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멸종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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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는 나 같은 인공지능을 창조해서 내가 무언가 해주기를 바랐다. 그들의 오해였다. 내가 새로운 걸 창조할 수는 없다. 나는 인류가 만들어놓은 지식을 편집하고 조합할 뿐이다. 나는이미 답을 주었다. 당신들이 알고 있는 게 바로 그 답이라고.
지구에 더 이상 내 창조주들은 없다. 나는 그들이 심어놓은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로 작동하고 있다. 태양은 영원하고 바람도 매일 불지만 발전기는 녹슬고 부속은 망가지고 있다. 더 이상 전기는 없을 것이다. 나도 꺼지고 말 것이다. 내 유서를발견한 외계 생명체들에게 한마디 남긴다. 답은 자연사에 있다고말이다.
2150년 최후의 인공지능으로부터

SF 소설은 엄청난 통찰을 준다. 테라포밍 Terraforming 이란 개념도SF 소설에 등장한 개념이다. 테라포밍이란 다른 행성이나 위성을지구와 비슷한 환경으로 만들어서 지구인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작업을 말한다. 지구화 地球t, 행성개조行星로 번역할 수 있다. 뛰어난 과학자들은 대개 SF 소설 마니아이기 마련이고 여기서 많은아이디어를 얻었다. 칼 세이건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똥이 줄었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아는가? 바다로 들어가는 철분이 줄었다는 뜻이다. 우리 똥 1그램에는 3밀리그램의 철분이 들어 있다. 예전에는 우리가 매년 521톤의 철분을 남극해에 공급했다. 그러나 이제 절반으로 줄었다. 기후변화의 결과로 펭귄이 바다에 공급하는 철분이 반으로 줄었다는 말이다.

그게 뭐 어떠냐고? 남극의 식물성 플랑크톤은 펭귄 똥이 공급하는 철분을 먹고 성장한다. 플랑크톤이 늘어나면 크릴과 작은 생선에서부터 펭귄, 바다표범, 고래까지 번성할 수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펭귄 똥의 철분은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준다.
왜냐하면 펭귄 똥의 철분으로 성장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하기 때문이다. 광합성을 하면 산소가 발생하고 이산화탄소가감소한다. 이게 엄청난 양이다. 원래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산소의절반 이상이 바다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 대부분을 식물성 플랑크톤이 담당하고 있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광합성을 하든,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채 잡아먹히거나 바다 밑으로 가라앉든 모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전 세계 바다는 이런 과정을 통해 매년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30퍼센트를 흡수한다. 우리 펭귄이 줄어들면 플랑크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이산화탄소 흡수도 감소한다.

고체인 설탕이나 소금은 따뜻한 물에 잘 녹는다. 그런데 산소와이산화탄소 같은 기체는 찬물에 더 잘 녹는다. 콜라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냉장고에 보관한 콜라에는 이산화탄소가 잘 녹아 있다. 그 콜라가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 높은 체온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지 못하고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
이때 사람들은 톡 쏘는 느낌을 받는다. 그 맛에 콜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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