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질량이 클수록 수명이 짧다. 태양 질량의 20배가 넘는 별의 경우 엄청난 자체 중력(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폭발한다. 폭발력이 안으로 향하는 것을 내파(內破)라 하고, 밖으로 향하는 것을 외파(外破)라 한다. 내파를 폭축(爆縮)이라고도 한다. 축(築)이란 말은 당연히 수축(줄어드는 것)을 의미하지만 흥미롭게도 옳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디에 그런 말이 있는가? ‘맹자’에 나오는 자반이축 수천만인 오왕의(自反而縮 雖千萬人 吾往矣)란 말에서 그 사례를 만날 수 있다. 스스로 돌아보아 잘못이 없다면 비록 천만인이 가로막아도 나는 가리라는 뜻의 말이다. 자신과 관련된 일도 아니고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닌데 이러쿵 저러쿵 말을 하는 사람 때문에 친구가 조심하자는 말을 한 끝에 결론 삼아 한 말이다.

 

폭축(爆縮)이란 말은 내성(內省)을 떠올리게 한다. 폭축이 폭발력이 안쪽으로 향하는 것이라면 내성은 밖으로 향하던 관심과 지향을 안으로 돌려 제 마음을 성찰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 관심과 지향이 밖을 향하고, 어떤 경우 안을 향하는 것일까? 메타적 능력 즉 자기를 대상화해 바라보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러기도 하고 그러지 못하기도 할 것이다.

 

양적 변화가 쌓여야 질적 변화가 일어나듯 지식도 충분히 쌓여야 메타적 지식이 된다. 프린스턴대학의 천체물리학자 네터 배철(Neta Bahcall)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우리 우주를, 팽창을 막는 데 필요한 질량의 일부만을 지닌 체중 미달의 우주로 정의했다. 별의 행보에 질량이 중요하듯 우리의 행보에는 자기성찰적 지식이 중요하다.

 

공부하지 않으니 숙고하고 점검해야 할 것이 없고, 또 그래서 시간이 남아 남의 개인사에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이다. 물론 그 덕에 나는 오랜만에 나를 돌아보는 계기를 삼았지만 그는 자신의 행동이 그 자체로 덕스럽지 못한 행동임을 알 것이다. 만일 그것도 모른다면 그는 나이만 먹은 아이 같은 어른에 불과하다. 나이가 들면 존경은 못 받더라도 지탄은 받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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