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하느님을 찾고 발견하려는 것... 그렇습니다. 매사에 하느님을 찾고 발견하려는 일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영역이 남아 있습니다. 그분은 거기에 계셔야 하지요. 누군가가 하느님을 확실히 만났다고 말하면서도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는다면, 뭔가 잘못된 것입니다. 저에게는 이것이 중요한 표지입니다. 어떤 사람이 모든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하느님이 그와 함께 계시지않는다는 증거입니다. 말하자면 그 사람은 자신을 위하여 종교를 이용하는 거짓 예언자임을 뜻합니다. 모세와 같은 하느님 백성의 위대한 지도자는 항상 의심할 여지를 남겼습니다. 우리 확신을 위해서가아니라 주님을 위해서 여지를 남겨야 합니다. 겸손해야 합니다....
오늘날 개혁 노력이 여러 제도적 구조와 교리서, 교회법, 도덕책몇 구절을 바꾸는 것으로 국한되어선 안 된다. 개혁의 성과와 미래 교회의 생명력은 신앙의 깊은 영적 · 실존적 차원과 관계를 어떻게 새롭게 정립하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현재 위기를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새로운 ‘오후‘ 시대로 넘어가는 가능성을 여는 갈림길이라고 생각한다. 흔들리는 그리스도교는 상처 입은 의사처럼 그 고통의 경험 덕분에 상처를 치료하는 신앙의 가능성을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만물에서‘, 또 모든 역사적 상황에서 하느님을 찾는 것은, 우리 삶을 독백식의 일방적 자기 편견에서 해방하여 대화적 개방성으로 이끈다. 나는 여기에 시대의 표징이 있다고 생각하며, 어려운시기에서도 희망의 빛을 본다. 이 희망에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지치고 좌절한 지금 이 시대에도 다시 그리스도교와 더불어 도전해야 한다. 다시 한번 해 본다는 의미는 옛 실수를 반복하는 등 같은 일을 다시 한다는 것이 아니다. 깊이 들어가서 조심스럽게 기다리고 준비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변화하는 세계에서 하느님을 찾는 여정으로서의 신앙에 관한 책이다. 삶으로 구현된 신앙과 신앙 행위, 우리가 무엇을 믿는지(fides quae), 곧 ‘신앙의 대상‘에 관해서라기보다 우리가 어떻게 믿는지(fides qua)에 관한 책이다. 신앙이란 단순히 ‘종교적 확신이나 관점이 아니라, 어떤 삶의 태도, 지향,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고 그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신조들(beliefs)보다 신앙(faith)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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