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단순한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자신이 쌓아온 생각의 성을 벗어나는 일이다. 신영복

여전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의 정의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내가 알던 상식과 진리가 무너진다. 걸으면 걸을수록 질문이 생겨나고, 내가 배워온 것들을 의심하게 된다. 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와 타인이, 나와지구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조금 더 사랑하고아끼게 된다. 여행은 언제나 더 나은 내가 되고 싶게끔 했다. 정말이지 조금 더 선한 사람이 되고 싶고, 지구와 타인에게 해를 덜 끼치는 존재가 되기를 갈망한다. 그 간절함이나를 여행으로 이끈다.

부드럽게 소를 달래며 손으로 젖을 짜는 모습이 다정했다. 소젖은 송아지를먹이고 난 후에 남는 양만을 취하기. 가축은 계절이 허락하는 시간 동안은 들판에서 풀을 뜯으며 지내게 하기. 오늘까지키운 양을 잡을 때는 감사하며 경건히 취하기.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원형이 그 땅에는 아직 훼손되지 않고 남아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