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문해야 한다. 기계가 우리의 정보채널을 선전 선동과거짓으로 넘쳐나게 만드는 걸 허용해야 할까? 모든 직업을 자동화해야 할까, 인간을 충만하게 하는 일들까지도? 어느 순간 우리를 수적으로 능가하고, 우리를 속이고, 우리를 쓸모없게 만들고, 우리를 대체할지도 모르는 인공지능을 개발해야 할까? 문명에대한 통제권을 상실할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
환경을 지키고 싶어 하는 간절한 소망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28 물론 자동차는 그 어떤 소비재보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물건이다. 하지만 이성과 행동 사이의 괴리를 단순히 자동차에 대한 집착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이런 현상은 곳곳에서 나타나니 말이다. 이와 관련해 20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조사의 결론은 이렇다. "시민들이 기후변화를 걱정한다고 하여, 그에 상응하는 조치에 찬성한다는 뜻은 아니다. "29기후위기와 축사 환경뿐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육식을 지양하자고 제안할 때, 사람들이 얼마나 싫어할지 떠올려보라. 자국의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대륙에서 온 사람들의 이민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라.
그나저나 우리가 의지와 상관없이 인터넷에 스스로를 노출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조사 결과 독일인의 80퍼센트가 인터넷 산업을 불신한다고 한다." 한편으로 우리는 한 번 클릭할 때마다 드러나는 자신의 취향, 생각, 감정, 성격 등의 정보가 결코 우리에게 유익하게만 사용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에 찝찝함을 느낀다. 응답자의 단 3퍼센트만이구글, 아마존 등이 자신의 데이터를 어떻게 취급하든 알 바 아니라고 답했다.
그런데 우리 대부분이 마치 이런 정보 노출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행동한다. 독일인의 87퍼센트가 서비스 제공자가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할지 의심하면서도 자발적으로 서비스들을 이용한다.33 좀 더 안전한 유료 앱을 쓰는 대신 의심스러운앱을 무료로 사용한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이런 모순된 심리를 정확히 보여준다. 많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정치 성향을 낯선 사람들이 알게 될까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우려를 드러낸 사용자들 중 거의절반이 이미 오래전 성적 지향이나 정치 성향을 보여주는 게시물을 올린 상태였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 몇개의 ‘좋아요‘를 받으려는 기대에 모든 우려를 깨끗이 잊어버린듯 말이다.
<로마서>의 바로 다음 구절에서 그는 놀랍게도 교묘한 사고를 선보인다. 그는 악을 행하는 장본인이 스스로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다른 힘이 그를 불행으로 내몰고 있다고한다. "하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한다면, 그 일을 하는은 내가 아니고 내 속에 거하는 죄이다"라고 말이다. 바울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며, 죄 앞에서 자신은 무력하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구원을 통해 구원에 대해서는 자세히 묘사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이야기한다-모든 것이제자리를 찾기를 희망한다.바울이 최초로 묘사한 이 같은 사고방식을 오늘날에는 중화기제 techniques of neutralization라고 부른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내리는 결정 조차 지구 반대편에있는 지역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더 이상 몰랐다는 핑계는 댈 수 없다. 그 연관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니까. 유럽에서 티셔츠를 구입하는 사람은 아시아에서일어나는 노동력 착취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셈이며, 차에시동을 거는 사람은 후대가 짊어져야 할 짐을 공기 중에 내뿜는 셈이다. 스테이크를 먹는 사람은 공장식 축산으로 키워지는동물들의 고통뿐 아니라, 소의 대량 사육이 상당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삼림도 파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 하고 자신의 책임을 축소하려 해봤자 소용없다.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윤리학자 존 놀트John Nolr는 한연구에서 산업국가의 평균적 시민이 일생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다음 세대에 최소 한 명 이상의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35동시에 우리는 도덕적 존재다. 선하게 살고 싶어 하며 그렇게살 때도 많다. 심리학에서는 바울이 맨 처음 묘사한 정신상태를 ‘인지부조화‘라 부르는데, 옛날 사람들은 오늘날의 우리만큼 인지부조화에 시달리지는 않았다. 신념과 태도, 행동이 서로 상충되면 이성은 인지부조화를 겪는다. 우리는 이런 모순을 최소한 어느정도는 인식하고, 인지부조화를 음이 안 맞는 음악처럼 불쾌하게 느낀다. 실제로 인지부조화는 라틴어로 ‘정신적인 불협화음‘을 뜻한다. 인간의 이성은 조화를 갈망한다. 그리고 가장 괴로운 것은 바로 우리가 자초한 모순이다.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행동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딜레마다.
자정 1분 전, 우주선이 도착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한 남자가속삭였다. 벽시계가 잘못되었나봐. 그는 벽난로 선반 위의 두번째 시계를 가리켰다. 그 시계는 정말로 10분 더 느리게 가고있었다. 사람들은 벽시계의 시곗바늘을 제대로 맞췄다. 새로 조정한 시계로 자정이 되기 1분 전, 시스터 테드라는 희망에 차서외쳤다. "아직 그 어떤 계획도 빗나가지 않았어요." 우려스러운점은 여전히 클라리온의 외계인들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 사람이 누군가 아직 금속 조각을 몸에 지니고 있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사실이었다. 한 단원이 치아를아말감으로 때웠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그의 이빨을 뽑았다. 하지만 우주선은 여전히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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