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실마리를 따라 갔는데, 뒤에 전혀 예상 못한 세계가 이어져 있는 순간 말이다. 내가 다큐멘터리 PD로 일하며 좋아하던 말이 하나 있다.
"쥐꼬리인 줄 알고 잡아당겼는데, 막상 나와 보니 코끼리 꼬리더라."
나는 그게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사소한 것에서 시작했는데 뜻밖의 진실에 닿는 과정.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현장이 주는 가장 큰 선물 같은 것. 하지만 방송국시스템 아래에서는 쥐꼬리로 기획했으면 끝까지 쥐꼬리만 찍어야 했다. 심지어 코끼리 꼬리가 나와도 어떻게든 그걸 쥐꼬리처럼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 현장이 내미는 뜻밖의 진실보다 처음정해놓은 설명의 틀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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