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어진 다락의 바닥을 들어내어 지붕의 목구조를 그대로 노출하자 놀라운 풍경이 만들어졌다. 지나간 역사가 현현한 듯하였으니, 모두를 귀한 존재로 여기게 한 것이다.
"역사적 기억이 없으면 아름다움도 존재할 수 없다." 아도르노가 문화적 풍경에 대해 남긴 이 말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2024년 8월 11일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수도원은 새 피정센터와 마오로관을합해서 이렇게 이름하였다) 준공을 기념하는 축복식과 감사 미사가 열렸는데,왜관 수도원의 모원인 독일 오틸리엔 연합회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재 아빠스가특별히 참석하여 축사를 했다.
"교회는 젊어야 합니다. (...) 단호히 현대적인 이 피정센터 건축은 우리를 연대하게하는 시대정신을 나타내며 왜관 수도원의 새로운 출발을 뜻합니다. (…)그리고 정직한 재료인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함으로써 우리 수도자들을솔직하게 하여 겸손으로 향하게 합니다."

명례성지는 1866년 병인박해 때 서른여덟의 나이로 순교한 복자 신석복 마르코를 기념하기 위한 장소다. 신석복은소금과 누룩으로 장사를 하는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한번얻은 신앙을 배반하지 않아 처형당하고 만다. 박해의 시대가 끝나자 그의 출생지였던 이곳에 한옥 성당이 지어졌으나 1936년 태풍으로 전파되었고, 파괴된 성당의 잔해들을모아 규모를 축소하여 1938년에 다시 지은 게 현재까지 남아있다. 성당 기능을 수행하는 목적의 한옥으로 지은 이건축은 규모도 작고 결구 방식도 수수하지만, 시간의 흔적이 쌓인 모습이 상징적이고 기품 있어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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