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inertia의 라틴어 어원은 ‘게으름iners‘이다. 움직이지 않으려는 성질,익숙한 흐름을 유지하려는 태도는 단순한 물리 현상이 아니다. 인간심리의 본질이기도 하다. AI 시대에도 이 현상은 똑같이 나타난다. 앞서 우리는 기본적 증강과 본질적 증강을 살펴보았다. 이 두 가지 증강사이, 즉 ‘더 빠르게‘에서 ‘더 깊게‘로 넘어가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할 벽이 있다. 바로 관성, 다시 말해 게으름이다.
게으름은 AI 시대의 가장 교묘한 적이다. 챗GPT가 요약해 주고,
정리해 주고, 구조화해 주는 덕분에 우리는 점점 더 ‘사고하지 않게‘된다. 편하게 답을 얻을수록, 우리는 질문을 덜 던지게 되고, 익숙한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될수록 새로운 탐색은 줄어든다. 따라서 본질적 증강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마찰이다. 사고의 관성을 깨뜨리는 저항, 낯선 충격, 불편한 질문과 같은 마찰이 있을 때에만 우리는 진정한 통찰과 사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