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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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인 소설가 외에도 사시사철 음악과 함께하는 애호가, 눈에 들어온 것은 저도 모르게 모아버리고 마는 수집가로도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개인적으로 소장중인 1만 5천여 장의 아날로그 레코드 중 486장의 클래식 레코드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100여 곡의 명곡에 얽힌 사사로운 에피소드를 따라가다보면 클래식 애호가든 아니든 어느새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하루키 매직을 만나게 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클래식을 애청하며 창작의 원천이자 오랜 취미생활로 삼아온 작가는 “레코드를 모으는 것이 취미라서 이럭저럭 육십 년 가까이 부지런히 레코드가게를 들락거리고 있다”라고 밝히며 이 책을 시작한다.

최근 들어 컬렉터를 대상으로 발매되는 화려하고 다양한 사양의 LP와 다르게 대부분 “1950년부터 1960년대 중반에 녹음된 새카만 바이닐 디스크”이며, 별다른 체계와 목적 없이 눈에 띄는 대로 사모은 탓에 “통일성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중구난방의 컬렉션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하지만 틈날 때마다 한 장 한 장 정성껏 손질하며 턴테이블에 올리고, 지휘자와 연주자뿐 아니라 음반사, 녹음연도에 따라서도 미묘하게 달라지는 연주의 결에 귀기울이는 모습에서는 클래식 팬으로서의 진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난다.

“오래된 먼지투성이 레코드를 싼값에 데려와 최대한 반짝반짝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내게 무엇보다 큰 기쁨이다”라며 아날로그 레코드의 물성을 예찬하는 작가의 태도는 분야를 막론하고 무언가에 애착을 가지고 수집해본 사람들, 나아가 독자 입장에서 그의 소설을 오랫동안 애독해온 사람들에게 색다른 공감대를 형성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한마지로 말해 'LP판은 애정을 가지고 대하면 그만한 반응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렇듯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 내게는 더할 나위 없다.
재킷 크기가 CD보다 훨씬 크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손에 들고 바라보기에 딱 좋은 크기다. 마음에 드는 레코드 재킷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그 안에 있는 음악의 세계에, 또다른 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어쩌면 나는 물건의 형태에 너무 집착하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렇게 돼버렸으니 별수없다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차피 인생이란 거의 의미 없는 편향의 집적에 지나지 않으니까. p12~13


이 빈 팔중주단 멤버의 재킷 속 베토벤의 얼굴은 꽤나 까다로워 보인다. 왠지 모르게 눈빛이 형형하다. 정말로 눈을 형형히 빛내면서 이런 곡을 슥슥 써내려갔는지도 모르겠다. 천재가 어떤지 나는 잘 모르니까. 그래도 분명 모차르트는 이렇게 무서운 얼굴은 하지 않았겠지. 친근하게 다가가는 곡이라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베토벤 스스로는 그 점이 불만이었던 모양이다. ‘이런 건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니야’ 하듯이. 마치 어쩌다 자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린 본격문학 작가 같다. p86

젊은 시절 처음 말러 교향곡을 듣고 ‘이렇게 뭐가 뭔지 모를 기묘한 음악을 대체 누가 좋아서 듣는담?’ 하고 고개를 갸웃했던 기억이 난다. 소리의 흐름이 잘 파악되지 않았다. 그전까지 전혀 들어보지 못한 유의 음악이었으니까. 그러나 듣다보니 완전히 그 소리에 물들어버려서, 지금은 열심히 귀기울이게 되었다. 신기한 일이죠. 시대는 변한다. 감각도 변한다. p129


고백하자면 내가 제일 자주 들은 음반은 요요마가 참여한 클리블랜드SQ의 CD인데, 왜인가 하니 늘 이걸 들으면서 소파에서 낮잠을 잤기 때문이다. 절대 따분한 연주는 아닌데 듣다보면 이상하게 졸음이 쏟아져서 새근새근 곤하게 잠들어버린다. 다른 연주에서는 그런 일이 없는데… 아무튼 그런 이유로 제법 애용했다. 괜찮으면 한번 시험해보시길. p251


