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출간 5주년 기념 개정증보판
김수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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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기 스테디셀러 1위. 빅데이터로도 증명된 ‘나로 살기’ 열풍을 이끌며 시대정신을 만든 책. 2016년 출간 이후 국내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전국 서점 26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 책이자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K-에세이의 대표작인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출간 5주년 기념 개정증보판.

자가 사회학과 사회 심리학을 읽기 쉬운 에세이로 풀어내고자 했던 게 첫 시작이었다. 다시 말해, 동시대의 사회상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마음과 사고방식을 담으려 한 책이기에, 시간이 흐른 만큼 새로 수정하고 더할 내용이 많이 생겨 5년 만의 개정증보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내용과 표현을 다듬는 것은 물론, 새로운 글과 그림도 여럿 추가하여 완성도를 한껏 높였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한마디로 이 책은 ‘아닐 수도 있지’라는 생각에서 시작되어 그 생각을 담고, 그 생각으로 쓴 책입니다. 작은 의문에서 저는 많은 답을 얻었고, 허위를 걷어낸 나 자신을 받아들일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그때의 제가 느낀 해방감이 참 좋아서,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p8

내 삶에는 많은 제약이 있고 보장된 것은 없지만, 보통의 삶에도 허락된 많은 것이 있다. 어른의 사춘기는 지금의 자신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을 채울 수 있을 때 종결되는 것이며 우리는 그 순간 진짜 어른이 될 것이다. p53


만약 당신이 끊임없이 불안을 충전하고 있다면, 혹은 당신이 꿈꿨던 미래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자신에게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면, 스스로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삶이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는 것일 뿐 그 어떤 삶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열심히 사는 것도, 열심히 배우는 것도 마음껏 하시라. 하지만 누구의 삶도 모욕할 수 없다. 우리는 각자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 p68

자신을 비난하려는 마음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과거의 상처에서 걸어 나오며 본래의 자신을 마주하고 내면의 힘을 다져야 한다. 자기 사랑의 지도는 이 과정을 통해서 완성되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지루하고 지난한 여정을 견뎌낸 사람만이 자신의 삶을 완성할 수 있다. p154


언제든 관계를 끊어도 상관없다 여기는 게 자존감이 아니고, 자기표현으로부터 도망치는 한 관계의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원활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건강한 관계를 기르며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을 일구는 것. 어려워도, 당장 원하는 답은 아닐지라도, 행복을 위해 우리가 배우고 나아가야 할 길이다. p207



'내 나이엔 아닐꺼야'하며 미루고 미루다

책이 출간되고 한참 뒤,

지난해에야 읽었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탓에 갖고 싶던 책이었는데

증보판출시와 함께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 읽는중이다. 



스스로를 충분히 의식하지 못한 채,

타인과 사회의 시선에 질질 끌려 사는 것으론

결코 자존감에 닿을 수 없다.

그렇기에 단단한 자존감을 세우기 위한 첫걸음은 분명하다.

'나답게 살아가는 것.'


새해가 되면 이런 저런 결심들을 하곤하지만

2022년 만큼은 건강과 함께

그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거하며

나답게 즐겁게 사는게 새해를 맞은 내 바램이다.


누구나 돌려놓고 싶은 시간이 있으리라...

나는 오래전 그때,

학력고사를 보던 고3 수험생시절이 바로 그 시절이다.

대입시험 앞두고 3개월 공부해서 서울대에 가셨다는 아빠와

시험성적이 너무 좋아 원래 가려던 가정학과 대신

이대 의대를 가게 되었다는 엄마...

그의 장녀인 나도 당연히 공부를 잘할꺼라 믿으셨겠지만

난 학력고사를 망치고 재수의 길을 걸어야 했다.

내 낙방소식에  며칠을 앓아 누우셨던 아버지를 뵈며

아무렇치 않은 듯 무심한 얼굴로 재수학원을 알아봤었는데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때 생각을 하면

너무나 죄송하고 마음이 아프다. ㅠ.ㅠ


시험이 인생에 전부는 아니라지만

아주 가끔은 내가 그때 부모님이 원하시던 대학을 합격했으면

'지금 내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하는

하나마나한 생각을 하곤한다.


