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일 년에 한 번씩 위빠사나 명상센터에 들어가 열흘 내내 묵언수행을 한다는 최옥정 작가의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을 읽으며 나도 짧게라도 묵언수행 센터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멍때리는 시간이 절실하다고 말하는 작가가 위빠사나 명상센터 경험을 이야기하는 끝에 멍때리기에 대해 말하는 것은 멍때리기가 묵언수행의 방편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말 또는 묵언수행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아쉬운대로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언제 날을 잡을까? 하루 종일 두뇌와 눈을 혹사시키며 사는 입장으로 그런 묵언의 시간을 갖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창의와 충전을 위한 놀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한 건축가가 이런 말을 했다. ˝한옥은 묵직한 겉보기와 달리 언제라도 끊임없이 변할 준비가 되어 있고 실제로 항상 변한다.

한옥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하루를 온전히 머물며 한옥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풍경거리를 감상할 줄 알아야 한다.˝(임석재 지음 ‘나는 한옥에서 풍경놀이를 즐긴다‘ 25 페이지)

역시 관건은 시간을 내는 것이다. ˝하루를 온전히 머물며˝란 말을 보라. 오늘 전형필 가옥을 둘러보았고 2주 후 한무숙 문학관을 둘러보게 된 나로서는 짧게일망정 한옥을 보며 해설하는 시간 자체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한옥에서 하루를 온전히 머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을까 헤아리게 된다. 아, 한옥에서 하는 묵언수행 프로그램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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