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나는 냅의 글을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하라면 ‘중독‘이 그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명랑한 은둔자》를 옮기고 나니 그 생각이 바뀌었다. 냅의 글은 늘 변화에 관한 이야기였다. 과거의 악습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고 애쓴 이야기, 느닷없이 닥친 상실이나 깨달음을수용하려고 애쓴 이야기였다. 단순히 중독을 극복한 성공담이 아니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제나 조금은 달라질 수 있고, 달라지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점점 더 편안한 (더 자유롭고, 더 즐겁고, 더 자신다운)자신이 될 수 있다고 증언하는 글이었다.(물론, 냅이 중독에 대해서 누구보다 예리하게 쓴 작가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는 《드링킹》을 읽고술을 끊은 뒤에 여성이 쓴 술 이야기를 술 없이 읽는 취미를 들였는데, 내가읽은 한 거의 모든 책들에 "이 분야에 관해서는 이미 캐럴라인 냅이 쓴 《드링킹》이라는 걸작이 있지만 하는 말이 나왔다.)

우리는 고립을 지리와 상황의 결과로 여기곤 한다. 혼자가 된 과부,남편은 죽고 아이들은 다 자란 여자, 그는 고립된 사람이다.
늙고 쇠약한 사람, 아예 물리적으로 바깥세상에 나갈 수 없는 사람, 그들은 고립된 사람이다. 하지만 고립은 또한 마음의 상태일수 있고, 실제로 종종 그렇다. 칩거해야 한다는 생각이 선택을 결정짓는 상태인 것이다. 마치 당신이 심연으로 추락하는 것처럼, 나는 고립으로 추락한다. 어둡고 비자발적인 추락은 가속이 붙어, 내가 저지하기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나는 혼자 있기를 선택하고 그 선택을 연속 열 번이나 열다섯 번이나 스무번쯤 하고나면 더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글쎄,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내가 누리는 이런 수준의고독이 즐거운 것은 사실이다. 사치와 안도감이 있다는 것도, 엄청난 자유가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친구가 잠시 벗어난시간과 혼자 있는 시간을, 쉴 시간과 빈 시간을, 고독과 고립을 헷갈리고 있다는 것도 안다. 마치 내가 일하지 않는 동안은 만면에미소를 띠고 집 안을 어슬렁거리며, 빵을 굽고, 끝도 없이 거품 목욕을 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친구는 이 시간에서 끝없는 평온과 고요만을 보았다. 나로 말하면, 이 시간에서 그보다 좀 더 걱정스러운 것, 그보다 분명 더 어려운 것을 본다. 내가 이렇게 많은 시간을혼자 보내는 것은 그 시간을 늘 혹은 틀림없이 즐기기 때문이 아니다. 내게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기 때문이다.

고립은 고립되고 싶은 충동은 두려움과 자기 보호에 관련된 일이다. 고립은 고치를 만드는 것, 매혹적으로 편한 나머지 벗어나기가 어려워지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고
립은 고독과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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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과 K팝
서병기 지음 / 성안당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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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영감은 어느 곳에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이 저절로 영감이 되어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뉴스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고, 영화나 만화, 심지어는 사람들과의 대화까지도 음악을 만드는 데 도움이된다. 그러기 위해 매일 작업실에 나와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꾸준히 작업한다. 좋은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한 곳에 고이지 않고 늘 부지런히 살려고 노력한다.

필자는 아미는 아니었지만 약간은 진지하게 표현하는 그들의 이야기에서 진정성을 느꼈다. "여러분은 하늘이고 우린 그 하늘을 날고 있는 것 같다", "여러분의 편지를읽을 때마다 ‘이 사람은 이런 인생을 살고 있구나, ‘이런 힘든 점이 있구나‘라는 걸 알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 우리 날개 달고 봄날로 가자." 이런 것들이 방탄소년단의 소통력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는 구체적인 꿈 자체가 없습니다. 꿈은 없지만 불만은 엄청많은 사람입니다. 불만과 분노는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고 제가 멈출 수 없는 이유였습니다. 전 태생적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못합니다. [위대한 탄생] 멘토를 할 때도 참가자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 분노를 폭발시켰습니다. 최고가 아닌 차선을택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했고, 더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데 여러 상황을 핑계로 적당한 선에서 끝내려는 관습과 관행에 화를 냈습니다. 음악 산업은 불공정과 불합리가 팽배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분노하게 되고 이런 문제들과 싸워왔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음악 산업이처한 수많은 문제들을 개선하는 데 매진할 것입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은 아시아 밴드 혹은 K팝 밴드의 태생적 한계라고 여겨지는 벽을 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겁니다."