후회없는 삶을 살고 싶노라 수없이 이야기 하면서도

누구에겐가로 향한 원망과 잊고 싶은 기억들...


이런 마음의 짐을 덜어 내며

걱정을 사서 하는 내가 앞으로 해야할 일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삶을 무겁게 만드는 불필요한 욕망과

잘못한 것 없는 부끄러움에 대한 최후통첩!


나, 이제 자유롭게 살고 싶다....



삶이란 오랜 여정이다.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해야 지치지 않는다.

그러니 삶의 무게가 버거워졌다면

불안한 마음에 버리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마주하고

그것들을 덜어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여행 내내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짐과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삶을 무겁게 만드는 불필요한 욕망과

잘못한 것 없는 부끄러움과

지치게만 하는 과잉된 관계.

이 모든 것에 대한 최후통첩.

그 포기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p264~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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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고 말았습니다
무레 요코 지음, 이현욱 옮김 / 경향BP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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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지 않은 독설로 사이다처럼 상쾌하게 답답한 가슴을 뚫어 주는 무레 요코의 에세이집. 중년이 되며 경험한 경쾌하고 유머 넘치는 일상 이야기들을 담았다. 어느 날 문득 중년이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무레 요코의 일상 이야기는 심플한 위로가 된다. 예고 없이 중년이 되었지만 지금의 내 나이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게 해 준다.

<인터넷알라딘제공>



중년이 되면 누구나 몸이 약해졌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사전에서 '중년'을 찾아보니 '40대에서 50대 후반까지'라고 되어 있는데 내 연령은 현재 중년의 우두머리로 2년 정도 지나면 '노년'의 가장 막내가 될 것이다.

일상생활속에서 '이럴 수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일이 계속 생기기 때문에 젊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인식하는데도 최근에 '어?'하고 놀라는 일이 많아졌다. 내 또래 친구들도 젊었을 때와 지금이 다르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아는데도 놀랄 일이 너무 많다고 탄식했다. p101


인테리어를 생각해서 보기 좋게 수납할 수 있는 가구를 사려고도 생각했지만 그것도 역시 큰 물건이 늘어나는 것이 된다. 어쨌든 물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데 마음이 흔들려서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넓지 않아도 되니까 간소한 집에서 일을 하고 취미도 즐기면서 산뜻하게 노후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끊임없이 나오는 물건을 선별해서 쓰레기봉투에 버리기에 급급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p215


쇼윈도에 비치는 자신의 새우등을 보고 흠칫 놀라거나 변변찮은 사람이 걸어간다고 생각했는데 자기 자신이었거나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모두 자신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래도 같은 나이의 사람들과 비교하면 자기가 더 어려보인다고 소소한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가만히 마음속에 담아 두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그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는 웃으며 친구를 위로 했다.

"모두 어느 정도는 그렇게 자기가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신경쓰지마." p219


젊었을때는 예순을 지난 사람은 모두 어른이고 무슨일이 일어나도 태연할거라고 생각했다. 나도 경험이 쌓여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는 이런 상태이다. 안타깝게도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247



'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고 말았습니다'

'카모메 식당'의 저자 무레 요코의 책을 읽고 있다.


정신없이 설명절을 보내고 여행까지 다녀왔더니

피곤한 탓인지 부쩍 늙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여유있던 금요일 염색을 하고 긴머리를 다듬었다.

기분은 나아졌으나 문제는 염색약 때문인지 두피가 가렵다. ㅠ.ㅠ


나이 먹는 것을 느끼는 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현재 내가 가장 힘든 건 깊은 주름도 관절통증도 아닌 가려움증인 것 같다.

특히 겨울에 더 심해지는데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한다.

그냥 이 증상도 '나이 들면 가려움이 몸에서 배어 나오는 걸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효자손 곁에 두고 음식 조심하며 그러려니 살아가야 하는것이겠지?!... ㅠ.ㅠ


밀라논나님처럼 짦은 커트를 하고 염색을 하지 말아볼까도 잠시 고민했지만

59세까진 중년이라니 중년까진 염색을 해보는걸로...


