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메리의 아기 밀리언셀러 클럽 57
아이라 레빈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로즈메리의 아기」를 읽는 내내 으스스한 기분이 떠나지 않았다. 이를테면 이런 느낌들이다. 새 출발을 위해 이사한 아파트에 오래전부터 이어진 기분 나쁜 소문들이 퍼져있다. 그리고 그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은 ‘지나치게’ 친절한 반면, 어딘가 모르게 음침하고, 수상쩍다. 세탁실로 내려가는 어두컴컴한 통로에서는 금방이라도 무언가가 튀어나올 듯 섬뜩하다. 삐걱거리는 주변의 소음, 이상한 음악소리, 조용한 일상 중에 파고드는 원인 불명의 위태로움들…. 바로 평범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소름이 책의 곳곳에 만연해 있다.

  ‘스티븐 킹’이라는 서스펜스계의 거목인 작가가 가장 멋지게 조리하는 단골 메뉴가 바로 ‘일상의 공포’다. 미국에 사는 중산층의 평범한 가정을 둘러싼 묘한 공포감에서 전형적인 오컬트 호러로 전개된다. 편안한 일상이 어느 날 갑자기 오는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둔갑해서 벌어지는 공포감을 ‘킹’ 못지않게, ‘아이라 레빈’ 역시 잘 소화해 낸 듯 하다. 이 작품의 탄생연도가 1967년도이니, 제법 오래된 소설인데, 고전이라는 느낌보다는 현재의 소설들과 견주어도 세련된 감각이 더욱 돋보인다.


  비슷한 내용의 소설로는 「엑소시스트」를 들 수 있겠다. 그리고 몇  해전 관람했던 영화 ‘케이트 허드슨’ 주연의「스켈리톤 키」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악마의 존재감이 리얼하게 표현된 수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로즈메리의 아기」 또한 유명세를 타기에 충분한 역량을 발견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잠시도 시선을 뗄 수 없었으며, 차분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 특유의 서스펜스 감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뉴욕에 사는 평범한 부부 ‘로즈메리’와 ‘가이’ 어느 날 이사를 가게 되는 아파트에서부터 이 사건은 시작된다. 호러 소설이나 영화를 볼 때면 유독 도입부가 ‘이사’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새로운 시작에 따른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며 묘하게 신경을 건드리는 감정이 존재하기 때문인 듯 하다. 여하튼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린 아파트의 수상한 이웃들과 교류하면서 으스스한 ‘살기’와 함께, 섬뜩한 의문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그리고 ‘로즈메리’의 임신과 함께 본격적인 공포의 엄습이 이어진다. 책의 제목만으로도 ‘아기’에 시선이 집중됨은 당연하다. 작품을 읽어본다면 이유는 분명히 알게 되실 테니, 더 이상의 줄거리는 생략하려고 한다.  


  미국에서 탄생된 호러, 서스펜스 소설은 대체로 느낌이 비슷한 듯 하다. 대략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끔찍한 살인귀가 등장해서 차례대로 사람을 죽여 나가는 ‘잔혹 공포’와, 인물들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압권인 ‘심리 스릴러’ 내지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불러일으키는 집단 공포심을 그리는 소설. 개인적으로 후자 쪽 호러를 선호하는 편이라, 「로즈메리의 아기」를 읽으며 오랜만에 진정한 서스펜스의 묘미를 맛보게 되었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소름이 돋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3-01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 읽으려고 준비중인지라.. 리뷰는 생략하고 추천만^^;;

mind0735 2007-03-01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드립니다. ^^
저는 정말 재미나게 읽었는데..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영화도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