내 꿈은 실력 있는 현악사중주단을 개인적으로 고용해서 이 K.421의 연주를 눈앞에서 듣는 것이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느냐면, 옛날(고등학생 시절) 텔레비전 드라마 〈배트맨〉에서 주인공 브루스 웨인(배트맨)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정장을 입은 현악사중주단이 이 곡을 연주하는 장면을 보았기 때문이다. ‘멋있다’고 감탄하면서, 나도 나중에 부자가 되면 꼭 저렇게 해봐야지 생각했다. 아쉽게도 아직 그 정도 부자가 되지는 못했다. p317

보스턴 교향악단 음악감독이 되고 해를 거듭할수록 그의 음악은 보다 충실해지고 스케일이 커지고 깊이를 더해갔지만, 지위가 올라감에 따라 당연히 책임도 무거워진다. 많은 사람들을 통솔하는 관리자로서의 의무도 늘어난다. 높은 곳에 오를수록 바람은 거세지는 법이다. 그에 비해 젊은 날의 세이지 씨는 실로 마음 편한 처지였다. 눈앞에 찾아온 기회를 잡고, 그 파도에 올라타고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이 시기 그의 연주는 그런 자유로움과 그곳에서 솟구쳐나오는 순수한 기쁨으로 가득하다. p354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좋아하는 작가중의 하나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이 나왔다.

그의 팬이라면 달리기외에도 그의 취미생활중에 하나가

레코드를 수집하고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리라...


지난 무한 사랑 티셔츠 이야기엔 나름 찐팬이라 하면서도

진짜 'T'로만 채워진 책에 살짝 실망감이 느껴진것도 사실인데

이번책은 대부분이 처음보는 앨범이고 모르는 곡들이 대부분인지만

올해부터 클래식음악을 좀더 찾아 듣고 공부하고 싶던 내게

충분히 멋지고 고마운 책이 될 듯 하다.


오만년전,

학교방송국 응시원서에 가장 많은 지휘자와 곡들을 적어

방송국PD로 뽑혔다는 선배님 말씀에

한껏 고무되었던 기억은 추억이 되었고

근간엔 아침 FM라디오의 클래식프로그램외엔

찾아 듣진 않았던 것 같다.


하루키도 젊은 시절 처음 말러 교향곡을 듣고 

'기묘한 음악을 대체 누가 좋아서 듣는담?' 했다고 하는데

예술의 전당에서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의 말러 시리즈를 들으며

졸음을 참았던 순간이 생각나 미소지어지기도 하고

생각만하고 있던 쇼스타코비치 피아노협주곡은

핑계김에 LP말고 CD로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


딴소리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동명의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가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았다.  

수어연기가 인상적이었던 박유림을 비롯해 배우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감사인사를 전할 때 다시 한 번 뒤늦게라도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아직 '코다'도 못봤는데...ㅠ.ㅠ

'코다'

'벨파스트'

'킹리차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파워 오브 도그'

'엔칸토'도 다시 봐야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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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엄마대로 행복했으면 좋겠어
지은심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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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심 에세이. 제목은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의 대사이다.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삶에서 행복을 찾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엄마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말이다. 부모님과 선을 둔다고 해서 가족의 관계가 끊어지는 건 아니다. 저자는 가족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오히려 그들을 응원하는 여유를 되찾는다.

<인터넷 알라딘제공>

 

 

나만 가족인가? 엄마, 아빠도 가족인데 왜 나만 이해를 해줘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가족이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싫은 부분까지도 안고 살아야 하는지 나이가 들수록 의문이었습니다. 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닌 우선 회피를 목적으로 조금 떨어져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본가와 넘어지면 코 닿는 거리에서 자취를 시작한 지, 3년이 다 되어갑니다. p7


엄마가 있는 그대로 당당하지 못할 이유도, 걱정할 이유도 전혀 없다. 엄마는 예전 회사를 다녔을 때에도 충분히 멋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 줄 아는 멋있는 사람, 주어진 환경 내에서도 행복을 찾을 줄 아는 멋있는 사람. 그런 그녀의 행복을 ‘엄마’라는 역할이 갉아먹은 것 같다. p40


