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에도 슬픔에도 아랑곳없이 - 박준의 시를 읽는 마음
박준 지음 / 난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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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소속과 지위故김기영 감독의 1972년 영화 <충녀>, 작품에 등장하는 한인물은 가족들 앞에서 앞으로 식물도 동물도 먹지 않겠다며선언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무엇을 먹을 거냐는 질문에 그는답 대신 부엌의 찬장에서 꿀을 꺼내든다. 꿀. 식물에서 왔지만더이상 식물은 아니고 동물의 몸에 속해 있었지만 결코 동물은 아닌. 언어는 시이기도 하고 음악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모든 언어가 시나 음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시간이다. 검붉은 침묵을 무겁게 무겁게 매달고 있는 어디에 쓰는 것인지도 모르니 버릴 수도 없다. 움켜쥐었다가 찬찬히 풀어내었다가 쓰다듬어보기도 하는 것. 그러다보면 침묵이시간을 거느리고 있던 것이 아니라 시간이 침묵을 꼭 붙들고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도 찾아온다. 침묵에 소속된 언어만이 음악이 되고 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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