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는 어떤 사건인가요?‘라는 모니터링단의 추상적인 물음에 유가족은 희생자가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본인과어떤 관계였는지, 희생자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그의 말을 들으며 다시금 깨달았다. 유가족에게 ‘참사‘는 다른 무엇도 아닌 너무나도 소중했던 사람을잃은 사건이라는 사실, 그리고 진상규명은 이 사실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것을.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연대하는 게 우리 유가족의 의무가된 것 같아요. 이런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다시는 우리처럼 자식을 잃은 부모가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죠. 앞으로 어떤참사와 유가족이 또 생길지 모르지만, 계속 가서 위로하고 같이애도하고 슬퍼해주고 할 거예요. 세월호도 저희들하고 같이 해주잖아요. 이렇게 계속 연대하고 기억하다보면 다시는 우리 같은유가족이 안 생길 것 같아요. 다시는 이런 사람이 없길 바라는 게진짜 우리 마음이에요.

우리는 피해자 모두가 누군가로 대체되거나 환원될 수없는 고유한 세계를 가진 존엄한 인간임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위치와 무관하게 누군가에게는 우주이자 세상의 중심임을 인정해야 한다. 참담한 고통은 법적 관계가 아닌 관계의 친밀감에서 비롯한다는 진실 또한 직시해야 한다.

재난 피해와 재난 피해자를 규정하는 일은 결국 행정과 정치의한계를 넘어 재난과 사회의 구조를 세심히 들여다봄을 통해 우리앞에 당도한 이 비극적 사건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관한 일이다. 또한 이를 어떠한 사회적 사건으로 기억하게 할 것인가에대한 질문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리고 보다 본질적으로 재난이후 어떤 사회를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새로운 사회를 향해 당신과 함께 걷고 싶다.

참사를 기억하는 방법이 여러가지 있잖아요. 누군가의 이름을딴 법 제정을 통해서 기억될 수도 있고, 기념관이나 추모관을 통해서 할 수도 있을 거예요. 어떠한 방법이든 참사를 기억하는 일이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에 한걸음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좋겠어요. 특히 추모공간은 사회 안에서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이면 더 좋겠죠. 도서관 형태도 좋고,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어도 좋을 것 같아요. 이태원 참사의 기억공간은 단순 추모관이아니라 살아 있는 공간, 시민과 관계 맺을 수 있는 공간,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안전을 위해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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