나도 저자처럼

BTS노래에 맞춰 춤을 추다가 숨이 가빠져 힘들어하기도 하고,

에스컬레이터에 탈 때도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해 주저 한다.

예전엔 급할 것도 없는데 성큼성큼 오르거나 내려가기도 했지만 

무릎다친후로 손잡이 꽉잡고 내자리를 지킨지가 쫌 되었다.

글자를 엉뚱하게 읽거나 잘 알고 있던 단어가 도통 생각이 안나서

'그거 있잖아, 그거!'를 외치기도 하고

몸이 예전같지 않으니 없던 건강염려증도 생기고

때론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나이가 들어도 괜찮다고

여전히 나답게 살 수 있다고 유쾌한 위로를 건넨다.


내일은 건강검진

또 다음날은 임플란트 예약이 되어있다.


벌써부터 검사결과도 걱정되고

간단하다는 수술도 겁이 나지만

'다 잘될꺼라' 믿으며

한 주일을 시작해보려 한다.


젊어도 늙어도

건강이 제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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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일단 걸었습니다 - MBC RADIO 나서기 PD의 해파랑길 순례기
조정선 지음 / 수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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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단짝인 ‘해정 군’과 해파랑길 걷기를 함께하며 끼니를 챙기고 숙소를 정하는 등 하루하루의 일정과 소감을 스마트폰에 남겼다. 매일 걸은 거리와 함께 챙겨 먹은 끼니와 반주로 곁들인 주종과 양까지도 기록했다. 또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두 사람의 소식을 접한 동창, 학교나 직장 후배 등 이런저런 인연들이 그들의 트레킹을 응원하려고 등장하기 시작한다. 낮에 트레킹에 동참한 후에 저녁 식사에 반주로 시작된 한잔이 거나해지는 술자리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단출히 때로는 손님(?)을 맞으며 꼬박 27일간을 걸었다.

글쓴이가 ‘가능하면 매일 밤’ 남기려고 노력한 기록을 따라가 보면, 대학교 일 학년 때 놀러 갔던 부산 밤바다도, 새내기 PD 때 당시 정동 MBC 근방 생맥줏집도 읽힌다. 지은이와 단짝은 걸으며 부르기에 좋은 노래 베스트 5곡을 선정하기도 하고, 저녁에 반주로 즐기던 막걸리 품평회를 열기도 하며, 걸으면서 마주한 풍경들 순위를 매기기도 한다. 이렇듯 유쾌한 에피소드들 사이사이에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말해도 되는’ MBC RADIO 간판 프로그램들의 숨은 비화와 일찍이 우리 곁을 떠난 이들(정영일 영화평론가, 가수 박상규 등)에 대한 회고도 새겨져 있다.

<인터넷 알라딘제공>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동해안 해파랑길 770킬로미터 걷기다. 극기, 도전, 달성, 자기와의 싸움, 모험, 챌린지 등의 하드코어한 용어는 쓰고 싶지 않다. 그저 트레킹을 하다 힘들면 쉬고, 졸리면 자고, 목마르면 마시려고 한다. 하지만 촌음을 다투는 방송 일을 오랫동안 해왔던터라, 느긋한 여행이 이어질는지 모르겠다. 이제 출발이다! p7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게 뭐냐고 묻는다면?
그게 사람이나 좋아하는 동물 같은 생명체이든, 아니면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물건이든, 혹은 종교적인 신념이든, 딱 하나만 꼽는다면 뭘 들 수 있을까? 아니 그런 존재들을 내게 소중한 순거로 나열해 본다면?
친구의 스마트폰 분실 사건을 겪으면서,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이제 스마트폰이란 요물은 가족이나 친구, 신앙, 애완동물, 재물 등등 모든 존재를 가볍게 넘어설 만큼 압도적으로 소중한 존재로 자리 잡은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과연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있을까? p50


