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책을 언제 어디서 읽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나에게는 그게 "물을 언제 어디서 마시느냐"는 질문처럼 들린다. 그냥 아무 데서나 수시로 읽는다. 팟캐스트 출연을 기다.
리며 스튜디오에서 읽기도 하고, 마산으로 내려가는 무궁화호 열차에서 읽기도 하고, 장례식장에서 문상객을 맞는 틈틈이 읽기도 한다. 물을 안 마시면 목이 마르고 책을 안 읽으면마음이 허하다. 그리고 책 정도면 포터블한 물건 아닌가?

‘좋은 삶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와 같은 주제를 놓고 대낮에 맨정신으로 지인과 토론할 일은 거의 없다. 직장 동료와 점심을 먹다가런 질문을 던지면 "뭐 잘못 먹었어?" 라는 대꾸를 듣기 십상이다. 또는걱정 어린 시선과 함께 "요즘 안 좋은 일 있는 거 아니지?" 하는 말을듣게 될 수도 있고, [……] 독서 토론을 하는 자리에서라면, 누구나 쑥스러워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삶에 대해, 인생의 가치와 행복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아니, 말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누군가 경청해주는 것은 대단히 감동적인 경험이고,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점점 말이 많아진다. 생산적인 대화가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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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나는 냅의 글을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하라면 ‘중독‘이 그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명랑한 은둔자》를 옮기고 나니 그 생각이 바뀌었다. 냅의 글은 늘 변화에 관한 이야기였다. 과거의 악습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고 애쓴 이야기, 느닷없이 닥친 상실이나 깨달음을수용하려고 애쓴 이야기였다. 단순히 중독을 극복한 성공담이 아니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제나 조금은 달라질 수 있고, 달라지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점점 더 편안한 (더 자유롭고, 더 즐겁고, 더 자신다운)자신이 될 수 있다고 증언하는 글이었다.(물론, 냅이 중독에 대해서 누구보다 예리하게 쓴 작가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는 《드링킹》을 읽고술을 끊은 뒤에 여성이 쓴 술 이야기를 술 없이 읽는 취미를 들였는데, 내가읽은 한 거의 모든 책들에 "이 분야에 관해서는 이미 캐럴라인 냅이 쓴 《드링킹》이라는 걸작이 있지만 하는 말이 나왔다.)

우리는 고립을 지리와 상황의 결과로 여기곤 한다. 혼자가 된 과부,남편은 죽고 아이들은 다 자란 여자, 그는 고립된 사람이다.
늙고 쇠약한 사람, 아예 물리적으로 바깥세상에 나갈 수 없는 사람, 그들은 고립된 사람이다. 하지만 고립은 또한 마음의 상태일수 있고, 실제로 종종 그렇다. 칩거해야 한다는 생각이 선택을 결정짓는 상태인 것이다. 마치 당신이 심연으로 추락하는 것처럼, 나는 고립으로 추락한다. 어둡고 비자발적인 추락은 가속이 붙어, 내가 저지하기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나는 혼자 있기를 선택하고 그 선택을 연속 열 번이나 열다섯 번이나 스무번쯤 하고나면 더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글쎄,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내가 누리는 이런 수준의고독이 즐거운 것은 사실이다. 사치와 안도감이 있다는 것도, 엄청난 자유가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친구가 잠시 벗어난시간과 혼자 있는 시간을, 쉴 시간과 빈 시간을, 고독과 고립을 헷갈리고 있다는 것도 안다. 마치 내가 일하지 않는 동안은 만면에미소를 띠고 집 안을 어슬렁거리며, 빵을 굽고, 끝도 없이 거품 목욕을 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친구는 이 시간에서 끝없는 평온과 고요만을 보았다. 나로 말하면, 이 시간에서 그보다 좀 더 걱정스러운 것, 그보다 분명 더 어려운 것을 본다. 내가 이렇게 많은 시간을혼자 보내는 것은 그 시간을 늘 혹은 틀림없이 즐기기 때문이 아니다. 내게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기 때문이다.

고립은 고립되고 싶은 충동은 두려움과 자기 보호에 관련된 일이다. 고립은 고치를 만드는 것, 매혹적으로 편한 나머지 벗어나기가 어려워지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고
립은 고독과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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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과 K팝
서병기 지음 / 성안당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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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영감은 어느 곳에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이 저절로 영감이 되어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뉴스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고, 영화나 만화, 심지어는 사람들과의 대화까지도 음악을 만드는 데 도움이된다. 그러기 위해 매일 작업실에 나와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꾸준히 작업한다. 좋은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한 곳에 고이지 않고 늘 부지런히 살려고 노력한다.

