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4월 21일부터 7월 14일까지의 기초 과정, 10월 6일부터 2017년 1월 5일까지의 심화 과정을 마치고 치른 1월 12일의 필기, 1월 19일의 시연(試演)에 무난히 대처하고 합격했습니다.

필기 시험을 망치다시피 한 뒤 시연을 치를 고궁박물관에 테마를 정하기 위해 갔으나 멘붕 상태로 한동안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 제게 정조(正租)와 관련이 깊은 동궁(東宮)과 후원(後苑) 전시물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정조가 의빈 성씨에게서 얻은 아들 순을 세 살때 세자로 책봉하며 내린 옥인(玉印),

그 책봉 상황을 대나무 쪽에 엮어 만든 문서인 죽책(竹冊), 동궁인 중희당 터 사진, 문효세자(세 살에 세자가 되지만 다섯 살에 홍역을 앓다가 세상을 떠난 순이 사후 얻은 시호) 책봉의례도,

왕권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를 치운 정조와 관련이 있는 책가도(일월오봉도를 치운 정조는 자신의 어좌 뒤를 책가도 병풍으로 둘러쳤지요.),

정조가 쓴 중희당 편액, 창덕궁 후원에서 정조가 신하들과 꽃구경을 하며 주고 받은 시문을 모은 두루마리인 내원상화임자갱재축 등이 보였습니다.
정조 임금을 좋아하는 동기 이** 선생님 앞에서 정조 이야기로 시연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꺼이 창덕궁 동궁 및 후원과 관련된 정조를 주제로 택해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필기를 망치다시피 한 제게 돌파구를 마련해준 정조 임금을 건릉(健陵)이 있는 화성까지 가서 뵙기에는 거리가 멀기에 내일 창덕궁,

그 중에서도 정조 임금과 관련이 깊은 후원(정조는 왕과 그 가족의 영역이었던 후원을 규장각 신하, 각신들에게 개방했지요.)에 가서 절을 올리고 올 생각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도 이 ** 선생님께 했습니다.

답이 정해진 문제를 외우는 것이 짜증난다고 하자 “그러면 해설사를 하면 안 되죠”라고 해 정신 차리게 해준, 정조를 좋아하는 이**

선생님께 정신 차리게 해주셨고 시연 내용을 피드백 해주셨기에 감사드린다는, 정조 임금을 좋아하시는 분 앞에서 정조를 주제로 멋진 시연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기쁘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함께 정조를 좋아하고, 이덕일 한가람 역사 문화 연구소 소장의 관점을 수용, 지지해 함께 책을 읽는 이**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김태형 박사님의 ‘심리학자, 정조의 마음을 분석하다’를

읽어야겠다고 하자 그 책은 자신이 오늘 주문해 받은 책 가운데 하나라며 2월 2일 모임때 빌려줄 것이라고 하는군요...

이야기 나눌 동기가 있다는 것이 행복한 밤입니다. 이 사실이 시험 합격보다 어쩌면 더 기쁜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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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7-01-30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사와 친하지 않은 제가 이렇게 댓글을 남기는 것이 저의 무지로 인한 실례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초등학생 때 처음 역사를 접하고 연표를 외우는 것이 너무 싫어서 포기해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고등학생이 되어서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을 치룬 것을 계기로 한국사를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는데, 적극적으로 실천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책상 앞의 한국사는 진짜 한국사인가하는 의문이 듭니다. 언젠가는 벤투의스케치북님처럼 현장에서의 한국사를 배우며 시야를 넓히게 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

벤투의스케치북 2017-01-30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역사는 진지하고 무겁게 배워서도 안 되고 흥미 위주로 배워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역사 교육은 흥미를 잃게 하기에 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관계하는 문화해설은 역사적 사실들과 유물들을 선정한 주제에 따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는 것입니다 . 요즘 역사 교과서 국정화로 인해 물의가 빚어지고 있는데요 문화유산해설은 해설사의 재량과 관심, 듣는 분들의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하고 다채롭게 펼쳐지지요. 따라서 연도를 이야기하는 경우는 특별한 사례가 아닌 이상 없지요. 흥미로운 사례 가령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종묘를 자신들 일행들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해 결국 이뤄낸 것 같은 사례 등은 흥미로운 이야기거리이지요. 감사드립니다... 역사에 꾸준히 관심 가지시면 이야기거리를 많이 얻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