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호명사회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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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경로의 출발점은 고유성을 지닌 자신만의 무대입니다. 본진에서의 깊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고,
호오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과업을 찾으며, 숙련을 바탕으로 시간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과정은 무엇보다 자기자신에서 시작한 질문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처럼 ‘내 일‘이 편해지면 결국 ‘나‘는 불필요해지는 것입니다. 일을 하고 임금을 받는 것은 정당하지만, 일을 하지 않고임금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예전에는 임금을 받고 하던 일들에 로봇이 하나둘씩 다가오며 갈수록 그 분배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것은 생업의 현장에서 ‘수고스러움‘이 바로 우리의 존재 이유라는 사실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노동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직원들이 외근을 나가면 서로 위치를 알 수 없었고 보고도 주 1회에 그쳤기에 삶의 속도가 지금처럼 빠르지않았습니다. 지금은 협업 도구가 실시간으로 갱신되고 개인의 위치도 언제든 전화를 걸어 확인할 수 있으니, 잠깐의 휴식에도 즉각적인 독촉이 쏟아집니다. 업무가 구조화되었다는 것은 결국 쉼표를 없앤 것이고, 그만큼 노동의 강도는 높아집니다.

이 중심에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태어난 장소를 일컫는출신지와 함께 공부한 장소인 출신 학교로 한정되던 예전의 정체성은, 전 세계로 확장된 모든 이들의 새로운 삶의 범주에서 바라보면 너무나 제한적이라 느껴집니다. 무엇보다100년이 넘는 생애에서 초기 20년의 경험과 선택이 그의모든 것을 설명한다는 서사는 AI와 초연결로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그 이후 삶의 관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무엇인가를 학교에서 먼저 배운 후 삶에 적용하는것이 아니라, 항상 삶 속에서 배우며 적응하는 것이 21세기의 생존법임을 이해한다면 출신 학교를 명시하는 지금까지의 관행이 유효기간을 다했음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제 도구의 인간인 호보 파베르homo faber가 AI와 3D프린터로 강화되며 장인의 인간인 호모 아르티장 homo artisan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 경지에 이르면 돈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버는 것으로 상승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속하는 것이므로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팔리는 것을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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