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사서 쌓아두고만 있는 책이 많은데 읽을 것이 없다는 느낌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다가 명리학과 주역을 공부해 관련 논문을 쓴 정신과 의사 양창순 님의 '명리심리학'을 골랐다. 지리멸렬한 내 독서 상황을 반영하는 선택일 수도 있다.

 

물론 작년 가을 책을 샀을 때는 분명 생각이 있었다. 단지 무료해서 책을 산 것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저자는 명리학과 주역에서 큰 즐거움을 느꼈다고 썼다. 맞다. 흐지부지 상태인 내 주역 공부에 활로를 만들어내려는 뜻에서 책을 산 것이었다.

 

책 내용 중 이런 구절이 있어 옮긴다. 우울해서 병원을 찾아와 놓고 우울증 진단이 내려지면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힘들어 하는 내담자들이 있다는 내용이다. 단순하지 않은 마음과 세상사를 반영하는 것이리라. 오늘 2021년의 첫 서평 책으로 선택해 게시한 '글쓰기의 모험'에서 이런 구절을 만났다.

 

"모든 글에는 그 글의 외부가 있으며 쓰기 역시 행위 그 이상의 차원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글 바깥의 요소 즉 글 쓰는 이를 둘러싼 삶과 사회적 맥락을 포괄한다. 글쓰기가 단지 글 내부만을 향할 때 더 이상 새로운 창조가 일어나기 어렵고 글은 블랙홀처럼 죽음을 향한다."(148, 149 페이지)

 

요즘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이다. 이 글을 읽고 이진경 교수의 '외부, 사유의 정치학'을 마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새해의 두번 째 날로 벌써 빠른 시간에 압도되는 느낌이 든다. 곧 본격 스타트를 할 생각이다. 요즘 내가 잘 하는 것은 오래 오래 밥을 씹어 먹는 것이니 이런 호조(好調)도 분명 본격 스타트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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