나는 가족 간에도 거리가 필요하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드라마 <미어 마이 프렌즈> 속 고현정의 '엄마는 엄마대로 행복해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나문희가 남의 편인 남편과 가족이라는 이유로 묶여 있지 않고 갈라서서 흑맥주 하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울해하는 엄마에게 남 일처럼 말하듯, 엄마의 옛날 취미들을 읊으며 이런저런 해결책을 늘어 놓았다. p45


대화가 없을 뿐, 아빠와 데면데면한 사이는 아니다. 아직도 아빠에게 잘 안기기도 하고 팔짱도 끼고 손도 잡고 이렇게 큰 덩치로 아빠 무릎에 앉기도 한다. 이런 스킨십이 부녀 사이에 존재하는 소통의 한 가닥 수단이다. 밀도 높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부녀 사이가 남이 되지는 않는다. 잘 맞지 않는 방식은 피하고 잘 맞는 방식으로 소통할 뿐이다. p93

“꽃송이! 여기야!”
비디오테이프 영상의 총 러닝타임이 3시간은 되지만 그중에 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들은 내 애칭이었다. 그 애칭과 함께 지난날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집 안을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꽃송이라 불러달라는 막내딸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꽃송이가 아니라 꽃받침이라며 놀렸던 언니들까지도 다 기억이 났다. p189 



엄마...

가만이 불러보는 엄마...

입 밖으로 내어놓는 것 만으로도 눈물이 나는 그 단어 엄마...


'엄마는 엄마대로 행복했으면 좋겠어'


책리뷰를 잠시 미뤄두고 있는 요즈음이지만

이책은 제목부터 내 마음을 이끌었다.


걱정되는 나쁜 딸과 재미없는 착한 딸 사이에서 고민하며

가족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 자취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딸인 저자의 속깊은 이야기는

'비밀이 많은 딸을 둔 엄마편'에서

'배신자'를 마주한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다.

딱 내가 그랬으니까...


옷과 인형으로 가득찬 꼬맹이 방은

긴 머리카락은 여기저기 뭉쳐 굴러다니는 건 기본

자고난 이불에서 몸만 쏙 빠져나와

산더미 옷무덤속에서 용케 옷을 찾아 입고

출근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차려준 저녁을 먹고는 피곤하다며 

다시 침대와 한 몸이었던 아이였는데

저자가 독립하고 처음 엄마가 오셨을때

머리카락 하나 없이 깨끗한 바닥과,

물건들이 칼같이 정돈된 집안을 보자마자

엄마는 반자동으로 '배신자'라 말했다는 것처럼

나도 꼬맹이 집을 처음 갔을 때

쓸고 닦고 각맞춘 정리정돈된 방의 낯선 풍경에 더해

돌돌이 들고 머리카락을 줍줍하는 것을 보며

나도 모르게 '배신자' 했던 기억과 함께

다른집도 우리집과 다르지 않음에 안도하고

크고 작은 위로도 되었던 것 같다.


한동안 안좋았던 아빠와의 사이도 다시 회복되었고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일하고 자신의 집을 꾸미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친구들과 나누는 행복을 알아가는

아이를 응원하는 내 마음처럼

꼬맹이도 엄마는 엄마대로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걸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한동안 집에 오지 않는다고 서운하고 허전했던 마음이

조금은 이해도 되고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빌리 조엘의 Honesty 대신

꼬맹이가 좋아하는 비욘세의 Honesty를 들어 봐야지.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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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은둔의 역사 -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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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역사를 연구한 저자가 약 400년 동안의 혼자 있기를 최초로 다룬 대중서로, 우리에게 특별한 시간여행을 권하는 책이다.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왔고, 사랑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내가 연결되며 흔치 않은 위로를 느끼게 된다.

