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과 마법의 별 1
데이브 배리.리들리 피어슨 지음, 공보경 옮김, 그렉 콜 삽화 / 노블마인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불연 듯 출판사에 불어 닥친 ‘피터팬’ 열풍에 나도 모르게 동참하게 되었다. 작년 등장한 「돌아온 피터팬」에 이어, 어린 시절에도 읽어본 적 없었던 원작 「피터팬」도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피터가 웬디를 만나기 전의 모습을 담고 있는 「피터팬과 마볍의 별」까지 모두 읽은 소감은, 「피터팬과 마법의 별」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는 사실이다. ‘제임스 매튜 베리’의 원작 못지않게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쉬지 않고 푹 빠져들며 읽을 수 있었던 것 마법의 별가루 덕분인가? 신기하게도 내가 밤을 새며 읽은 최초의 판타지 소설이다.「피터팬과 마법의 별」은 무척이나 탄탄한 스토리와 인물들의 재기발랄한 구성, 매우 빠른 스토리 전개와 놀라운 흡입력까지 갖춘 최고의 판타지 소설이다. 솔직히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을 읽으면서도 소설적인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나로서는 묘하게 사람을 이끌어내는 놀라운 재주를 지니고 있는 새로운 피터팬 이야기를 읽으며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솔직히 애들 책이라고 내심 무시하고 있던 내 자신에게 부끄러울 만큼, 멋진 소설 한 작품이 주는 감동과 행복감은 매우 큰 것이다.   

  만약 원작에 대한 존경을 담은 타작가의 속편이 탄생할 때는, 대게 원작에 등장했던 주인공들과 그 공간의 미래의 이야기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독특하게도 원작의 과거로 되돌아간다. 피터가 웬디의 방 창문에 날아가 웬디를 만나기 전, 피터가 어떻게 해서 네버랜드 섬으로 가게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파헤치고 있다. 천애 고아였던 피터는 고아원의 아이들과 함께 영국으로 떠나는 낡은 배를 타게 되는데, 거기서부터 해적선들과 연이어 만나게 되면서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피터를 기다리고 있던 신비로운 모험들이 마음껏 펼쳐지는 것이다.

  피터가 후크를 만나기 전의 모습이 너무나 실감나게 잘 표현되어 있다. 게다가 ‘웬디’ 이전에 ‘몰리’라는 어여쁜 여자친구와 아련한 로맨스를 만들었었다는 걸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피터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었으며, 어른이 되지 않는 영원한 아이로 머물 수 있었는지, 그리고 후크의 팔은 어디로 갔기에 갈고리를 대신 달았는지, 후크를 쫓는 거대한 악어, 팅커벨의 탄생 경위. 이 모든 피터팬 원작의 비밀 열쇠가 「피터팬과 마법의 별」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게다가 영어를 우리말로 옮겼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번역 또한 너무 매끄러웠다. 가령 ‘스미’와 ‘검은 콧수염’ 선장의 유치한 대사들을 보며 박장대소 할 수 있었던 원인은, 맛깔스럽게 우리말로 번역한 ‘공보경’씨의 커다란 공일 것이다. 스미와 검은 콧수염의 대사를 읽으며 키득거렸던 시간만큼은 정말 내 자신이 어린 아이로 돌아간 것 같이 천진했다. 모든 시름을 잊은채 아이가 된 것 마냥, 책을 읽으며 밤을 지새우는 시간들이 매우 즐겁고 행복했다.

  소설이 이렇게 재미있는데, 조만간 선보일 예정인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은 얼마나 재미있을지, 벌써부터 그 기대감에 흥분이 밀려들기 시작한다. 또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아쉬웠던 마음이, 4월에 출간될 예정인 「피터팬과 그림자 도둑」의 출간소식과 함께 깨끗하게 사라졌다. 판타지 소설에 큰 흥미가 없던 나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어른들을 위한 동화나, 판타지 소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만약 아직도 이 장르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피터팬과 마법의 별」만큼은 꼭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두 작가의 통쾌한 피터팬 시리즈가 해리포터처럼 연작으로 계속 등장해서 영원한 클래식 문고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간혹 모든 것을 잊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늘을 날고 싶을 때, 피터를 보면서 대리만족이라도 느끼고 싶은 어른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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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1-25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mind0735 2007-01-26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