방탄소년단과 켄드릭 라마의 스토리텔링 사례는 자신의 처지와 상황을 잘 드러내려면 내면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잘보여준다. 한마디로 ‘나와 만나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과 대화하다 보면 해결책까지는 아니더라도 느낌, 감정, 자신의 처방 등을생각나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좋다. 그것이 공감력을높이는 길이다. 이를 위해 평소 자신의 감정과 기분, 상태를 형용사나 명사로 간단하게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방시혁 대표는 멤버들에게 비트와 가사를 써오게 하는 등 멤버들이 직접 음악을 만드는 자율성을 인정해주는 스타일이다.
멤버들에게 수시로 "요즘 너네들 이야기는 뭐지? 너희들 이야기없어?"라고 질문한다. 특히 멤버들이 마음대로 시도해볼 수 있는 비정규 음원, 믹스테이프를 많이 내게 했다. 트랙 리스트 등을 직접 정하는 경험을 통해 멤버 각자가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거칠고 솔직하면서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도 존중하는 등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게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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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는 건 산 밑을 내려다보기 위해서가 아닐까. 1년 동안 집을 떠나 멀리까지 돌아다닌 적이 있다. 여행이몸의 위치뿐 아니라 기억의 위치, 상상의 위치를 바꾸어놓는다는 것, 처음 가본 곳들, 몰랐던 곳들이 주로 망각 속에 묻혀 있는 묘한 연상들과 욕망들을 끄집어내준다는 것, 그러니 여행자가 가장 많이 걷게 되는 길은 마음의 길이라는 것을 나는 그때실감했다. 여행은 내가 나라고 생각지 않았던 나를 발견할 기회가 되어준다. 나의 무너지는 정체성이 내가 가보고 싶은 땅으로이어지는 것이 여행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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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글이 잘 풀리지 않고 막힐 때 사회의 관대함에 편승한 예술가의낭만의 방법을 택하지 않고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글이 제가 뜻하는 바대로 풀릴 때까지 저를 학대하듯이 다그치며 책상 앞으로 더욱 더 바짝 다가앉으며 펜을 부르쥐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만족할 만큼 글을 써내고는 의자에서 일어나고는 했습니다. 자기의 예술작업은 자기가 끝끝내 해내야 하는 것이고, 그 자기와의 싸움은 송곳으로 자기를 찌르듯 하는 치열한 노력을 바치면 반드시 해결되고,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그 승리의 성취감은 다음의 원고를 자신 있게 써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읽고 읽고 또 읽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쓰고 쓰고 또 쓰면
열리는 길

‘혼자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의 길이와 좋은 작품의 수는 비례한다.
제가 얻은 결론입니다.
지금까지의 저를 만들어낸 것은 노력입니다.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라는 진부한 말은 역시 영원히 빛나는 금언입니다. 스스로발견한 재능 다음에 하나 더 더해야 할 것이 바로 이 노력입니다.
재능+노력+( )가 남았습니다. 하나가 더 더해져야 완전한 문학인생이 됩니다.
저의 노력은 다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수명은 저의 죽음과 맞바꾸게 될 것입니다.