눈부신 범위의 문학과 자료를 아우르며 변화하는 혼자의 역사를 세세히 따라간다. 무인도에 고립됐던 로빈슨 크루소는 속편에서 런던으로 돌아와 자신은 “수많은 인파 속에서 진정한 혼자”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람들 속에서 혼자만의 여유를 갖는 일 또는 집단에서 벗어나 혼자 된 시간을 즐겁게 마주하는 법은 현재까지도 우리의 관심사이다. 그 방편으로 독서, 우표 수집, 자수, 애완동물의 유행부터 단독 세계일주라는 극한의 은둔까지 각종 여가활동이 탄생하고 취미로 자리 잡는 과정이 펼쳐진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이 책의 서장에서는 '고독에 관한 세기의 고전'이 다룬 18세기와 이전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치어만은 책 전반에 걸쳐 '혼자의 장점들'과 '집단의 편리성과 축복' 사이 균형을 잡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혼자나 집단생활 각각 따로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런가 하면 한쪽이 다른 쪽 때문에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인간에게 과연 적정한 상태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제부터 살피려고 한다. 지난 세기 동안 사람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대했는지 파악하고자 한다. 지금 겪는 ‘외로움이라는 병’과 대인관계에 대한 불안은 사실 2,000년 넘게 시와 산문에서 나타난 딜레마의 변주이기 때문이다. p13


낡은 옷을 걸치고 길에 나서면 적절한 방식으로 세상의 적절한 곳에 들어서게 된다. 도보 여행이 단지 장난, 소풍, 놀이일지라도. 신선하고 자유로운 공기 속으로 들어간다. 일상생활의 말 없는 가식에서 해방된다. p233


"고통 받은 3년간 강렬한 희열의 순간들을 경험했습니다. 작가님의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읽을 때가 그런 순간이었지요. 저는 이 책에서 희망을 가질 이유들을 발견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님의 목소리, 존재감이었어요. 잔인한 무채색 세계를 묘사하는 작가의 환희와 그것을 너무도 우중충하고 무기력하게 표현하는 희열. 그게 거의 몸으로 느껴지지요.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고, 난 더는 혼자가 아닙니다. 감옥에서 더 이상 버림 받지 않았습니다." p261


안전하고 생산적인 고독은 선택이 만들어낸다. 개인은 자유롭게 고독한 상태로 들어가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치머만은 '외로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으나, '파괴적인 고독'이란 표현이 현대에 사용하는 외로움과 같은 뜻이다. p295


"발전하는 기술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활 방식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우리가 고독과 맺는 관계는 계속해서 변한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초월한 고독의 의미가 존재한다. 온갖 논의가 있어도, 은둔과 사회성에 큰 변화가 생겨도, 고독의 경험에는 뚜렷한 핵심이 남아 있다. 1791년 요한 치머만이 고독을 두고 “자기 회복을 위한 성향”이라고 한 정의는 우리 시대에도 유효하다. p323


어떤 측면에서 이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의 역사였다. 혼자만의 ‘평화와 고요함’은 역사적으로 쉽사리 간과되지만, 과거 대다수 사람들이 집이나 직장에서 노동을 마치고 회복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혼자 있기의 다양한 형태를 추적해 살펴보면, 평화와 고요를 누리는데 신체 활동이 중요하단 점을 알 수 있다. 불편한 다리로 유럽을 누빈 워즈워스와 런던 거리를 정처없이 활보한 '경쾌한 풋내기' 디킨스부터 북적대는 집에서 가끔 개 산책을 나온 이들까지, 몸을 움직이는 동안 마음이 가라앉고 정리됐다. 역사에서 방치됐지만 이 책에서 되살린 조용한 취미들도 마찬가지였다. p325




신간코너를 기웃거리다 발견한 책

'낭만적 은둔의 역사'


설명절만 지나면 큰 딸 방을 서재로 꾸미고

한편엔 이젤을 세워 그림도 열심히 그리고

아직 완성하지 못한 곡 '원스'도 제대로 연주해보리라 다짐했었는데

바쁜시간을 보내고,

미뤄두었던 병원투어까지 마친 지금의 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매일하던 포스팅도 망서리게되는

무기력에 빠져있다. ㅠ.ㅠ


주말에 잠시 들렸던 큰 딸의 신혼집은

사위와 딸의 취미를 반영한 듯

마치 보드게임 카페처럼 꾸며

재밌게 잘 지내는 듯 보이니 안심이고,

집과 회사만 오고갔다는데도

코로나 확진으로 애를 태웠던 꼬맹이도

이젠 회복되어 온갖 밀키트로

요리솜씨(?)를 뽐내며 입맛을 찾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걷기

독서

우표 수집

자수

애완동물

.