세상에서 가장 헛되고 아까운 시간은 어떤 시간일까. 한국인은 어려서부터 한 가지 강박관념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 시간은 반드시 생산적으로 보내야 한다는. 일이든 공부든 결과물, 소위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야 안심한다. 그런 기준에서 보자면, 노는 데 쓰는 시간은 헛되고 아깝다. 지금처럼 마냥 걷는 일 역시도 마찬가지.
하지만 잘놀고, 취미를 즐기며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닐까. 우리가 사는 목적은 결국 행복이며, 그건 생산적이라기보다는 소비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돈은 벌 때보다는 쓸 때 더 행복하듯이, 가끔 돈버는 재미에 빠져 다른 건 잊고 사는 사람을 보기도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행복일까 의문이 든다. p60~61


37년을 일해온 나로서는, 방송 PD라는 엔진의 시동은 꺼졌지만, 모터는 한동안 탄력을 받아 돌아갈 것이다. 출근 시간이 되면 나가려 할 것이며, 새해 달력을 받아 들면 빨간 날을 세거나, 연휴가 며칠이나 겹치는지 진지하게 체크할 것이다. 후배들이 만든 방송을 들으면서 뭔가 참견하면서 '라테는'(나 때는 말이야) 하고 늘어놓으려 할지도 모른다. p105

어떻게 하면 모양 빠지지 않게, 품위를 지키며 스스로를 리셋reset할 수 있을까? 원초적이고 힘든 일을 오랜 시간 겪으면 새로워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이처럼 길고 무모하기까지 한 도전에 나섰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과연 트레킹을 시작하며 회사 일을 떠올리는 경우가 드물었던 걸 보니 이제까지는 성공인 듯하다. 반면에 가족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은 점점 깊어진다. 이 글을 아내가 읽을 것이라서 쓰는 건 아니다. p106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여행을 다니면 뭔가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라고 한다. 둘이면 반드시 갈라지고, 셋이면 하나를 왕따시키는 일이 벌어진다면서.(...) 솔직히 내심 그 점이 염려가 안 되었던 건 아니다. 생각 끝에 이런 껼론에 도달했다. 이런 비유를 하고 싶다. 부부가 티격태격해도 헤어지지 않고 사는 건 대부분 관계가 좋고 천생연분이어서라기보다는 ‘결정적인 순간’ 혹은 ‘진실의 순간’을 잊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매력을 느꼈던 몇 초의 짧은 순간, 어느 때인가 내게 해주었던 고마운 응대나 배려 따위 말이다.  p118~119

 

하루키는 달리기가 진정 가치 있는 영위라고 했다. 그 이유가 뭘까? 그가 말하는게 경제적인 의미의 가치는 물론 아닐 거다. 아마 가치관을 말하는 것이 아닐는지. 무엇이 가치가 있는지. 그것을 구별할 줄 아는 눈을 말하는게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사랑하고 용서하는 사람은 거기에 가치를 둔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정직함보다는 남을 속여서 이득을 취하거나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여긴다. 분노하는 사람, 질투하는 사람, 사치하는 사람. 모두 가치관 문제다. p124




퇴직,

일단 걸었습니다.


설연휴를 앞두고 블로그 마실다니다가

이웃 맑고맑으님의 리뷰에

아무리 바빠도 이책은 읽어야겠다 싶어 후다닥 주문하고

연휴이후 지금까지 재미나게 읽고 있다.


학창시절 라디오음악방송PD가 꿈이었을만큼

그 옛날,

공부는 안하고 늦은밤 즐겨듣던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

'배한성의 밤하늘의 멜로디' 등 라디오 음악방송에 대한 추억과

걷기에 대한 로망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책으로

소개된 그 시절 좋아하던 음악들을 QR코드로 연결해 들을 수 있어

더 많이 공감되었던 것 같다. 


