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가 처한 사회적 · 개인적 상황에 따라 내 몸을 곧나/주체로 인식하는 감각보다는 외부 세상에 존재하는 하나의대상으로 인식하는 정도가 훨씬 클 수도 있다. 아이리스 매리언영은 이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여성의 신체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 남성 신체보다 더 자주 대상화 되고 몸을 규제 하는 사회적 규칙도 더 많다
"필리프 티는 외줄을 탈 때가장 중요한 태도란 망설이지 않는 것이라고. 단 한 순간도 추락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첫발을 내딛기로 하고 줄 앞에 섰다면오로지 저 건너편을 향해 걸어가는 일만을 생각한다. 머리끝부터 발가락 끝까지 하나의 목표로 가득 채운 채, 거침없이 발을 내딛는다."
"프릭쇼는 이주민과 장애인에 대한인종적, 장애차별적 역사를 가진폭력과 착취의 현장이면서다른 한편 사회에서 배제된 몸들이 직업적으로 활약하고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회였다."
세계는 이렇듯 프릭을 포함해 ‘타자‘라고 불린 다양한 존재들을 세상의 중심으로 호출했고, 그 안에서 누군가는 해방과전복을 누군가는 억압과 착취를, 혹은 둘 모두를 겪었다. 무용수는 온몸으로 대중 앞에 섰기에 타자를 둘러싼 욕망과 배제의 힘 한가운데서 특히 두드러지는 존재였다.
조선 고유의 춤에 유의하여 그것을 현대화시켜보려는 열의는 극구 찬양하는 바이지만 옛 조선을 상징하는 몇 개의 조선 춤은 옛조선 사람의 희화화에 지나지 않으며, (......) 거기서는 조선인의 특성도 찾을 수 없고 조선인의 핏줄은 더욱 찾을 길이 없다. (......) 외국인의 환호는 문명인으로서조선을 이색취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미개한 것으로서 좋아할 뿐이지 예술적 가치로서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일제강점기 ‘반도의 무희‘로 알려졌던세계적인 무용가 최승희 역시 응시하는 자들 앞에서어떤 춤을 추어야 하는가라는 과제를 피할 수 없었다. 최승희를 비추는 ‘시선‘이란1910년 조선을 식민화한 일본이 유럽의 위치에서유럽이 일본을 응시할 때 보내던 바로 그 눈빛이었다."
병신춤은 타자를 자기와 평등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타자와 자기를 구별함으로써 자기동일성을 확보할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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