혼자 있을수록 더 강력한 폭발력으로 발화하는 영감 속에서뜨겁게 불붙어 오르는 예술혼으로 감동적인 작품을 창조해 내는그 생활을 한 단어로 줄여 말하자면 독거(獨居)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독거를 즐기고, 그 독거 속에서 창작의 황홀경에 취할수 있을 때 그 사람은 바로 참다운 예술가이고, 영원한 생명력을지닌 예술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결론에 도달해 있는 것 같습니다.
완전한 문학인생을 위하여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건 중에 하나가 비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무엇을 채워야 하겠습니까?
‘재능 + 노력 + 독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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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고급예술, 대중예술을 막론하고 체제나 문명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예는 무수히 많다. 비틀즈도 그랬고 서태지도 핑크 플로이드도 모두 그랬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그들이 한 시대에 각인된 이유는 그들 음악의 메시지가 기존에 들어본 적 없는 새로운 메시지여서가 아니다. 아티스의 메시지가 그 시대 대중과 깊게 공명할 수 있는 내용인가 하는 이른바 타이밍의 문제인 것이다. 아미 팬덤 내부에는 이런 말이 있다.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그 순간에 당신이 방탄을 만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타이밍의 문제인 것이다. 팬들 각자의 인생 단계 어디서 만났느냐 하는 타이밍, 그리고 이 시대를 감싸고 있는 대중정서와 얼마나 조응하는가 하는 타이밍, 그 타이밍이 바로시대의 아이콘을 만드는 관건인 것이다. 만약 문화연구자로서 방탄이 다른 가수들과 비교해 무엇이 그렇게 특별하길래 주목해야 하느냐 묻는다면, 그들에 대한 이런 집단적이고 끊임없는 과잉반응 자체가 바로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대답하는 게 맞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바로현상이 또 다른 현상을 만들어 내는 포스트모던 세계이기때문에.

K팝에 대한 서구의 편견을 그대로 지닌 채 거기에 끼워 맞추는 식으로 방탄 기사를 써 팬들을 분개하게만들기도 했다. 팬들의 입장은 이러하다. 방탄이 K팝 안에서 탄생한 것은 맞지만 일반인들이 K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으로 재단할 수 없는 형태의 가수라는 것이다.
즉 기획사가 만들어 낸 ‘공장형 아이돌‘이 십대 여성들을타깃으로 가볍고 달콤한 사랑 노래를 부른다는 고정관념을 방탄에 덧씌우지 말라는 소리다. 본인들이 직접 곡을쓰고 프로듀싱한 노래 속에 교육 문제, 세대 문제, 우울증,
자존감 같은 주제를 담아내는 방탄을 서구 대중이 채 제대로 알아보기도 전에 선입견을 내포한 K팝 라벨부터 붙이고 보는 것을 팬들은 가장 가슴 아파했다. "방탄은 K팝이아닌 자신들만의 고유한 장르를 개척했다"는 팬들의 말은K팝을 평가절하하기 위해 나온 말이라기보다는 대중의 인식 속에 존재하는 K팝에 대한 편견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일종의 전략적인 발언이라 볼 수 있다.

...어떤 계층에 속해 있는 누구나 방탄을 좋아할 만한 이유한 가지씩이 있고, 아미 팬덤은 이 모든 계층을 전부 포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방탄을 둘러싸고 생겨난아미 팬덤의 가장 큰 장점이 포용성과 확장성이라고 말하는 팬들의 이런 확신에는 실제로 팬덤을 이루는 남다른 인구통계학적 분포가 자리하고 있다.

....남편도 이젠 곧잘 노래를 따라 부른다는 사연, 방탄때문에 트위터 계정을 난생처음 만들었다는 사연, 신입사원이 들어왔는데 책상 위에 방탄 굿즈가 놓여 있어서 서로덕밍아웃)을 하고 회사생활이 즐거워졌다는 사연 등 생활속에서 흘러나오는 중년 여성들의 사연이 트위터에는 한가득이다. 중년 팬들이 방탄에게서 받는 인상을 빅데이터로 뽑아내면 ‘선한 영향력‘, ‘존경스럽다‘, ‘열정‘ 같은 키워드가 대부분일 것이다. 실제로 이들에게 어떻게 해서 아미가 되었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제각각이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이 있다. 무기력하고 지친 생활에 방탄이 위로가되어 준다는 것이다. 〈Epilogue: Young Forever) 같은 노래를 들으면서 지난 청춘의 위태롭던 나날이 생각나 울었다는 팬도 있고 멤버들을 보고 있으면 자신의 아이도 저렇게 바르고 배려 많은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는 팬도 있다. 방탄을 좋아하고 나서 처음으로 사춘기에 접어든 자신의 아이와 마음을 터놓고 속 깊은 이야기를 했다는 사연을보고 있노라면 세대를 잇는 공감대로서의 방탄의 역할을생각해 보게 된다.

