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웅(吳經熊)의 ‘선학의 황금시대’에 시간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일화가 나온다.

한 할머니가 덕산 선사에게 금강경은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고 했는데 스님께서는 어느 마음에 점심을 들자고 하시는 것이냐, 대답을 잘 하면 점심을 공짜로 드리겠다는 제의를 했는데 답을 못한 선사는 점심을 얻어 먹지 못했다는 일화이다.

선사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우리는 밥을 먹는 것이지 시간을 먹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선학의 황금시대‘라는 불교 철학의 정수가 말하는 시간에 대한 결론과 일치하는 내용이 물리학과 뇌과학을 전공한 슈테판 클라인의 ‘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에 나온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절대 시간은 없다는 결론이다. 물론 우리는 정확하게 지정되는 표준 시간에 따라 자신들의 일정을 맞춘다.

하지만 하는 일이 다르고 처지가 다르면 생활 패턴이나 리듬, 속도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절대 시간이 없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객관적인 시간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너무나 다양한 삶의 여건과 처지에 따라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는 의미이다.

자신만의 리듬을 찾고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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