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은 지적 열등감을 주기도 하지만 희열감을 주기도 한다. 두 경우 모두 내가 모르던 분야를 알게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솔직히 어느 경우가 열등감을 느끼게 하고 어느 경우가 희열감을 느끼게 하는지는 나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모르는 분야라 해도 나에게 글을 쓸 동기를 제공하거나 공감하게 하는 바가 있을 경우에는 희열감을 느낀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소설을 낸 한 영화평론가의 글을 읽었다. 촘촘한 사유가 돋보이는 긴 글이지만 요약하면 직업으로 다룰 분야를 학문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시된 것이 몇 가지였는데 글은 그냥 많이 써보면 되는 것으로 굳이 대학에서까지 가르칠 필요가 있겠냐는 그의 논리가 내 관심을 자극했다. 물론 나는 내가 팔로우 하는 필자의 논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해보니 글은 많이 써보면 는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하찮지만 나는 내가 들었던 글 잘 쓴다는 평에 이렇게 반응한다. 선생심도 저처럼 쓰고 쓰면 잘 쓸 수 있습니다라고. 잘 쓰는 것에도 수준 차가 큰데 요컨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유일하게 잘 하는 것이 글쓰기로 이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잘 쓴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다른 것들은 거의 젬병 수준인데 글에서만 낙제점을 면했다는 의미다.

 

아울러 말하고 싶은 것은 글쓰기를 기법에만 치중해 가르치는 것에는 불편감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논리를 가르치면 잘 쓸 것이고 독창적이고 일관성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사유하는 법을 가르치면 더욱 잘 쓸 것이다. 이런 생각을 펼칠 수 있게 해주신 필자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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