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이후 회사의 속도는 더 빠르게 다가왔다.AI 기술이 업무에 급속도로 반영되고 있었고, 안 그래도 첨단이던 반도체는 최첨단 기술이 되어가고 있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책의 본질을 살폈듯, 일에서도 본질을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는 거다. 성과보단 왜 일하는지 이유를 들여다보게 되었고, 기술보다 우선해야 할 건 사람(동료)이란 마음가짐도 분명해졌다. 왜 하는지 알고 하는 일은 덜 난해하고, 왜 고마운지 알고 바라보는 사람들은 더 다정할 수밖에 없다. 책처럼 기술에도 그 본질엔 사람을 위한 선의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니 이전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모든 게 수월해졌다.
-알라딘 eBook <유럽의 다정한 책장들> (모모 파밀리아 외 지음) 중에서
기록된 공간은 책이다. 공간이 기록된다는 건 그 안에 인물, 사건, 서사가 존재함을 뜻하기 때문이다. 기록되는 순간 공간은 이야기꾼이 되어 사람들에게 읽히기 시작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러 복작거릴 관광지나 유적지에 늘 사람이 몰리는 까닭이다. 고전을 읽듯 역사 유적지에 가고, 신작 수필을 읽듯 근교 관광지로 나들이를 떠나기도 한다. 책장을 펼치듯 공간에 발을 들이고, 본문을 읽듯 공간을 누비며, 문장을 탐닉하듯 공간 하나하나를 훑는다. 기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진을 찍으며 공간 기록을 남기는 일은 책을 읽고 느낀 바를 독후감으로 옮겨 적는 일과 닮았다. 기록된 공간은 책 중에서도 몰입하여 읽게 되는 다분히 남다른 존재감이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유럽의 다정한 책장들> (모모 파밀리아 외 지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