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막연히 이들이 창을 들고 숲을 누비며 사냥한 고기를먹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작 눈앞의 풍경은 전혀 달랐다. 우리가 건너온 아마존은 환상 속 풍경이 아니라, 이미 문명과 전통이한데 뒤섞여 돌아가는 곳이었다. 그들에게 스파게티는 우리가라면을 먹는 것과 비슷한 간편식인지도 몰랐다. 우리 말고도 이접촉 부족을 촬영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가바 가족의 집에 머무는 일도 어느 정도는 익숙한 일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가족 입장에서도 손님들을 위해 매번직접 사냥한 고기를 굽기보다 스파게티를 삶는 편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심지어 우리 같은 외부인을 위한 현대식 화장실도있었다. 물론 물이 내려가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이런 모습들은 분명 기묘했다. 이것은 문명의 침략인가, 아니면 그들만의 진화인가. 쉽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하나 있었다. 인공 섬유와 천연 가죽이 함께 있고, 가공식품과 야생의 고기가 한 식탁 위에 놓이는 풍경이야말로 지금의 아마존을 상징하는 장면이라는 것. 우리는 그들이 오래전 모습 그대로남아 있기를 기대하지만, 현실의 사람들은 언제나 그렇게 살지않는다. 외부의 것을 받아들이되 자기 식으로 바꾸기 마련이다.

저항의 방식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벌목 현장에 직접 찾아가항의하다가 죽는 경우가 많았다. 총을 든 군인이나 용병이 쏘아버리면 끝이었다. 이제는 드론으로 현장을 찍고, 그 영상을 곧바로 SNS에 올린다. 설령 죽더라도 증거를 남기겠다는 각오다. 그래서 이들에게 문명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바꾼다는 의미에 가까웠다. 우리가 만난 추장 역시 국제 포럼을비롯한 여러 연대의 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이들이 이런 정기적인 축제를 여는 건 기본적으로 죽음에 관한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토라자 사람들은 죽음을 단절이라기보다 조상들의 세계인 ‘푸uya‘로 가는 긴 여정의 시작으로여긴다. 그래서 돌아가신 이를 완전히 밀어내기보다 여전히 하나의 인격체로 대한다. 시신을 꺼내 깨끗이 단장하고 새 옷을 입히는 것 자체가 그들에겐 고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현하는방식이다.
축제의 현장인 만큼 다들 신나 있었다. 죽은 자와 산자가 함께 먹고 마시고 노는 모습. 이상할 만큼 경쾌하고, 그래서 더 낯설었다

장례의 풍습은 문화마다 다르지만 그 바탕에는 대개 한 가지공통된 질문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그리고 남은 사람은 그 빈자리를 어떻게 견딜 것인가. 토라자를보고 있자니, 죽음의 형식이 다르다는 사실보다도 각 문화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끝끝내 죽음을 이해하려 애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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