2019년

동생과 계획했던 제주도여행이 태풍으로 좌절되고

아쉬움이 남아있던 차에

다시 친구들과 내년 10월쯤에 제주도 한달살기를 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일찌감치 '알파캠프'를 알아보고 정보를 공유해 준 친구의 말에 의하면

숙식은 물론 교통편까지 제공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조금 빠른 걸음으로 한달동안 올레길을 완주할 수 도 있고

나처럼 숨쉬기 운동만하고 체력이 약한 사람들을 위해선

제주오름, 휴양림 숲길, 미술관 등을 천천히 걷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니

낮에는 각자 원하는 코스를 여행하고 저녁이후 시간을 함께 보낼까한다.


책에서도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그것도 셋이면 그 중 하나를 왕따시킨다곤 하지만

우린 몇 해동안 함께 여행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그래도 여행기간이 무려 한달이니 방은 각각 사용하는 걸로...


매일 걸으며 무사히 제주도 한달살기를 마치기 위해

올해는 8천보에서 만보 걷기로 걸음수를 늘려봐야겠다.

아직 김씨에겐 얘기안했는데 허락해주겠지?!... ^^;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지 닷새가 지났다.

해정 군의 표현대로, ‘깊은 꿈을 꾸고 일어난 기분’이다.

나이가 들면 최근에 경험한 일일수록 희미해진다.

치매란 과거의 기억을 잡아먹는 게 아니라 요즘 기억부터 꿀꺽 삼켜 나간다.

마치 활어만 공격하는 상어 같은 존재다.

내가 치매에 걸렸다는 게 아니라, 나도 그만큼 기억들이 옅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갖는다.

이렇게 나이를 먹으며 스스로를 잃어갈지 모른다.

으로의 내 삶은 ‘추억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아니라, 매 순간의 기쁨과 만족을 향유하는 일’이어야 한다.

어차피 다 잊을 일이니까. 슬퍼지기는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걷는 즐거움은 대체재가 마땅치 않다.

그냥 다시 걸어야 하나 보다.

또다기 달력을 들여다보고, 지도를 탐색한다.

이번에는 어디로 갈까?

p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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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
신고은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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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서 가장 친밀한 얼굴을 한 채 가장 치밀하게 나를 병들게 하는 적 ‘가스라이팅’. 결국에는 나를 잃어버리고 상대의 요구에 따라 살게 만드는 정서적 폭력이자 정신적 학대 ‘가스라이팅’.

가스라이팅의 다양한 모습과 가해 방식, 가스라이팅을 무기처럼 사용하는 사람의 특성, 가스라이팅에 쉽게 당하는 심리적 특성, 극복 방안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드라마·소설 속 사례에 심리학 이론을 더해 분석한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을 담았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가스라이팅은 전문 학술 용어도 아니고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된 분야도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별것도 아닌 걸 그럴싸한 용어로 어렵게 말하냐고 폄하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아직’ 연구되지 않았다고 해서 사실이 아니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던 시대에도 이미 지구는 둥근 모양이었던 것처럼 말이지요. 가스라이팅은 분명히 실재하는 행위이고,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쉽게 우리 삶을 침범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알아야 하고 경계해야 합니다.
그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직감이 들지요. 이때 문제의 원인은 작아진 나일까요? 작게 만든 그일까요? 우리는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정말 틀린 건지, 저 사람에 의해 '틀림을 당하고' 있는 건지. p12~13


‘아픔’을 ‘나쁨’이라고 말하는 세상입니다. 이런 일들은 빈번히 일어나지요. 우리는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다고 말하는 세상에 살면서 나답게 사는 법을 잃어갑니다. 행복해질 권리를 빼앗기고 있지요. 내 잘못과 내 책임은 아니지만 누구의 짐도 아니기에, 그 주인 없는 짐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살아가지요. 결국 자기 목소리를 잃고, 선택을 포기하며, 나를 부정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믿고 살

아갑니다. 세상의 요구와 가치관이라는 틀에 맞춰 조종당한 우리는 아이러니하게 또다시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언젠가 아프다고 집에 간다는 후배에게 눈살을 찌푸렸거든요. 나도 모르게 형성된 신념을 또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면서 불필요한 아픔을 옮깁니다. 서로를 가스라이팅하면서 상처를 전염시키지요. 이제는 치료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p19~20


아픔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세상은 누군가의 상처를 별것 아닌 걸로 치부하고, 당신 책임도 있다며 손가락질합니다. 그 목소리에 익숙해진 우리는 위로받아야 하는 순간에도 죄책감을 느끼고 숨어버리지요.

