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은둔의 역사 -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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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역사를 연구한 저자가 약 400년 동안의 혼자 있기를 최초로 다룬 대중서로, 우리에게 특별한 시간여행을 권하는 책이다.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왔고, 사랑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내가 연결되며 흔치 않은 위로를 느끼게 된다.

눈부신 범위의 문학과 자료를 아우르며 변화하는 혼자의 역사를 세세히 따라간다. 무인도에 고립됐던 로빈슨 크루소는 속편에서 런던으로 돌아와 자신은 “수많은 인파 속에서 진정한 혼자”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람들 속에서 혼자만의 여유를 갖는 일 또는 집단에서 벗어나 혼자 된 시간을 즐겁게 마주하는 법은 현재까지도 우리의 관심사이다. 그 방편으로 독서, 우표 수집, 자수, 애완동물의 유행부터 단독 세계일주라는 극한의 은둔까지 각종 여가활동이 탄생하고 취미로 자리 잡는 과정이 펼쳐진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이 책의 서장에서는 '고독에 관한 세기의 고전'이 다룬 18세기와 이전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치어만은 책 전반에 걸쳐 '혼자의 장점들'과 '집단의 편리성과 축복' 사이 균형을 잡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혼자나 집단생활 각각 따로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런가 하면 한쪽이 다른 쪽 때문에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인간에게 과연 적정한 상태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제부터 살피려고 한다. 지난 세기 동안 사람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대했는지 파악하고자 한다. 지금 겪는 ‘외로움이라는 병’과 대인관계에 대한 불안은 사실 2,000년 넘게 시와 산문에서 나타난 딜레마의 변주이기 때문이다. p13


낡은 옷을 걸치고 길에 나서면 적절한 방식으로 세상의 적절한 곳에 들어서게 된다. 도보 여행이 단지 장난, 소풍, 놀이일지라도. 신선하고 자유로운 공기 속으로 들어간다. 일상생활의 말 없는 가식에서 해방된다. p233


"고통 받은 3년간 강렬한 희열의 순간들을 경험했습니다. 작가님의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읽을 때가 그런 순간이었지요. 저는 이 책에서 희망을 가질 이유들을 발견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님의 목소리, 존재감이었어요. 잔인한 무채색 세계를 묘사하는 작가의 환희와 그것을 너무도 우중충하고 무기력하게 표현하는 희열. 그게 거의 몸으로 느껴지지요.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고, 난 더는 혼자가 아닙니다. 감옥에서 더 이상 버림 받지 않았습니다." p261


안전하고 생산적인 고독은 선택이 만들어낸다. 개인은 자유롭게 고독한 상태로 들어가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치머만은 '외로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으나, '파괴적인 고독'이란 표현이 현대에 사용하는 외로움과 같은 뜻이다. p295


"발전하는 기술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활 방식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우리가 고독과 맺는 관계는 계속해서 변한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초월한 고독의 의미가 존재한다. 온갖 논의가 있어도, 은둔과 사회성에 큰 변화가 생겨도, 고독의 경험에는 뚜렷한 핵심이 남아 있다. 1791년 요한 치머만이 고독을 두고 “자기 회복을 위한 성향”이라고 한 정의는 우리 시대에도 유효하다. p323


어떤 측면에서 이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의 역사였다. 혼자만의 ‘평화와 고요함’은 역사적으로 쉽사리 간과되지만, 과거 대다수 사람들이 집이나 직장에서 노동을 마치고 회복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혼자 있기의 다양한 형태를 추적해 살펴보면, 평화와 고요를 누리는데 신체 활동이 중요하단 점을 알 수 있다. 불편한 다리로 유럽을 누빈 워즈워스와 런던 거리를 정처없이 활보한 '경쾌한 풋내기' 디킨스부터 북적대는 집에서 가끔 개 산책을 나온 이들까지, 몸을 움직이는 동안 마음이 가라앉고 정리됐다. 역사에서 방치됐지만 이 책에서 되살린 조용한 취미들도 마찬가지였다. p325




신간코너를 기웃거리다 발견한 책

'낭만적 은둔의 역사'


설명절만 지나면 큰 딸 방을 서재로 꾸미고

한편엔 이젤을 세워 그림도 열심히 그리고

아직 완성하지 못한 곡 '원스'도 제대로 연주해보리라 다짐했었는데

바쁜시간을 보내고,

미뤄두었던 병원투어까지 마친 지금의 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매일하던 포스팅도 망서리게되는

무기력에 빠져있다. ㅠ.ㅠ


주말에 잠시 들렸던 큰 딸의 신혼집은

사위와 딸의 취미를 반영한 듯

마치 보드게임 카페처럼 꾸며

재밌게 잘 지내는 듯 보이니 안심이고,

집과 회사만 오고갔다는데도

코로나 확진으로 애를 태웠던 꼬맹이도

이젠 회복되어 온갖 밀키트로

요리솜씨(?)를 뽐내며 입맛을 찾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걷기

독서

우표 수집

자수

애완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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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평화와 고요함...

내게도 곧 찾아와 주길...



“고독 속에서 각자는 혼자이면서 외롭지 않다.

왜냐하면 긍정적인 방식으로 자신과 행복하게 지내기 때문이다.”

그런 몰입이 부족하면 외로움이 시작된다.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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