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의 독서 (문고본) 마음산 문고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르셀 프루스트의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을 민음사의 새로운 번역으로 두 번째 읽기 시작하면서 프루스트의 책읽기에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 읽는 책은 결국 프루스트가 읽고 얻은 느낌이 담겼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프루스트의 독서에 관한 책들을 모아 읽고 있습니다. 프루스트에 관한 연구서까지 찾아 읽기에는 아직 역량은 부족하지만, 다양한 책을 어떻게 읽었는가 하는 점을 읽다보면 느끼는 바가 있지 않을까 싶기 때문입니다.

옮긴이의 설명에 따르면, <프루스트의 독서>는 3편의 서문을 모은 것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 ‘독서에 관하여’는 그가 번역한 존 러스킨의 <참깨와 백합>에 붙인 역자서문이고, 두 번째 ‘침울한 주거지에 행복을’은 리타 드 모니의 캐리커처 모음집 <비스투리 왕국에서>를 위한 편지형식의 서문이며, ‘달콤한 비축품’은 폴 모랑의 단편집 <달콤한 비축품>에 부치는 서문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특정 책의 서문으로 쓴 글이 해당 도서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참깨와 백합>의 서문에서 주로 자신의 어린 시절의 독서기억을 바탕으로 독서에 대한 사유를 펼쳐냈습니다. 어렸을 적 프루스트는 책읽기를 방해받는 것을 무척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그가 책을 읽는 동안 식탁을 차리던 요리사가 도움을 주겠다고 건네는 말에 대해서도 “그저 ‘괜찮아요. 고마워요’라는 대답을 하려해도 독서를 멈추고 먼 곳에서 내 목소리를 데려와야 했다. 목소리는 입안에서 달음박질을 하며 소리 없이 눈이 읽은 모든 말을 되풀이하고 있었는데, 제대로 말하려면 목소리를 멈춰 세우고 밖으로 꺼내야만 했다.(24쪽)” 그러니까 그는 눈으로 글씨를 읽으면서 입안에서는 그를 따라 웅얼거리는 방식으로 책을 읽었던 모양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병약했던 프루스트의 건강을 염려한 부모님은 그의 책읽기가 지나치다 싶으면 야단을 치거나 벌을 주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부모님이 잠자리에 들자마다 촛불을 켜고 이미 읽었던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던 것을 보면 말입니다.

<참깨와 백합>은 러스킨이 1864년 12월에 가졌던 두 차례의 강연 내용을 묶은 것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는 러숌도서관 건립을 돕기 위한 ‘왕의 보물’이었고, 두 번째는 앤코츠학교 설립을 돕기 위한 ‘여왕들의 정원’이란 제목의 강연이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책읽기에 대한 추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지만, 말미에는 러스킨의 강연내용에 대하여 언급을 빠트리지 않습니다. ‘모든 좋은 책의 독서는 책의 저자인 지난 세기 최고의 교양인들과 나누는 대화나 마찬가지다(49쪽)’이라고 전합니다. 이런 대목도 있습니다. ‘러스킨은 독서란 우리가 주변에서 알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지혜롭고 흥미로운 사람들과의 대화라고 제시한다.(51쪽)’

프루스트는 한때 러스킨에 경도되어 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참깨와 백합>을 번역한 것도 바로 그런 시절에 했을 것입니다. 독서를 치료의 한 방편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프루스트 역시 그런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우울증 같은 몇몇 병적인 경우에는 독서가 일종의 치료법이 될 수 있고, 거듭되는 독서를 통해 게으른 정신을 정신의 삶 속으로 끊임없이 끌어들이는 임무를 질 수 있다. 그럴 때 책은 정신과 의사가 일부 신경쇠약 환자에게 하는 역할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61쪽)” 사실 정신질환이 아니라 신체적 질환에서도 독서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고 믿습니다. 

