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 제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김슬기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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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풀이 세상의 향과 빛깔을 다 담아내서, 오히려 아무런맛이 느껴지지 않는 거라고. 너무 많은 걸 품으면, 끝내는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리는 거지. 비워서 빈 게 아니라, 가득 채워서 빈 거야. 그 모든 것이자, 아무것도 아닌 걸 들이켜는 거야."
"모든 것이자, 아무것도 아닌 것."

"아, 그렇지. 별것 없어! 우주의 맛이고 나발이고, 달콤함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것. 내가 오래 살아보니까, 입에 쓴게 약이라거나 쓴 게 제일 맛있다는 헛소리를 지껄인 놈들은 죄다 스트레스로 일찍 갔어. 맛없는 걸 먹으니, 인생이살맛 날 턱이 있나. 미련한 놈들이 얼마나 많은지. 쯧쯧쯧.
인생이 달아야지. 혀뿌리가 아릴 정도로 달아야지. 한 번밖에 안 사는 인생인데, 매일매일 최고로 달콤해야지!"

"의미? 삶이란 건 의미가 전부인걸! 만나다방이 다시 문여는 즐거움을 이 화환에 전부 꽂아 넣지 않고는 못 견디는게 인생 아니겠냐. 자, 다신 오지 않을 오늘, 기념으로 사진한방 찍어야지! 거기 딱 서봐라."

"이렇게 죽는 것도 나쁘진 않네요."
"하고 씨, 그런 생각 마세요. 죽는다니요."
"더 잘 살고 싶어졌단 얘기예요. 좋은 사람들 곁에서 지내다가 따뜻한 작별 인사를 받으면서 떠나는 인생, 그게 하고싶어졌어요. 단것도 내일로 미루지 않고, 때때로 미운 사람어퍼컷도 시원하게 날리면서. 아름답고 멋지고 강한 그런할머니가 될 때까지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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