼈다.
궁궐은 비극이 횡행했던 공간이다. 그러니 어깨를 누르는 무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오버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궁궐 유람을 하며 또는 해설을 들으며 너무 가볍고 편한 모습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창덕궁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만나는 인물이 정조이다. 정조는 내가 좋아해온 군주이지만 그를 부정적으로 보는 논리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정조와 정조 이후‘라는 책은 정조가 세도정치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논리를 편다.
세도 정치는 정조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이다. 물론 나는 그의 의도를 좋게 본다.
다만 아직 그 책을 읽지 못했으니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알아보고 싶다.
너무 역사 이야기를 읽는데 시간을 쓰지 않아야 한다고 하면서 자꾸 읽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