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인정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리영희 선생님은 일찍이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하셨는데요. 버나드 쇼는 ‘낙천주의자와 염세주의자는 모두가 사회에 기여를 한다. 낙천주의자는 비행기를 발명하고, 염세주의자는 낙하산을 발명한다‘고 했습니다. 각자의 역할을 인정한다면, 서로 존중할 수가 있겠지요. 이것은 ‘좋은 게 좋은거‘라는 식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를 억압하는 자들을 용서하자는 말도 아닙니다. 다만 생각이 다른 선량한 사람들을 인정하고, 서로 설득해 나가면 세상이 좀 더 나아질 거라는 얘기인 거죠.
듣고 보니 제 생각과 다르지 않네요. 체 게바라는 제 마음속 영웅 중 한 명이구요. <고스트 스테이션> 등을 진행한이유도 그것입니다. 함께하면 외롭지 않고, 뭔가 이룰 수있을 것 같아서요. 제가 《우리들의 세상 Part 3》에서 노래한 것처럼 ‘어디 있든 무엇을 하던 이것 하나만은 절대 잊지마. 우리가 꿈꿨던 세상은 결국 올 거란 걸 명심했으면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유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찌 됐든지 웃고 즐겁게 사는 거. 우리를 억압하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웃고 즐겁게 사는 거.
강 그러면 그런 것을 정확하게 언론은 포착해서 분석하고, 알게 해주고 이런 것들이 그야말로 수용의 계보학을 만들어가는 행위인 거예요. 현재 속에서 과거와 미래를 보게 만드는 통찰력, 그냥 수용자들이 단순히 수동적으로 주머니에서 돈 꺼내서 판 사고, 공연 가는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그런 어떤 자신이 누리고 있는 문화적인 소비 행위속에서 정말 역사를 계열화하는 것, 그런 것들은 사실은언론, 평론가, 학자, 학교들이 해야 하는 일들인데요. 우리는 그런 부분들이 아직까지는 굉장히 취약한 것 같습니다. 지금 막 뜨고 있는 뉴진스다, 예를 들어서 블랙핑크다, BTS다 이런 그룹에 대해서 막 열광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에요. 또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면 거기로 우르르 몰려갈것이구요.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이라는 책에서 서태지와 신해철을비교하셨잖아요. ‘서태지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좌고우면하지 않고 뚝 부러져 버리는 스타일이고, 신해철은 상황을파악한 뒤 현실에서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모색하는스타일‘이라고. 두 사람은 1990년대를 양분한 슈퍼스타였잖아요. 어떤 인터뷰에서 신해철은 "서태지는 거침없는 낙오자고, 나는 고뇌하는 비겁자"로 표현했는데요. 두 사람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정확하게 꿰뚫는 통찰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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