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여름날 쓴 편지의 제목처럼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해줍니다. 또 세상과 연결하고 삶의 많은 것을 함께하고요. 특히나 저는 읽으면서 ‘나‘를 인식하고, 타자와 공동체를 생각하고불안과 불행을 건너고, 어린이를 자라게 하고, 어른과 늙음을관찰하고,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경계를 걷게 합니다.
어느 책이든 여러분 삶의 한 시절에맞닿길 바랍니다. 읽는 일이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을 가져오진못해도 매일의 곳곳에 작은 기쁨을 놓아주니까요. 이 책도어딘가에 연결되길 바라봅니다.
지난 만남 때 제임스 댄커트, 존 D. 이스트우드의지요[지루함의 심리학을 읽고 있다며 "지루하다는 것은 현재우리의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는상태"이며, "우리 마음이 지금 하는 일이 잘못됐다고알려주는 신호"라고 했지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아,그래서 난 외로움이나 권태감을 느끼거나 하물며 바쁘게무언가를 할 때 새로운 걸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구나, 생각했어요. 지루함이란 할 일이 없거나 하고 싶은 일이없을 때 느끼는 게으른 감정이라고 여겼었는데. 그 감정은단순한 게으름이나 무기력함이 아닐 수도 있겠더라고요.아름다움처럼 지루함도 사람마다 다르게 찾아오나봐요.지루함에서 빠져나오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고요.
루이스 캐럴이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책을 읽는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독서는 혼자서만할 수 있는 일인데 정작 책을 읽으면 혼자가 아니란 걸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 우리처럼 책으로 연결되어편지를 나누기도 하고 백 년 전 쓴 글로 인해 오늘이두근두근하기도 하니까요.
균형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최근 레너드 코렌의[와비사비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집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곱씹게 되었어요. 이 책은 ‘일본의 오랜 성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와비사비라는 단어 자체가 일본의문화적 전통 미의식, 미적 관념의 하나로 투박하고조용한 상태를 가리킨다고 해요. 보통 묶어서 와비사비로표현하지만, 엄밀히는 별개의 개념입니다. 와비는일본 다도의 근본이념을 나타낸 말이고, 한적한 정취,소박하고 차분한 멋 등의 의미를 지닌 말입니다. 사비는한자로 한적할 ‘적‘이라고도 쓰는데, 일본은 이미
그때 "너희는 늙어봤니, 우리는 젊어봤다! "분위기에 맞지않는 건배사가 들렸습니다. 크고 묵직한 목소리였어요. 가게의 음악이 잠깐 멈춘 느낌이었습니다. 저와 친구는주변을 두리번거렸죠. 건배사가 울려 퍼진 테이블엔 머리가흰 할아버지 네 분이 멋진 슈트를 입고 있었어요. 전 그건배사를 듣고 웃음이 먼저 터졌지만, 이내 눈물이 찔끔났어요. 웃음은 적막을 깬 우렁찬 목소리 때문이었는데,
제 스타일로 해석하자면 늙는다는 것은 늘어가는 것과다르지 않습니다. 키가 크고 생각이 자라고 마음이넓어지며 모든 것이 ‘늘어가는‘ 것이겠죠. 그러다 몇 번의순간에 살짝 꺾이는 시기가 옵니다. 아마 그 시기엔 좋았던옛 기억을 자주 떠올리고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하나 고민도늘 거예요. 그 ‘기억‘들이 추가되는 거예요. 바로 ‘ㄱ‘입니다. 늘어가는 것 + ㄱ(기억)= 늙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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