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줄을 기다리고 있다.”로 시작하는 심보선 시인의 첫 줄에 짧은 감상을 덧붙여 본다. 시인은 첫 줄이 써진다면 첫눈처럼 기쁠 것이고, 첫아이처럼 기쁠 것이고, 죽음의 반만 고심하리라는 말을 했다. 네루다의 시가 내게로 왔다를 떠올리게 된다.

 

김정란 시인은 시인들이란 예감을 가로채는 존재라는 말을 했다.(‘비어 있는 중심’ 114 페이지) 두 말은 대립하는 것인가? 요즘 내 화두는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기’ vs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기의 관계 규명이다. 공자도 이런 관점으로 볼 수 있다.

 

그는 하늘로부터 주어진 선천적 조건들보다는 삶 속에서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는 후천적 차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음에 틀림없다.“(이정우 지음 인간의 얼굴‘ 15, 106 페이지) 적극은 때로 무리수가 된다.

 

짧은 세션(충분한 시간에 걸쳐 내담자를 상대하는 대신 10 15분만에 갑자기 중단하는 것. 이는 분석가가 돈을 버는 데만 유리한 기법이다.) 때문에 국제정신분석협회로부터 축출된 라캉은 자신의 처지를 유대인 공동체로부터 파문당한 스피노자의 그것에 비유하는 놀라운 제스처를 취했다.(홍준기 지음 라캉, 클라인, 자아심리학‘ 26 페이지)

 

어제 최초의 유토피아 조선강의 시간에 아버지의 이름 즉 금지하는 질서, , 상징 체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아이는 금지를 받아들이거나 무시하거나 자신의 법을 새로 만든다.) 좋은 어머니란 개념도 있다. 멜라니 클라인은 아이가 엄마의 부재를 견딜 수 있는 우울적 주체로 성장해 가는 데 좋은 엄마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았다.(’헬조선에는 정신분석수록 홍준기 글 불안: 우리는 왜 충분히 좋은 엄마 또는 사회적 국가를 필요로 하는가‘ 203, 204 페이지)

 

홍준기는 우리는 개인적,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좋은 엄마가 가진 긍정적 의미와 깊이를 확대해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포괄할 수 있는 정신분석 및 인문사회 이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라캉, 클라인, 자아심리학‘ 33 페이지)..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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