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빅뱅을 연결지은 글(‘김상욱의 과학 공부’ 43 페이지’)을 읽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면 전기가 필요한데 전기는 석탄에서 비롯되는 바 석탄의 원천인 태양이 빅뱅의 산물이니 스마트폰은 결국 빅뱅과 연결된다는 글이다. 통합적 시각을 과학적으로 도출해낸 멋진 글이지만 굳이 스마트폰만 ‘빅뱅과 연결되는’(빅뱅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닐 터이니 ‘모든 것이 그렇듯’이란 단서를 달아 스마트폰도 빅뱅과 연결된다고 썼으면 더 좋았을 글이다.
21세기 최고의 첨단 기기인 스마트폰과 인간의 기원 또는 태초라 할, 아득히 먼 137억년 전의 사건인 빅뱅을 연결지으려는 생각이 낳은 글일 것이다. 인간도 그 구성 원소인 수소가 빅뱅에서 비롯되었으니 당연히 빅뱅과 연결된다. 그래서 천문학자 이석영 교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에서 “이 모든 것이 빅뱅의 산물“이라는 말을 한 것이다. 구석기 시대의 최첨단 도구인 주먹도끼가 필요 이상으로 정교한 것은 제작 능력을 과시해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잘 보이려고 한 결과라는 섹시한 주먹도끼 이론을 발표한 진화생물학자 머렉 콘,
엄지세대들이 노트북(또는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것을 머리(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는 인간의 두뇌에 해당)를 들고 다니는 것으로 본 인식론자 미셸 세르의 글과 달리 새로운 사실을 더하지 않는 (칸트적 의미의) 종합 명제가 아닌 분석명제 같은 글..(세르가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파리의 초기 기독교인들이 초대 주교로 선출한 드니 성인이 로마병사들에 의해 잘린 자신의 머리를 들고 생드니라는 곳까지 계속 걸어갔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에 착안한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