하지만 누군가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이렇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는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용기를 내본 사람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지요. 한 사람의 메시지는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그렇게 흘러간 메시지는 선한 영향력이 되어 용기의 꽃을 피웁니다. 이 메시지가 기름에 불붙듯 흘러넘치면 좋겠습니다. p37


매슬로우의 위계욕구이론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욕구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스라이터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욕구를 통제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자신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건강한 방법으로 충족하면 되거든요. 배가 고플 때 샐러드를 든든히 먹으면 과식을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우리는 스스로의 욕구를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내가 어느 욕구 단계에 머물러 있는지, 어떤 자극에 취약한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건강한 방식은 무엇인지 미리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알맞게 조절해야겠지요. 배가 불러 미끼를 물지 않도록 말입니다.p206


가스라이티는 대부분 관계 자체에 대해서 고민을 합니다. ‘이 관계가 올바른 것일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틀린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하지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요. 정상적인 관계에서는 할 필요가 없는 고민을 하고, 그 생각을 멈추기 위해 합리화하고, 자신의 행복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하느라 에너지가 모두 소진됩니다.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에 주변 경로를 사용하는 실수를 범하지요. 상대방의 언변에 포장된 큰 오류를 깨닫지 못하고 말입니다.
문서작업을 마무리할 때는 오타를 확인합니다.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는 오타를 잘 찾아내는데, 정신이 없을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치명적인 오점을 모르고 지나치지요. 가스라이티가 하는 말은 '멸린 말치','기능 재부'입니다. 얼핏보면 맞는 말 같은데 자세히 보면 오류이지요. 그들의 말을 온전히 검열해 내는 건 에너지가 충분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인생은 우리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글이고 책입니다. 그 책에 치명적인 오류가 남지 않도록 에너지를 아끼세요. 틀렸다고 생각될 때 멈추고 더 나아가지 마세요. 그럼 보입니다. 가스라이터의 헛소리가.  p213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어린시절,

흑백TV속 명화극장에서 영화 '가스등'을 가족들과 함께 본 기억이 있다.

넘 오래전이어서 잉그리드 버그만의 넘 예쁜 얼굴과 상반된

음산한 분위기의 스릴러였던 기억만 어렴풋이 남아있는데

얼마전부터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와 함께 영화 가스등이 자주 언급되는 것을 보며

다시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영화, 드라마, 책 속 사례에 심리학 이론을 더해 분석한 이 책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를 읽게 된 건 큰 딸의 결혼을 앞두고였다.


어릴 때부터 애늙이 모습을 보이는 아이가 있습니다. 

부부가 서로 갈등하면 서로에게 받지 못한 애정을 자녀에게 갈구하고, 

보살피기보다 오히려 위로 받기를 바라지요. 자녀에게 배우자 역할을 기대합니다. 

부모의 무책임과 무능은 자식에게 부담이 되고 자녀 스스로 가장의 역할을 하게 만듭니다. 

자식이 부모의 모습을 대신한 부모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부모화된 아이들은 성장해서도 그 역할을 놓지 못합니다. 

부모를 외롭게 하지 않으려 꿈을 포기하거나 도전할 기회를 놓아 버립니다. 

자신의 시간 대부분을 가족을 위해 희생학, 결혼이나 독립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부모가 대놓고 요구한 건 아니지만 자시은 그 상황에 몰립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모두가 시킨 일이지요. p229


그래서인지 '다정한 고슴도치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마음에 콕 박혀 오래도록 가슴이 아렸는데

아주 오래전, 

가업을 잇기 위해 정략결혼을 하게 된 부모님의 맏딸이었던 내가 애어른의 살아야 했던 무수한  시간들과 

본인도 아기였으면서 동생이 생기고 장녀로 성장하며 '넌 언니니까 이래야만 해'라고 수없이 강요했을

말도 안되는 순간들을 떠올리며 진심으로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ㅠ.ㅠ


어떤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것 같을 때는 등을 돌리면 그만입니다. 

