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커다란 바위는 무거울까, 무겁지 않을까?"
제자가 답한다.
"무거울 듯싶습니다."
그러자 선사가 웃으며 말한다.
"그렇지 않아. 자네가 저 돌을 들지 않을 때는 무겁지 않지."
쇼펜하우어의 지혜가 오롯이 담겨 있는 이야기다. 산을 오르려는 이에게 높고 험한 산은 힘들고 위험하다. 그러나 멀리서 바라보는 예술가에게는 아름다운 자연으로만 보일 뿐이다.
"욕망의 눈으로 볼 때 세상은 고통이지만, 관조할때 세상은 아름다움이다."

나는 젊었을 때 과시하려고 읽었다. 좀 더 나이 먹어서는지혜로워지고자 읽었다. 지금은 그냥 즐기기 위해 읽을 뿐이다.
지금까지의 삶은 내가 아닌 것들로 채워졌다. 이제
‘인생의 끝부분‘만큼은 나를 위한 것들로 채워도 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여가를 누리며 일상 즐기는 법을 익히기란 일 배우기만큼이나 어렵다. 허허로움을 이기지 못해다시 일자리를 찾는 퇴직자들이 드물지 않은 이유다.

알랭 드 보통의 말에 다시 귀를 기울여 보자.
비싼 도심지 밖에 거주하며, 물질적 필요와 지적인 호기심을 만족시키고자 일하지만 미친 듯한 열정이나 정서적인갈망은 없으며, 가끔 뉴스를 확인하고, 멀리 여행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저녁에는 대부분 외출하지 않고, 소수의친구하고만 연락하며, 자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운동은 산책으로 충분하고, 식사는 주로 과일과 야채로 간단히하고, 비싼 물건을 좀체 사지 않으며, (중략) 밤 10시에는잠자리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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