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문장]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20대인 나의 두 지인(한 사람은 장애가 있고, 다른 한 사람은 .
한 사람은 없다)은결혼한 사이인데, 어느 날 그들이 함께 택시를 타자 기사가 말해 "세상에 장애인이랑 결혼하신 거예요?
사모님이 진짜진짜 대단하시네. 내 택시 30년 몰면서 장애인이랑 결혼한 여자는 또 처음 보네. 어머니, 아버지도 아시나?
대단하네, 대단해. 택시비 안 받을게요! 아내가 도망가기 전에 빨리 애 낳으세요!"두 사람은 그대로 택시에서 내렸다. 어떻게 더 노련해지란 말인가. 노련함의 가장 고차원적 단계는 바로 이 모든 모욕적 대우로부터 자아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오늘의 한문장]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누가 나를 쳐다보면 나는 먼저 나를 두 개의 나로 분리시킨다. 하나의 나는 내 안에 그대로 있고, 진짜 나에게서 갈라져 나간 다른 나로 하여금내 몸 밖으로 나가 내 역할을 하게 한다.
내 몸 밖을 나간 다른 나는 남들 앞에 노출되어 마치 나인 듯
행동하고있지만 진짜 나는 몸속에 남아서 몸 밖으로 나간 나를 바라보고 있다. 하나의 나로 하여금 그들이 보고자 하는 나로
행동하게 하고 나머지 하나의 나는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때 나는 남에게 보여지는 나‘와 나자신이 바라보는 나‘로 분리된다.
물론 그중에 진짜 나는 ‘보여지는 나‘가 아니라 ‘바라보는 나‘ 이다. 남의 시선으로부터 강요를 당하고 수모를 받는 것은 ‘보여지는 나‘ 이므로 바라보는 진짜 나는 상처를 덜 받는다. 이렇게 나를 두 개로 분리시킴으로써 나는 사람들의 눈에 노출되지 않고 나 자신으로 그대로 지켜지는 것이다.(은희경 ‘새의선물’)

수치스러운 상황을 맞았을 때 눈물을 흘리거나 흥분한 나머지조리 있게 말하지 못하고 어색하게 행동한다면 수치심은 더 커질뿐이다. 그러니 ‘바라보는 나를 안전한 곳에 모셔다 두고 ‘보여지는 나‘를 지켜보며 냉정을 찾는 것이다. 자아를 둘로 분리하면 ‘보여지는 나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행동하게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질서를 부수지 않으면서 나의 자존감을 보호하는 전략을 취할수 있다.

[오늘의 한문장] 가문비나무의 노래

"가문비나무는 우리에게 죽은 것을 버리라고 가르칩니다. 옳지 않은 것과 헤어지라고 말합니다. 빛을 가리는 모든 행동과 결별하라고 이릅니다. 이는 곧 솔직함, 진정성, 정의, 자비, 화해가 없는 모든 일에서 멀어지는 것입니다. 울림 있는 삶에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지요. 살아가면서 어떤 부분과 결별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물어 보십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의 힘과 가치를 앗아가는 죽은 가지를 알아봅니다."

[오늘의 한문장]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해 뜨는 ‘오리엔트orient’, 즉 동쪽을 기준으로 하면 무한한 공간이 정리되는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이 일어난다. 정원을 만들고, 사원을 짓고, 탑을 세우는 것과 같은 공간 정리의 ‘건축한다bilden’는 행위와 문화적 소양을 갖춘다는 ‘교양Bildung’의 독일어 어원은 같다. 교양이 있어야 혼란스럽지 않고, 불안하지 않게 된다는 거다."

[오늘의 한문장]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결국 수다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은 우리가 대부분의 대화를 정해진 목표를 수행하는 일, 준비된 메시지를 옮기는 과업에 종속시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날의 수다에 참여한 누군가는 " 항상 목표가 분명한 말을 하다 보니, 목표가 없는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러시아 문학 연구자 김수환은 자신을 기쁘게 하는 대화에는 "머뭇거림이 있는 말"이 가득하다가 했다. 그런 말은 얼굴을 마주한 사람 앞에서, 바로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생각나고 하고 싶은 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