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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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 John Maynard Keynes는 금을 가리켜 "야만적 유물"이라고 비판했다. 금이 장신구나 유물 속에서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외에는 기능적으로 하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금은 분명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왜 우리가 금괴 몇 덩이를 얻겠다고 산 전체를 폭파하겠는가? 금이 실제로 할 수있는 일을 잠시 떠올려보자. 금은 전자공학이나 화학 분야에도 도움을 주지만 이건 오늘날 금 수요의 10분의 1도 설명하지 못한다. 그보다는 보석류, 장식물, 경제적 재앙을 우려하는 이들의 위험회피용 자산 등의 쓰임이 더 주요하다. 내가 코르테즈 광산에서 봤던 금은 지금쯤 누군가의 반지에 녹아들어 있을 것이다. 아니면 은행 대여금고 속의 금괴 형태로 다시 지하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른다. 보석상이나 예민한 투자자에게는 헛소리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우리 주위에서 갑자기금이 다 사라진다고 해도 세상은 여전히 잘 돌아갈 것이다."

네바다주에서 돌아온 뒤 나는 이런 질문들을 몇 달간 계속 곱씹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생활에 별 지장 없는 금속을 지하에서채굴하기 위해 그렇게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니! 실제로 필요한물질들을 채굴하려면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할까? 그렇다면우리가 실제로 크게 의존하고 있는 물질은 무엇일까? 이 세상에 없다면 문명을 멈춰 서게 할 정도로 중요한 물리적 요소들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미국에서 생산하는 5달러 중 4 달러가 서비스 부문에서 나오고, 나머지 1달러는 에너지업· 광산업·제조업에서 나온다. 그렇지만 소셜네트워크부터 소매업, 금융업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이 물질적 하부구조에 의존하고 있지 않은가.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고 거기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건 물질계이다. X(트위터의 새로운 이름옮긴이)나 인스타그램이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서 세상이 종말을 맞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강철이나 천연가스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상당히 심각한 이야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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