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 선생은 사랑에 관한 명문장 중 최고의 것으로 논어에 나오는 "애지, 욕기생愛之, 欲其生", 즉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살게끔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꼽는다. 그사람을 살게 하는 것, 어떤 상황에서도 그 사람이 살아낼 수있도록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는 불굴의 용기는 바로 사랑아닐까. 아무리 힘들어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사랑받는 자의 의무임을 떠올려본다. 사랑이 이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 긍정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 거꾸로 지옥이란 다름 아닌 바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데서 오는 괴로움이니까. 그러니까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들이 아닌, 오늘 지금 이순간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울퉁불퉁하고 불완전한 삶 자체를 사랑하는 힘이야말로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최고의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