그의 글을 읽다가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에 대한 서술에서 제가 놓친 무엇을 발견합니다. 그곳에는 두 개의 원기둥이 있다는데, 마르코 성자의 사자는 저도 보았습니다만, 악어를 밟고 있는 테오도르 성자의 기둥은 본 기억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베네치아를 다시 가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켈하임 로마사 - 한 권으로 읽는 디테일 로마사
프리츠 하이켈하임 지음, 김덕수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째 다니는 해외여행지가 옛날 로마제국에 속했던 장소들입니다. 이탈리아는 당연하고,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터키, 발칸 및 동유럽, 영국, 그리고 이스라엘과 요르단까지. 그리고도 아직 보지 못한 곳이 여전히 많습니다. 이런 곳들을 여행하면서 로마제국이 남긴 유적과 그것들을 건설한 로마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정리해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정보들이 선후 맥락이 지어지지 않은 단편적이다보니 로마사를 통사로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그 동안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도 읽어보았습니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정리한 것은 아니라서 부족한 무엇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같이 근무하는 분이 본인도 아직 읽지 않은 <하이켈하임 로마사>를 빌려주신 것은 얼마전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뒤에 여행의 흥분이 가라앉기 전에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분 역시 로마사에 조예가 깊은 분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고 하는데, 통사로서의 로마사 가운데 추천할만한 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무려 1048쪽이나 되는 부피에 질릴 만도 하지만, 은근히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맛이 있습니다. 42개의 주제를 시대별로 5개로 나누었습니다. 제1부는 로마 이전 시대의 이탈리아와 로마의 등장입니다. 기원전 500년부터 로마와 로마를 둘러싼 지역에 거주하던 에트루리아사람들, 그리스사람들의 사회, 그리고 그들 틈바구니에서 이 지역을 차지하고 나라의 토대를 마련한 로마왕국의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전설과 경제, 사회, 종교, 그리고 군대 등 한나라의 사회구조 전반에 대하여 기술합니다. 그리고 로마왕국이 이탈리아반도를 정복하는 과정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이어서 제2부에서는 로마 공화정이 성립하여 로마제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다루었습니다. 카르타고와의 국운을 건 전쟁 이야기가 빠질 수 없죠. 카르타고를 점령하고 아프리카 소아시아 등으로 세력을 넓혀가는 과정을 정리했고, 제국의 확산이 가능했던 이유를 설명합니다. 또한 건축, 예술, 문학, 철학, 법률, 종교, 교육 등 당시 로마제국의 문화전반을 요약합니다.  제3부는 공화정 후기를 다루었습니다. 공화정이 기울어 원수정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다루었습니다. 공화정 당시의 귀족사회의 얼개와 이들 사이의 갈등이 정리되면서 원수정으로 넘어가게 된 것입니다. 사실 원수정은 카이사르가 토대를 만들었지만, 정작 본인은 원수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것이 묘합니다.

제4부는 초기 로마제국는 기원전 29년 아우구스투스가 연 원수정을 시작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제국이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세계를 통합하는 과정을 정리합니다. 제국 초기 비틀거리는 위기도 있었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옳았던 모양입니다. 위기를 넘긴 로마제국은 네르바-트라야누스-하드리아누스-안토니누스 피우스-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로 이어지는 오현제시대를 맞아 로마제국의 최전성기를 맞게 됩니다. 하지만 달이 차면 기운다고 했던가요. 역설적으로 오현제시대가 로마제국의 몰락을 잉태하고 있었다고 역사가들은 말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제5부는 세베루스가문에 황제에 오르면서 기울기 시작하면서 제위찬탈이 이어지면서 제국은 혼란에 빠지고, 디오클레티아누스의 전제정 치하에서 일시적으로 가닥을 잡는 듯하지만, 결국은 거대한 제국을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황제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결국은 동로마제국과 서로마제국으로 분할되고, 서로마제국이 멸망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기번은 서로마제국의 멸망에서 기록을 멈추었지만, 하이켈하임은 아무래도 아쉬웠던지 동로마제국의 초기까지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자가 마지막 장에 정리해놓은 로마제국이 멸망한 이유는 기억할만합니다. 인종혼합, 납중독, 토양의 황폐, 기후 변화, 계급 투쟁, 로마군대의 야만족화, 그리스도교가 기여했다는 주장은 원인으로서 타당성이 없다고 일축합니다. 반면 고트족들이 융성한 것과 관련된 우발적인 사건은 부수적인 근인(近因)이 될 수 있으며, 본질적인 원인들로는, 로마제국의 지리적 구조, 인력부족, 경제적 취약성, 저급한 과학기술, 불안정하고 부패했던 정치문화, 고대 사회의 귀족적 가치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고 보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방향성 화훼식물의 향기분석과 아로마테라피적 적용
이정아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로마테라피는 식물의 방향을 물이나 식물유, 알코올로 추출해서 만든 정유를 의학적 치료에 이용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는 정유의 구성성분이 면역성 증가, 항암효과, 노화억제 및 피부병균에 대한 항균력 등의 약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아로마테라피의 핵심인 정유는 두 개의 경로를 통하여 몸의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하나는 후각 자극, 다른 하나는 피부나 점막을 통해 혈류에 흘러들어가는 경로입니다. 하지만 아로마테라피와 관련하여 약사법, 의료법 등 관련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위가 이루어져야 하는 제한점이 있습니다.