나를 비난하는 것 같으면 악착같이 반격하면 되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관계 안에서 살아가고 관계를 통해 이익을 얻지요. 

함께하고픈 마음은 본능이어서 가슴이 먼저 반응합니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앞서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고 

상대의 입장을 살피다 보면 내 잘못이 아닌데도 내가 뭔가 잘못했나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됩니다. 

상대의 가시 돋친 말도 반박하지 못하고 무분별한 비난까지도 비판으로 받아들이지요. 

문제는 의미 있는 타인이 아닌 그 누구에게라도 잘 보이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가스라이팅은 가깝고 친밀한 관계에서만 일어나지 않고 우리 주변 어디에서든 발생하는 것이지요. p43


관계에 대해 생각이 많은 요즘이어서인지

책을 읽으며 내 삶에서 스쳐간 관계를 돌아보며 꽤나 힘들고 아팠고

앞으로 함께할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할찌 생각해보며

이런저런 다짐을 해본다.

상대방의 입장을 살피다가 나도 모르게 상처받고

집에 돌아와 더이상 이불킥하지 않길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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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 - 문학×커피 더 깊고 진한 일상의 맛
권영민 지음 / &(앤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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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애호하는 한 사람의 에세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커피를 음미하고 적은 감상평은 아니다. 문학 비평가인 권영민 교수가 다양한 문학 작품 속 커피 이야기를 로스팅한 뒤, 커피가 우리 일상에 자리 잡기까지의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도록 블렌딩했다. 커피의 유래부터 문학 작품 속 커피 이야기, 문학 속에 나오는 실제 카페를 찾아 커피를 시음한 감상까지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저자는 문학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커피 이야기를 길어 올려서 짐짓 문학 강의를 하듯 풀어놓는다. 다양한 작품 속에서 커피는 삶에 닥친 모든 힘든 일의 무게를 덜어주기도 하고, 실연의 아픔을 달래주기도 하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한다. 이처럼 커피는 삶의 모습까지 바꾸어놓았고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맛이란 입에 담아보지 않고는 상상되지 않는 법. 맛의 감각은 체험으로 인식된 후 머릿속에 기억된다. 그러므로 ‘가비차’는 그것을 맛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신비로운 어떤 맛과 향취로 상상되었던 것은 아닐까? ‘가비차’라는 신기한 박래품이 이런 방식으로 한국인의 일상에 자리 잡게 된다는 것이 흥미로울 뿐이다. 입에 익지 않은 것이니 어찌 그 맛을 제대로 알랴? p31


커피메이커에서 커피가 진하게 커피포트 안으로 떨어져 내려오기 시작하면 집 안이 온통 커피숍처럼 소란스러워진다. 물 끓는 소리, 커피포트에 작은 물줄기로 커피 내리는 소리가 뒤섞이는 동안 커피 향이 거실 안에 가득 번진다. 나는 심호흡을 한다. 내 아내는 그 커피 향에 잠이 깬다고 말한다. 나는 그 말이 싫지 않다. 하지만 나는 커피의 향기보다 그 맛이 더 좋다. 따끈한 커피 잔을 입에 대는 순간 입술과 혀끝에 전해오는 감촉과 그 오묘한 맛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쌉쌀하면서도 달콤하고, 산뜻하면서도 새콤하고,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그 맛. p49

〈커피 잔을 들고〉에서 화자는 커피를 연인에 비유하고 그 달콤함을 슈크림으로 표현한다. 오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있다. 커피가 주는 맛과 향기가 환상적인 분위기로 안내한다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나를 끌고 가는 무지개’는 커피에서 풍기는 향취에 대한 환상을 표현한 구절이다. 오후에 마시는 커피 한잔은 하루의 피로를 모두 잊게 한다. 힘든 일을 잠시 내려놓게 만드는 커피야말로 커피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p77


