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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고 말았습니다
무레 요코 지음, 이현욱 옮김 / 경향BP / 2022년 2월
평점 :
밉지 않은 독설로 사이다처럼 상쾌하게 답답한 가슴을 뚫어 주는 무레 요코의 에세이집. 중년이 되며 경험한 경쾌하고 유머 넘치는 일상 이야기들을 담았다. 어느 날 문득 중년이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무레 요코의 일상 이야기는 심플한 위로가 된다. 예고 없이 중년이 되었지만 지금의 내 나이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게 해 준다.
<인터넷알라딘제공>
중년이 되면 누구나 몸이 약해졌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사전에서 '중년'을 찾아보니 '40대에서 50대 후반까지'라고 되어 있는데 내 연령은 현재 중년의 우두머리로 2년 정도 지나면 '노년'의 가장 막내가 될 것이다.
일상생활속에서 '이럴 수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일이 계속 생기기 때문에 젊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인식하는데도 최근에 '어?'하고 놀라는 일이 많아졌다. 내 또래 친구들도 젊었을 때와 지금이 다르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아는데도 놀랄 일이 너무 많다고 탄식했다. p101
인테리어를 생각해서 보기 좋게 수납할 수 있는 가구를 사려고도 생각했지만 그것도 역시 큰 물건이 늘어나는 것이 된다. 어쨌든 물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데 마음이 흔들려서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넓지 않아도 되니까 간소한 집에서 일을 하고 취미도 즐기면서 산뜻하게 노후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끊임없이 나오는 물건을 선별해서 쓰레기봉투에 버리기에 급급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p215
쇼윈도에 비치는 자신의 새우등을 보고 흠칫 놀라거나 변변찮은 사람이 걸어간다고 생각했는데 자기 자신이었거나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모두 자신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래도 같은 나이의 사람들과 비교하면 자기가 더 어려보인다고 소소한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가만히 마음속에 담아 두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그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는 웃으며 친구를 위로 했다.
"모두 어느 정도는 그렇게 자기가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신경쓰지마." p219
젊었을때는 예순을 지난 사람은 모두 어른이고 무슨일이 일어나도 태연할거라고 생각했다. 나도 경험이 쌓여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는 이런 상태이다. 안타깝게도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247
'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고 말았습니다'
'카모메 식당'의 저자 무레 요코의 책을 읽고 있다.
정신없이 설명절을 보내고 여행까지 다녀왔더니
피곤한 탓인지 부쩍 늙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여유있던 금요일 염색을 하고 긴머리를 다듬었다.
기분은 나아졌으나 문제는 염색약 때문인지 두피가 가렵다. ㅠ.ㅠ
나이 먹는 것을 느끼는 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현재 내가 가장 힘든 건 깊은 주름도 관절통증도 아닌 가려움증인 것 같다.
특히 겨울에 더 심해지는데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한다.
그냥 이 증상도 '나이 들면 가려움이 몸에서 배어 나오는 걸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효자손 곁에 두고 음식 조심하며 그러려니 살아가야 하는것이겠지?!... ㅠ.ㅠ
밀라논나님처럼 짦은 커트를 하고 염색을 하지 말아볼까도 잠시 고민했지만
59세까진 중년이라니 중년까진 염색을 해보는걸로...
나도 저자처럼
BTS노래에 맞춰 춤을 추다가 숨이 가빠져 힘들어하기도 하고,
에스컬레이터에 탈 때도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해 주저 한다.
예전엔 급할 것도 없는데 성큼성큼 오르거나 내려가기도 했지만
무릎다친후로 손잡이 꽉잡고 내자리를 지킨지가 쫌 되었다.
글자를 엉뚱하게 읽거나 잘 알고 있던 단어가 도통 생각이 안나서
'그거 있잖아, 그거!'를 외치기도 하고
몸이 예전같지 않으니 없던 건강염려증도 생기고
때론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나이가 들어도 괜찮다고
여전히 나답게 살 수 있다고 유쾌한 위로를 건넨다.
내일은 건강검진
또 다음날은 임플란트 예약이 되어있다.
벌써부터 검사결과도 걱정되고
간단하다는 수술도 겁이 나지만
'다 잘될꺼라' 믿으며
한 주일을 시작해보려 한다.
젊어도 늙어도
건강이 제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