.

.

.

.


혼자만의

평화와 고요함...

내게도 곧 찾아와 주길...



“고독 속에서 각자는 혼자이면서 외롭지 않다.

왜냐하면 긍정적인 방식으로 자신과 행복하게 지내기 때문이다.”

그런 몰입이 부족하면 외로움이 시작된다.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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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음악책 - 내 삶을 최적화하는 상황별 음악 사용법
마르쿠스 헨리크 지음, 강희진 옮김 / 웨일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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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음악의 세계로 이끄는 가장 지적인 안내서이자, 음악이 우리 인생을 어떻게 개선하는지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독일에서 독창적인 음악 테라피를 통해 대중의 고민을 해결하고 인간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해 온 마르쿠스 헨리크는 인류가 음악을 통해 발전해 왔으며, 음악을 제대로 들음으로써 더 나은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뇌 기능을 활성화하고, 창의력과 영감을 자극하고, 막연한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부스터를 달아주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음악 사용법을 소개한다.

운동은 꾸준히 하는데 효과가 미미해 실망스러운가?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고 싶은가? 실연의 아픔으로 고통스러운가? 이제 작심삼일은 그만하고 싶은가?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가?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사회생활과 잔뜩 꼬인 인간관계로 오늘밤도 잠 못 이루고 있는가?

그렇다면 기억하라, 답은 음악에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음악을 들음으로써 생존했듯, 당신도 음악을 들음으로써 좀처럼 보이지 않는 삶의 난제에 돌파구를 찾아나갈 수 있다. 《쓸모 있는 음악책》은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음악의 쓸모를 파헤치고, 사회 전반에 음악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을 살펴본다. 책을 다 읽을 때쯤에는 모두가 음악을 더 똑똑하게 활용하여 더 나은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아이를 달래고 재우기 위해 엄마가 부르는 자장가가 어쩌면 이 세상 모든 음악의 기원이 아닐까? 수십만 년 전부터 엄마들은 내 아이가 쌔근쌔근 편안히 잘 자기를 바라는 마음에 단순한 멜로디로 된 노래를 읊조리곤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여기에 엄청난 과학적 비밀이 숨어 있었다. 자장가를 들려주는 동안 아이의 몸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할 만큼 중대한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그 호르몬이 영유아 사망률이 매우 높던 시절 생사를 가를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노래는 물리적인 신체 접촉을 대체하는 기능도 지니고 있다. 물론 직접적인 스킨십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익숙한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아이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손빨래를 하면서 노래를 들려주면 누워 있는 아기는 어느 정도 편안하다고 느낀다. P18~19


사실을 몰랐던 이들에게는 비보悲報일지 모르겠지만, 녹음한 목소리가 남들이 듣는 내 목소리가 맞다. 내가 말할 때 내 귀에 들리는 목소리가 아니라 녹음한 목소리가 바로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 모두가 듣는 내 목소리다.
그렇다면 왜 내 귀에만 내 목소리가 다르게 들릴까? 범인은 바로 우리의 두부頭部다. 살아 있는 한 언제나 목 위에 이고 다녀야 하는 머리는 마치 보스Bose 스피커처럼 작동한다. 내가 내는 목소리의 주파수를 증폭시키거나 목소리에 실제와 약간 다른 울림을 싣는 것이다. 구강, 비강, 후두부 등 각종 기관이 사운드에 영향을 미친다. 음파가 외부에서 귓속으로 들어오기도 하지만, 우리 머릿속에서도 공명이 이루어진다. 즉 외부와 내부의 공명이 뒤섞이면서 귀에 들리는 소리를 진짜 자신의 목소리라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어색하게 느끼는 현상을 가리키는 심리학 전문 용어도 있다. 심리학계에서는 이러한 음성 직면voice confrontation 현상에 대해 무려 50년 전부터 수많은 연구와 설문조사를 진행해 왔다. 1967년에 실시한 어느 조사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단박에 인지하지 못한 이가 무려 전체 응답자의 62퍼센트에 달했다. 나머지 38퍼센트도 “어라? 많이 들어본 목소리 같긴 한데…” 정도의 반응밖에 보이지 않았다. P79~80