소설 〈밀다원 시대〉는 이처럼 부산 피난 당시 예술가라는 특정 계층을 중심으로 그들이 겪었던 고통의 시대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작가 자신이 그려내고 있는 인간상의 적나라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밀다원’이라는 다방의 공간 그 자체다. 삶과 예술, 절망과 고통, 사랑과 비애, 배신과 갈등 등이 모두 함께 녹아들어 있는 이 특이한 공간은 바깥세상에서 전개되고 있던 전쟁과 상관없이 강한 정서적 유대감으로 여기 모여든 예술가들을 한데 묶어놓는다. p186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그대 올 때를 기다려 봐도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 속을 태우는 구려~~~


'커피 한잔'


책제목을 본 순간

펄시스터즈의 노래 커피 한잔을 떠올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문학과 커피에 대해 어렵지않게 접할 수 있었던 이 책은

추억속의 노래 커피 한잔으로 시작되었다.


이곳에 종종 커피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는 내가

정작 커피를 언제 처음 맛보았는지 솔직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방에 처음 갔던 건 어렴풋이 기억에 나는데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예닐곱살 무렵 피아노선생님이 애인과 데이트를 하면

종종 날 다방에 데리고 가시곤 했다.

어린나이였으니 커피대신 우유를 사주셨겠지만

따뜻한 보리차가 담겨있던 각진 유광의 밤색컵이나

지금보단 훨씬 작은 커피 찰랑거리던 찻잔과

얌전하게 찻숟가락이 올려져있던 하얀접시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졸다가 샘애인에게 업혀오는 내게

눈치없이 데이트에 따라다닌다고 등짝 스매싱을 날리셨던 엄마... 

지금 다시 생각해도 억울해... ^^;



 

 "지금도 저 음반을 돌리나요?"
내가 다방 안쪽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음반을 가리키자,

주인은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옛날부터 있던 것이기에 이냥 장식용으로 늘어 놓고 있다는 것이다.

학림다방에서는 아침에 보통 클래식을 많이 틀었다.

그러나 오후엔 팝송으로 바뀌고, 그러면 다방 안의 분위기가 수선스러워졌다.

당시에 유명했던 비틀즈의 인기곡들은 시끄럽고 복잡한 담화 사이로 끼어들곤 했다. p223~224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커피를 마시고 좋아하기 시작하게된 건

대학에 입학하고부터로 기억되는데

추억속의 그곳 '대학로의 학림다방'은 너무나 반가운 꼭지였다.


굳이 커피 취향을 이야기한다면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고

향이 너무 진하거나, 쓴맛이나 신맛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결혼하고 한동안은 집에서 내려 마시는 블루마운틴을 좋아했었는데

다시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믹스커피중독이었기도 하다. ^^;


평소엔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신다고해도

학림다방에선 무조건 비엔나커피를 주문해 마셔야 한다.

그곳에서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다보면

어느새 비틀즈를 좋아하던 스므살 그시절로 돌아가 있는듯 하다.



반고흐 The Cafe Terrace on the Place du Forum, Arles, at Night  모작


고흐는 아를에서 자기가 즐겨 찾던 카페의 밤풍경을 그렸다.

그의 그림 가운데에는

자기 자신이 특별히 관심을 둔 사물이나

애착을 느꼈던 장면을 소재로 삼았던 것이 많다.

그는 매일같이 드나들던 카페 드 라 가르의 실내 풍경을 관찰하고

이를 <아를의 밤의 카페>로 완성했다.

그리고 그 특유의 감각과 시선을 바깥으로 옮겨

<아를르의 프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를 내놓았다.

비슷한 시기에 완성한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모두 포함하면 아를의 밤 풍경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188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화가중에 하나라는 반고흐의 그림들을 나도 좋아하는데

특히 푸른빛 감도는 위의 밤의 테라스 카페는 모작을 할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이다.


이 책은 이렇듯 커피의 유래, 

커피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일상에 자리잡기까지의 배경과

다양한 작품속에 담겨있는 커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 오는 날 

유난히 맛있고 따뜻한 위로가 되는 커피 한잔

얼른 커피부터 내려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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