미국의 흑인들이 말하는 힙합은 어떤 인종과 언어를쓰든 상관없이 그 뿌리와 의미를 공유하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음악이다. 스웩이나 껄렁함은 단지 힙합의 스타일 중하나일 뿐 절대로 그 자체가 힙합을 대변하지 않는다. 나아가 RM은 여기에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인다. "힙합을 정의하는 것은 마치 사랑을 정의하는 것과도 같다. 세상에는몇 십억 개의 사랑에 대한 정의가 있듯 힙합도 그러하다.
힙합의 정의는 각자에게 모두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존스가 칼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말은 스타일을 흉내내지 말고 ‘너를 하라는 것이다. 힙합에 대한 일차원적 흉내에서 벗어나 합당한 차원의 문화적 재전유‘를 하라는 것이다. 힙합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진실하라는 메시지이며, 방탄은 시행착오를 통해 그 메시지를 받아 안았다. 그녀는 미국 흑인 사회가 많은 K팝 가수중 유독 방탄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설명한다.

보통 성탄절을 지나 1월경에 검색이 많아지는이 단어가 8월에 갑자기 검색량이 치솟은 것을 이상하게여긴 메리엄웹스터 측은 조사 결과 그즈음 방탄의 새 앨범에 〈Epiphany)라는 곡이 수록됐음을 알게 됐다. 방탄 노래에는 대중음악의 제목치고는 특이한 것들이 이외에도다수 있다.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주로 ‘특이점을 뜻하는 싱귤래러티(Singularity), 극상의 행복한 상태를 의미하는 유포리아(Euphoria), 초현실주의 예술 사조에서 흔히찾아볼 수 있는 개념으로 일상적인 것들이 갑자기 낯설게다가오는 상태를 가리키는 자메 부(Jamais Vu), 노래 제목으로 영어 공부를 시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이들의 제목 짓기는 예사롭지 않다. Singularity)가 발매될당시 팬들이 이 단어를 SNS에서 트렌딩시키기 시작하자꽤 많은 수의 과학자들이 흥미를 보였다. 자신들이 모르는새로운 기술적 대변동이 시작된 줄만 알고 클릭했다가 방탄의 노래 제목이라는 것을 알고는 대부분 놀랍거나 유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RM은 이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루이스 폰시(Luis Fonsi)의 〈Despacito)가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했지만, 스페인어 노래와 한국어 노래는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닌 것 같다. 미국에는 라틴 그래미가 따로 있을 정도니 말이다. 아시아 출신 그룹이 자국어로 된 노래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힘든 일이다. 싱글 차트 정상과 그래미 수상이 우리 목표인것은 맞지만, 그건 말 그대로 목표일 뿐이다. 1위를 하기 위해서 우리의 정체성을 바꾸거나 음악적 진정성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 만일 우리가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걸 바꾸고 전 가사가 영어로 된 노래를 부른다면 그건 더 이상 방탄소년단이 아닐것이다.

백서를 펴낸 이유가 단지 팬덤의입장을 외부에 설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팬덤 내부의 갈등 해결 방식에 대한 성찰, 그리고 각자의 국적을 넘어 진정한 인간애적 팬덤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라는 이들의 설명은, ‘정치적 공동체‘로서의 팬덤의 가능성에 대해서까지 주목하게 만든다.
팬 번역가로서의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는, 백서에 쓰인 다음의 말은, 이 말이 그들 자신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신중한 문화번역자‘로서의 이들 존재에 대한 증명이 될 만한 무게를 지닌다.
저희는 언어의 교차로에 서 있고 인기 있는 것보다는 옳은것, 그리고 재미있는 것보다는 지혜로운 것을 고르기 위해매일 매 순간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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