콘서트를 간다는 것은 곧 인지력을 강화한다는 뜻이다. 공연장에 가기 전부터 이미 내가 만나게 될 밴드나 오케스트라 혹은 솔로 아티스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공연 포스터나 팸플릿도 공부한다. 공연장에 가면 생각할 것도 많고 누릴 것도 많다.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 뇌에도 발동이 걸리고, 음악이 주는 감동과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행복 호르몬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지 못한다. 지금 막 귀를 통해 뇌로 흘러 들어가는 음악을 처리하느라 우리 뇌는 분명 조깅을 하고 있지만, 그 사실을 의식할 필요 없이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라이브 공연이 주는 인지력 강화 효과다. P133


음악이 어떻게 이렇게 큰 기능을 발휘할까? 의학계에서는 우리 뇌의 멜로디나 가사를 저장하는 공간이 치매로 인한 타격에 한동안 공격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 말한다. 긴 시간이 흐른 뒤에도 노래에 관한 기억만큼은 다시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그 부위가 다시 가동되면 뇌의 다른 영역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 부위가 활성화되면서 이웃 부위들도 다시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음악은 그저 어렴풋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고 의학적으로 우리 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준다. P143


《체력 및 컨디션 연구 저널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은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주기적으로 달리기 훈련을 하는 이들에게 한 번은 음악을 들으며, 한 번은 음악 없이 5킬로미터씩을 달리게 한 뒤 결과를 측정했다. 음악을 듣지 않은 경우 평균 27분 20초가 걸렸고, 음악을 들으며 달린 경우에는 평균 26분 45초만에 주파했다. 35초를 단축한 것이다. 나라면 그 35초를 가쁜 숨을 얼른 가라앉히는 데 쓰겠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
운동하는 동안 음악을 들으면 산소 공급이 원활해진다. 평소보다 여유로운 상태에서 심호흡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음악은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진정 효과도 지니고 있다. 자세 교정 효과도 있다. 허리를 펴고 꼿꼿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 모든 것이 합쳐지면 신체 기능이 향상하고, 결과적으로 운동 효과도 높아진다. P170


모든 결심은 감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세운 목표에는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이 담겨있다. 음악은 목표와 희망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고리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혹독한 봉쇄 조치가 지속되던 무렵, 폴 매카트니가 직접 쓴 골들을 모아 솔로 앨범을 냈다. 기타, 베이스, 타악기, 피아노, 쳄발로 등 모든 악기도 직접 연주했다! 그중 한 곳의 제목이 <시즈 더 레이 Seize the day>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뜻이다. 모든 걸 다 가져본 78세의 남자, 가보지 않은 곳이 없고 체험하지 않은 게 엇은 매카트니가 팬데믹으로 고립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외쳤고, 많은 이들이 크게 감동했다. p180


음악은 아직 의사들의 처방전 목록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처방할 수 는 있다. 자신에게 악기 하나를 선물해 보자. 샤워부스에서 열창을 해보자. 굳이 물세례가 없어도 된다. 목욕탕 특유의 울림만으로도 충분히 도취될 수 있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취약 계층 어린이들의 음악 교육을 지원하는 학원이나 단체를 후원하다면 그보다 더 멋진 일은 없을 것이다. p279



나의 아침의 선물받은 라디오를 켜고

CBS 음악 FM '정민아의 Amazing Grace'로 시작된다.

