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에 빠져 있다는 것, 무언가에 함몰되어 있다는 것은 가라앉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일상사에 속절없이 틀어박히고 빠져 있는 이는 더 이상 그가 한때 따랐고, 그를 위한 부르심이었고, 그의 마음에 환하게 떠올랐으며, 그의 인생의 지평선에 존재했던 그 별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무엇이 사람들을 이러한 체념으로부터, 일상을 지배하는 우울한 정서와 침몰로부터 지켜 줄 수 있을까요? 몇 년 전 캐나다 작가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의 책을 선물받은 적이 있습니다. 작가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지식을 얻었는지는 알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작가가 알고 싶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무슨 꿈을 꾸는지, 그리고 그들을 내적으로 지탱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살면서 겪는 고통스러운 체험이 자신을 차갑게 얼어붙게 했는지 혹은 반대로 모든 것에 열려 있게 했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신의 현존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진정으로 만끽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다고 밝힙니다.
그리고 슬픔과 절망에 찬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이들을 위하여 마땅히 해 줘야 할 것을 해낼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아울러 사람들이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굳건히 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기회가 닿아 작가의 글을 다시 읽게 될 때마다 늘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발가락 끝까지 느끼며 사는 사람에 대한 글이자 하느님의 현존을 깨닫고 굳건한 내적 원천을 품은 채 지극히 일상적인 모든 일들을 행하는 사람에 대한 글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아이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비록 밤새 절망과 슬픔에 시달렸다 하더라도 아이들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해낼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심오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의 현존 안에서 자신의 고유한 삶을 향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큰 의미를 발견했습니다. 하느님의 현존이야말로 자신을 내면에서부터 지탱해 주는 닻이자 지지대이기 때문입니다. 더 나
-알라딘 eBook <별이 빛난다> (자카리아스 하이에스 지음, 최대환 옮김) 중에서
하느님의 현존은 단지 ‘경건한’ 기도 속에서만, 내가 잠심하는 명상 안에서만 자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나의 생명력에, 나의 희망과 확신 속에 있습니다. 또한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 필요한 일을 행하는 데에도 깃들어 있습니다. 하느님은 지금 나의 주의와 도움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 안에서 내게 다가오십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삶을 바라보는 중요한 관점이라 믿습니다. 내가 나를 아래로 임하게 하고 일상을 제대로 관통하며 바라보고 마음의 지평에 떠 있는 별에 나 자신을 단단히 매어 놓을 때, 내가 한때 가졌던 꿈과 한때 강렬히 느꼈던 열정과 환희에 나를 연결시킬 때, 삶을 제대로 바라보게 됩니다.
-알라딘 eBook <별이 빛난다> (자카리아스 하이에스 지음, 최대환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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