필자는 아미는 아니었지만 약간은 진지하게 표현하는 그들의 이야기에서 진정성을 느꼈다. "여러분은 하늘이고 우린 그 하늘을 날고 있는 것 같다", "여러분의 편지를읽을 때마다 ‘이 사람은 이런 인생을 살고 있구나, ‘이런 힘든 점이 있구나‘라는 걸 알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 우리 날개 달고 봄날로 가자." 이런 것들이 방탄소년단의 소통력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는 구체적인 꿈 자체가 없습니다. 꿈은 없지만 불만은 엄청많은 사람입니다. 불만과 분노는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고 제가 멈출 수 없는 이유였습니다. 전 태생적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못합니다. [위대한 탄생] 멘토를 할 때도 참가자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 분노를 폭발시켰습니다. 최고가 아닌 차선을택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했고, 더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데 여러 상황을 핑계로 적당한 선에서 끝내려는 관습과 관행에 화를 냈습니다. 음악 산업은 불공정과 불합리가 팽배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분노하게 되고 이런 문제들과 싸워왔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음악 산업이처한 수많은 문제들을 개선하는 데 매진할 것입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은 아시아 밴드 혹은 K팝 밴드의 태생적 한계라고 여겨지는 벽을 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겁니다."

방탄소년단과 켄드릭 라마의 스토리텔링 사례는 자신의 처지와 상황을 잘 드러내려면 내면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잘보여준다. 한마디로 ‘나와 만나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과 대화하다 보면 해결책까지는 아니더라도 느낌, 감정, 자신의 처방 등을생각나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좋다. 그것이 공감력을높이는 길이다. 이를 위해 평소 자신의 감정과 기분, 상태를 형용사나 명사로 간단하게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방시혁 대표는 멤버들에게 비트와 가사를 써오게 하는 등 멤버들이 직접 음악을 만드는 자율성을 인정해주는 스타일이다.
멤버들에게 수시로 "요즘 너네들 이야기는 뭐지? 너희들 이야기없어?"라고 질문한다. 특히 멤버들이 마음대로 시도해볼 수 있는 비정규 음원, 믹스테이프를 많이 내게 했다. 트랙 리스트 등을 직접 정하는 경험을 통해 멤버 각자가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거칠고 솔직하면서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도 존중하는 등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게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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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는 건 산 밑을 내려다보기 위해서가 아닐까. 1년 동안 집을 떠나 멀리까지 돌아다닌 적이 있다. 여행이몸의 위치뿐 아니라 기억의 위치, 상상의 위치를 바꾸어놓는다는 것, 처음 가본 곳들, 몰랐던 곳들이 주로 망각 속에 묻혀 있는 묘한 연상들과 욕망들을 끄집어내준다는 것, 그러니 여행자가 가장 많이 걷게 되는 길은 마음의 길이라는 것을 나는 그때실감했다. 여행은 내가 나라고 생각지 않았던 나를 발견할 기회가 되어준다. 나의 무너지는 정체성이 내가 가보고 싶은 땅으로이어지는 것이 여행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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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글이 잘 풀리지 않고 막힐 때 사회의 관대함에 편승한 예술가의낭만의 방법을 택하지 않고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글이 제가 뜻하는 바대로 풀릴 때까지 저를 학대하듯이 다그치며 책상 앞으로 더욱 더 바짝 다가앉으며 펜을 부르쥐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만족할 만큼 글을 써내고는 의자에서 일어나고는 했습니다. 자기의 예술작업은 자기가 끝끝내 해내야 하는 것이고, 그 자기와의 싸움은 송곳으로 자기를 찌르듯 하는 치열한 노력을 바치면 반드시 해결되고,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그 승리의 성취감은 다음의 원고를 자신 있게 써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읽고 읽고 또 읽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쓰고 쓰고 또 쓰면
열리는 길

‘혼자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의 길이와 좋은 작품의 수는 비례한다.
제가 얻은 결론입니다.
지금까지의 저를 만들어낸 것은 노력입니다.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라는 진부한 말은 역시 영원히 빛나는 금언입니다. 스스로발견한 재능 다음에 하나 더 더해야 할 것이 바로 이 노력입니다.
재능+노력+( )가 남았습니다. 하나가 더 더해져야 완전한 문학인생이 됩니다.
저의 노력은 다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수명은 저의 죽음과 맞바꾸게 될 것입니다.

혼자 있을수록 더 강력한 폭발력으로 발화하는 영감 속에서뜨겁게 불붙어 오르는 예술혼으로 감동적인 작품을 창조해 내는그 생활을 한 단어로 줄여 말하자면 독거(獨居)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독거를 즐기고, 그 독거 속에서 창작의 황홀경에 취할수 있을 때 그 사람은 바로 참다운 예술가이고, 영원한 생명력을지닌 예술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결론에 도달해 있는 것 같습니다.
완전한 문학인생을 위하여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건 중에 하나가 비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무엇을 채워야 하겠습니까?
‘재능 + 노력 + 독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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