해외찬양이 나오는 시간이라 가사를 정확히 알긴 어렵겠지만

귀에 익숙한 멜로디의 곡들로 차분하고 은혜로운 아침을 열 수 있어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아나운서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곤 한다.


곧잘 그 음악을 듣던 추억에 빠지곤 하는

'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을 지나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당신에게'가 시작될 쯤이면

아침에 할 일들을 마치고 커피 한 잔 들고

책을 읽고 했는데 어느날 제동이 걸렸다.


오래 자리를 지키신던 강석우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갑자기 그만두시고나니

낯선 DJ이의 진행이 영 어색하고 불편해서 한동안 라디오를 듣지 못했는데

오늘 아침,

다시 듣는 스페셜 DJ 장현성님의 '아름다운 당신에게'는

마음의 편안과 위로를 준다.


새해계획중

기타와 칼림바를 다시 배우는 것 외에도

고전읽기와 함께 클래식곡들도 많이 듣고

콘서트나 음악회도 자주 가야지 생각하고 있던 차에 만나게 된

'쓸모있는 음악책'


이 책은 뇌 과학, 심리학, 인류학, 과학계에서 입증해 낸

음악과 인간의 상관관계를  지루하지 않게 들려준다.


-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을 때

두 세트는 음악을 들으며

한세트는 음악 없이 운동하고

조깅할 때는 60bpm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110~130bpm

속도를 내고 싶을 때는 130~160bpm의 곡이 효과적


- 식욕을 조절하기 힘들 때

느린 템포의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


-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의도적으로 머릿속에 중독성있는 선율을 떠올리고

끊임없이 흥얼거릴 것...



한동안 몸을 움츠리게 했던

추운 날씨가 물러가고

유리창으로 쏟아지는 햇볕이 봄을 알린다.

오랜만에 산책에 나서야겠다.

좋은 음악과 함께...




 


"음악만 잘 들어도,
일상은 더 나은 쪽으로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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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서울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동네의 후미진 골목길. 오가는 사람도 많지 않은 가정집들 사이에 평범한 동네 서점 하나가 들어선다. 바로 휴남동 서점. 슬픈 사연을 갖고 있는 사람처럼 얼굴에 아무런 의욕도 보이지 않는 서점 주인 영주는 처음 몇 달간은 자신이 손님인 듯 일은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책만 읽는다.

그렇게 잃어버린 것들을 하나둘 되찾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소진되고 텅 빈 것만 같았던 내면의 느낌이 서서히 사라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닫는다. 자신이 꽤 건강해졌다는 사실을. 그 순간부터 휴남동 서점은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 된다. 사람이 모이고 감정이 모이고 저마다의 이야기가 모이는 공간으로.

크고 작은 상처와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휴남동 서점이라는 공간을 안식처로 삼아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배려와 친절, 거리를 지킬 줄 아는 사람들끼리의 우정과 느슨한 연대, 진솔하고 깊이 있는 대화 등 우리가 잃어버린 채 살고 있지만 사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이 가득한 책이다. 출간 즉시 전자책 TOP 10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수많은 독자의 찬사를 받은 소설이 독자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마침내 종이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자신을 나무라던 사람들의 목소리는 잊을 만하면 환청처럼 들려왔다. 뜸해지는가 싶다가도 기억 저 너머에서 한순간에 달려들었다. 이럴 때마다 영주는 조금이라도 무너졌다. 하지만 더는 무너지기 싫어 영주는 떠나온 인물이 나오는 소설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마치 떠나온 사람들에 관한 이 세상 모든 이야기를 모으려는 것처럼 굴었다. 영주의 몸 어딘가엔 떠나온 이들이 모여 사는 장소가 있다. 그 장소엔 그들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넘쳐난다. 그들이 떠나온 이유, 떠날 때의 심정, 떠날 때 필요했던 용기, 떠나고 나서의 생활, 시간이 흐르고 나서의 감정 변화, 그들의 행복과 불행과 기쁨과 슬픔. 영주는 원할 때면 언제든 그 장소로 찾아가 그들 곁에 그녀 자신을 눕혔다. 누워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은 그들의 인생을 통해 영주를 다독여줬다. p30