<방향성 화훼식물의 향기분석과 아로마테라피적 적용>은 이러한 제한점을 넘어서려는 생각으로 관련 시험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향기를 가진 식물로부터 정향을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식물 자체로 심신의 건강을 증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식물 자체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기에 화훼라는 개념이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향수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입니다만, 향기식물로부터 정향을 추출하기도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꽃이나 식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요즈음에는 화학적으로 합성해낸 방향성 물질을 사용하는 향기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인공합성물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방향을 가지는 화훼식물을 이용한 아로마테라피, 즉 향기요법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아동의 정서안정과 학습의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을 시험하였는데, 시험의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사실 역사적으로 살균소독, 피부미용, 향수제조의 목적으로만 사용되던 식물성 정향이 중추신경계와 내부 장기에 작용하여 치료적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련된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방향성 화훼식물의 향기성분을 분석하고, 기능성 물질을 탐색하며, 식물들의 원예치료적 효과와 그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연구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화훼, 즉 꽃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고 정신을 고양시키는 것에 향기가 더하여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면 각급 학교에서 향기가 좋은 화훼식물을 이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자의 연구에 의하면 향기가 좋은 흰색 나리 시베리아와 붉은 색으로 화려하지만 향기가 거의 없는 소르본느를 사용하여 주의 집중검사를 해본 결과 역시 향기가 있는 흰색 나리 시베리아가 소르본느와 비교하여 월등하게 유효한 결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냄새가 기억을 되살리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후각을 통하여 되살아난 기억은 감정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는데, 특히 향기로운 냄새는 시각이나 청각보다 더 깊은 곳에 있는 기억을 되살리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67쪽)

이 책자는 얇으나, 향기요법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고 있으며, 방향성 식물로부터 정향을 추출하는 방법도 소개하고 향기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뇌파검사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실험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만, 일반인들이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실험에 사용한 방향성 식물을 선택한 이유가 분명치 않은 점이라거나 다양한 방향성 식물에 대한 실험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즉 원하는 효과에 따라 어떤 방향성 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였다라면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먹으면 안되는 10대 식품첨가물 헬스케어 health Care 14
와타나베 유지 지음, 김정환 옮김, 안지현 감수 / 싸이프레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음식 맛에 대한 인간의 욕심이 만든 요물(?)이 바로 다양한 식품첨가물이라고 하겠습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좋은 비유를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후자의 입장이라면 모든 식품첨가물에 대하여 같은 의미를 둘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자의 입장이라면 식품첨가물에 천연의 것도 있으니 인공화합물에 국한하여 그렇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공으로 합성한 식품첨가물은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말자는 입장을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공합성 식품첨가물 가운데는 다량 섭취하면 건가의 위해요인이 될 수도 있으나, 위해의 정도가 크지 않아서 일정 범위 안에서 사용한다는 단서를 달아 허용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먹으면 안되는 10대 식품첨가물>의 저자는 전공이 공대 합성화학과 출신답게 화합물의 위험을 잘 알고 있어 이것들이 식품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기본 입장인 것 같습니다. 특히 아질산 나트륨, 캐러멜 색소, 아스파탐, 아세설파람, 수크랄로스 등 합성감미료 3종, 브롬화칼륨, 타르색소, 곰팡이 방지제 OPP와 TBX, 차이염소산나트륨, 아황산염, 벤조산나트륨, 사카린나트륨 등 10대 식품첨가물의 경우 절대로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발암성이 의심되거나 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보면 분명한 근거 보다는 모호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첫 번째 금지해야 할 물질 아초산나트륨의 경우 명란젓의 선홍색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첨가하는 아질산나트륨이 위암을 일으킬 위험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습니다. 소금에 절인 생선이나 채소를 많이 먹는 아시아인에서 위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하여 국제암연구소에서 발암가능성 물질(2B군)로 분류하고 있음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암기전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음을 고려한다면 추측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물론 저자의 주장 모두를 틀린 주장이라고 정리해버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공감미료의 하나인 사카린에 대하여 여전히 발암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떨칠 수 없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보면 전체 논지에 대하여 신뢰할 수 있겠나 하는 의심을 저 역시 거둘 수가 없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식품첨가물의 섭취에 대한 제한은 각국에서 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저자 역시 ‘식품에 일정량을 초과한 양이 들어가면 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에 후생노동성에서는 첨가할 수 있는 양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러므로 시판되는 햄이나 베이컨, 비엔나소시지를 먹었다고 해서 몸 상태가 나빠지는 일은 없다.(42쪽)’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어서 ‘다만 그런 독성이 강한 물질을 식품에 섞도록 허용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감출 수 없다.’라고 딴지를 걸고 있습니다.

