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람들의 인성을 믿었다. 그는 은행에 적금을 넣는 것보다 이 작은 도시의 거의 모든사람의 마음에 도덕적 의무라는 유동자산을 저축하기를 더좋아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약간의 재산을 눈에 보이지 않는자산에 투자한 것이었다. 제아무리 완고하고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도 기술이나 노동을 돈벌이 수단으로 거래하지 않고부탁받은 모든 일을 당연한 듯 흔쾌히 처리한 후 즉각적인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마음의 빚을 진 기분을 느낄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전갈을 보낼 수가 없어요. 당장 머물 수 있는 곳에 묵기 때문에 사는 곳이 계속 바뀌거든요." 요리사가 대답했다. "그러니 편지를 보낼 수도 없지요. 하지만 그가 알 수 있게 말해둘게요.
나는 그 특이한 사람에 대해 또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그는 집도 없고 주소도 없는 진정한 철새였다. 하지만 그보다더 연락하기 쉬운 사람도 없었다. 일종의 무선전화가 그를 도시 전체와 연결해 주었다. 길에서 만나는 아무에게나 "안톤이필요해요"라고 한마디만 하면 된다. 그러면 그 사람이 다시다음 사람에게 말하고 그렇게 계속 이어져 결국 안톤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정말로, 그날 오후에 그가 우리 집에 왔다. 그는 초롱초롱 맑은 눈으로 집안 곳곳을 살폈고, 정원을 지나면서 덤불을 베어내고 어린나무를 이쪽으로 옮겨 심으라고 조언했다
"이게 좋겠어." 그는 보석상에서 반지 하나를 고른 백만장자처럼 말했다. 그리고 어떤 물건을 선물로 받은 사람이 아니라, 매장에 전시된 물건을 가격도 묻지 않고 사는 신사처럼 품격 있게 말을이었다. "그래, 이거야." 그는 흡족해하며 말했고, 다른 물건들도 꼼꼼히 살폈다. "저기 등산화는 잘제르가센에 사는 프리츠에게줘. 저런 게 필요하다고 했거든. 그리고 셔츠들은 플라츨에사는 요제프에게 주면 직접 수선해서 입을 거야. 원한다면 내가 가져다줄게."
때때로 사소하고 어리석은 돈 걱정이 들 때면, 나는 당장 단 하루에 필요한 것 이상을 원하지 않아늘 여유롭고 태평하게 살 수 있는 이 남자를 떠올린다.
"분명 내 작품을 보고 싶었을 텐데, 안타깝게도 여기에는보다시피 아무것도 없어요. 하지만 일요일에 뫼동에 있는 우리 집에 저녁 먹으러 오세요. 거기라면 식사 후에 몇 가지를보여줄 수 있어요." 위대한 사람들은 거의 항상 매우 친절하다. 그리고 과하게나서지 않는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관대하다. 이것이 첫 번째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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