“네가 저번에 그랬잖아. 소설 주인공은 다 조금이나마 어긋난 사람들이라서 결국 보통 사람을 대변한다고. 우린 다 어긋나 있어서 서로 부딪치다 보면 상처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거라고. 그렇다는 건 너도 보통 사람이라는 거잖아.”
지미가 독백처럼 말을 이었다.
“우리가 다 그런 거지. 다 해를 끼치고 살지. 그러다 가끔 좋은 일도 하고.”p103


“하루 중 이 시간만 확보하면 그런대로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야. 우리 인간은 복잡하게 만들어졌지만 어느 면에선 꽤 단순해. 이런 시간만 있으면 돼. 숨통 트이는 시간. 하루에 10분이라도, 한 시간이라도. 아, 살아 있어서 이런 기분을 맛보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시간.”p195


“바로 그게 수행의 기본자세거든요. 지금 이 순간에 완전히 존재하기. 지금 민준 씨가 그걸 하고 있는 거예요.”
“수행요?”
“흔히들 현재를 살라고 말하잖아요. 그런데 말이 쉽지 현재에 산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이죠? 현재에 산다는 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그 행위에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한다는 걸 말해요. 숨을 쉴 땐 들숨 날숨에만 집중하고, 걸을 땐 걷기에만 집중하고, 달릴 땐 달리기에만.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 과거, 미래는 잊고요.”p279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일주일에 한 두번은 온라인서점에서 신간서적을 살핀다.

어느날인가 따뜻한 느낌의 표지의 이 책이 궁금해져서 북카트에 넣어 두었었는데

지난주, 감사하게도 출판사에서 내 마음을 아시는 듯 책을 보내주셔서

갑자기 찾아온 한파에 집콕하며 잘 읽었다. 


이 책은 브런치북 전자책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으로 밀리의 서재에 공개된 후

많은 독자들의 요구에 의해 책으로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그럴만 했네....^^;



서점

커피

영화

사람과의 관계

.

.

.

.

내가 좋아하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읽으며

오래전 꿈꿨던 북카페의 꿈을 살며시 다시 꺼내 놓기 시작했다.


출근후

좋아하는 음악의 볼륨을 올리고

책들과 인사하는 내모습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신이 난다. ^^

잘 로스팅된 커피를 내리며 시작하는 아침...

가끔은 초콜릿 콕콕 박힌 쿠키도 구워야지.

수세미는 동물모양으로도 떠 볼꺼야.

근데 책구성은 어찌하지?

베스트셀러는?!...

그래. 나도 베스트셀러는 배제하는게 좋겠어.

세상엔 너무나 좋은 수많은 책들이 있는 걸...


여기까진 몽글몽글 기분이 좋아졌는데

그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손님으로 만나는 상상을 하는 순간,

꿈은 이내 현실이 되고 한껏 펼쳤던 상상의 나래도

쉬이 접을 수 밖에 없었다. ㅠ.ㅠ


우리동네에도

휴남동 서점같은 동네서점이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

커피가 그리울 때 부담없이 찾아가

생각지도 못한 책을 만나기도 하고

책에서 읽은 좋은 이야기를 풀어 놓을 수 있는...


 

“서점에서 일을 하는 동안 전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책에서 배운 것들을 상상 속에서만 저울질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공간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거든요.

저는 많이 부족하고 이기적인 사람이지만

이곳에서 일을 하며 조금씩 더 나누고 베풀고자 했어요.

 네, 전 나누고 베풀자고 굳게 다짐해야만 나누고 베풀 수 있는 사람이에요.

원래 태어난 바가 품이 크고 너그럽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니까요.

이곳에서 생활하며 저는 ‘앞으로도’ 계속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거예요.

책에서 읽은 좋은 이야기들이 책 속에만 머물러 있지 않게 하고 싶어요.

내 삶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도

남에게 들려줄 만한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p34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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