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낱말 수준 특이성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시제에 대해 배우는 것 중에는 더 기본적인 것도 있다. 우리는과거, 현재, 미래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배운다. 어릴 때 언어를 습득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이 특정 시간 범주가 존재한다는 사실, 거의 손에 잡힐 듯 현실적이라는 사실, 그것이 시간의 작동 원리이기에 우리가 기본값으로 언급해야 하는 기본 범주라는 사실을 배운다는 뜻이기도 하다. 언어는 이 추상적 시간 범주가 구체화되는 데한몫한다.
어쨌거나 과거, 현재, 미래는 막연한 개념이다. 몸을 둘러싼 물리적 공간을 지각하는 구체적 방식으로는 시간을 지각할 수 없다. 물리적 주변에 있는 물체는 손을 뻗어 만질 수 있지만 과거는 그런 식으로 다시 방문하거나 그 존재를 입증할 수 없다. 또한 우리는 결코미래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런가 하면 현재는 포착되지 않는다.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찰나는 인식하는 그 순간 이미 지나가버렸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