사실 법이라는 것을 대충 정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따라서 독성물질을 사용함에 있어 제한을 두더라도 다양한 독성자료를 수집하여 검토하고, 사람이 다양한 경로로 먹을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따져본 다음에, 충분한 안전역을 두어 섭취해도 건강에 위해를 끼치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제한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아예 인정할 수 없다는 인식을 대하게 되면, 옛날 중국 기나라에 살았다는 우라는 사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정도 병이라는 옛말이 있는 것처럼 지나친 병이 병을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식품첨가물로 인하여 암이 생기는 과정에 지나친 걱정 항목은 고려하지 않았는지도 궁금합니다.

하나 더 예를 들면, 식용이 가능한 색소를 검토하면서, 발암성이 인정되어 사용이 금지된 화합물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화합물을 도매금으로 넘겨버리는 것도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은 멈추지 않는다
하이럼 스미스 지음, 김태훈 옮김 / 파우제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저의 고등학교 친구들은 개인 사업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현직에서 은퇴를 했습니다. 대학 친구들은 전공이 전공인지라 아직은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여전히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은퇴를 생각해야 할 나이입니다. 그런데 프랭클린플래너를 창시한 하이럼 스미스회장은 73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은퇴’라는 개념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생은 멈추지 않는다>는 스미스회장이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의 지혜를 담았는데, 그것은 ‘목적이 있는 은퇴’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그는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은퇴 전에 하던 일과는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그것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말합니다. “은퇴하지 마라! 나처럼 그저 다른 일을 하라.”라고 말입니다.

사실 철혈재상이라는 별명을 가진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은퇴연금제도를 도입하기 전까지 만해도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일을 했던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은퇴’라는 단어에서는 ‘삶의 끝’이라는 의미가 읽힙니다. 그래서 저도 은퇴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힘이 닿는 데까지 일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언젠가는 그만두어야 할 것입니다만, 그 다음에도 무언가 분명한 의미를 가진 일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인생은 멈추지 않는다>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좋은 길라잡이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은퇴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준비하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은퇴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설계하라는 것인데, 중요한 점은 역시 건강일 것입니다. 건강해야 은퇴 이후에 하고 싶은 일을 꾸준하게 행하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은퇴 이후의 삶에서 고려해야 할 점으로 모두 11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마음을 끄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 현직을 떠나게 되는 날 그동안 마음에 접어두고 있던 일을 펼쳐보려고 합니다. 물론 혼자서 할 수도 있겠지만, 여러 사람들이 힘을 모으면 수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살아오면서 마음을 통해온 사람들의 역할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각자 가진 재능을 하나로 모으면 완벽한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신에게 진정 중요한 사람들은 결코 당신을 잊지 않을 것(44쪽)’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용기를 얻습니다. 즉 재능기부를 통하여 후손들에게 길이 남길 수 있는 무엇을 만들어보려는 것입니다. 아직은 생각단계라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곤란합니다.

글쓰기도 은퇴 이후에 하고 싶은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저는 그동안 두 번을 개정한 책을 포함하여 세 권의 책을 썼고, 요즈음 한 권을 더하기 위하여 원고를 쓰고 있습니다. 여름이 가기 전에 초고가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그동안 써두었던 원고들을 손보아서 책으로 묶어보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놓은 책상 위에 있는 책꽂이를 제가 쓴 책과 글로 채워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온 책읽기와 글쓰기를 꾸준하게 이어가야 하겠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은퇴 이후에 할 일 가운데 배운 것은 ‘사촌 캠프’가 있습니다. 저의 두 아이가 결혼해서 낳은 손주들을 모아 서로의 관계를 다지는 시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사촌간인 손주들이 모여 스스로 짠 계획에 따라서 함께 생활하도록 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모든 일은 손주들이 자발적으로 할 것이고 저와 아내는 곁에서 지켜보는 것으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들 수도 있습니다만,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말대로 남은 인생이 오히려 지금까지의 삶을 뛰어넘는 최고의 시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잘 기획을 하고 그렇게 기획한 일을 빈틈없이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