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가 내장돼 있다. ‘나만 해봤다면 돌을 던져" 훅hook과 "똑똑히봐 이걸 impossible에 마침표를 찍어 I‘m possible" 펀치 라인punchline 이 매력적인 훅과 재치 만점인 펀치 라인 속엔 BTS Universe의싹이 움트고 있다. 뮤비는 일곱 명의 Bulletproof Boy Scouts들이 ‘행진 비트‘에 맞춰 "우리는 당당하게 전진해 We go hard" "We areBulletproof"를 외치며 페이드아웃 된다.
대학 갈 때까지만 조금 참으라고 어른들은 말하지만, 학교에 갇혀있기엔[For(4) School] 여기 청(소)년들의 발바닥은 너무 뜨겁고, 지금 감수성은 너무 섬세하며, 심장 비트는 너무 강하고 빠르다. 한마디로 그들은 너무 멋지다[Too (2) Cool]. 그래서 이 앨범 <2 COOL 4SKOOL)은 꿈을 잃어버린, 꿈꾸는 법조차 모르는 <No More Dream> ‘꿈포 세대‘에게 ‘꿈을 꾸물대지 마 우물쭈물 대지 말자‘라는 ‘방탄 헌장‘이자 ‘당신은 학교에 갇혀 있기엔 너무 멋지다[2(Too) Cool 4(For)Skool(School)]‘는 ‘방탄 헌사‘인 것이다.
록이 60년대 서구 유럽 젊은이들에게 기성 사회의 엄숙주의와 가부장주의로 인한 막힌 숨을 토해내는 분출구였다면, 힙합은 80-90년대 미국 할렘 게토지역 흑인들에게 범죄와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였다. 록이전자기타의 강한 금속성 (metal) 사운드를 바탕으로 저항의 메시지를뿜어내는(shouting) 것을 특징으로 한다면, 힙합은 드럼 비트에 리듬을실어 자신의 어려웠던 삶의 경험과 극복 의지를 내뱉듯(rapping) 이야기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런 특징으로 그 어떤 음악 장르보다 두음악 모두 스스로 작사 작곡 연주를 담당하는 독립성이 강한 아티스트뮤지션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기성 사회와 불온의 관계에서 탄생한음악이기에 대중화되거나 상업화되는 것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곤 한다.
방탄에겐 왜 ‘힙부심‘이 안 보일까. 정통 힙합 그룹이 아니라서 그럴까. 아니다. 그들이 포기한 건 힙합이 아니다. ‘힙합만이‘라는 음악성에 대한 배타적인 오만 ‘힙부심‘이다. ‘방탄 음악은 방탄 내면에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여야 한다‘고 결의했듯, 방탄에게 힙합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그들이 선택한 힙합은 ‘힙합을 위한 힙합‘이 아니다. 방탄 내면의 이야기와 자기 세대가 겪고있는 세상의 편견과 억압을 대신 이야기하는 데 더없이 적절한 음악의한 장르로서 선택한 것일 뿐이다. 방탄 데뷔앨범은 자신과 자기 세대들의 이야기와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라면 어떤 장르라도 채용 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것을 선언 하는 것처럼 보인다
데뷔앨범 2 COOL 4 SKOOL》이 나온 지 6개월 만인 2013년 9월13일, 방탄은 Ep. 음반 《O!RUL8,2?》를 내놓는다. 다시 5개월 뒤 Ep.음반 《SKOOL LUV AFFAIR》를 출시하며 방탄은 데뷔한 지 2년도 안돼 3개의 앨범을 내놓았다. 놀라운 생산력이다. 한데 더욱 놀라운 것은이 세 개의 앨범이 ‘학교 삼부작(School Trilogy)‘이란 콘셉트하에 제작됐다는 점이다. 방탄은 시작부터 ‘다 계획이 있었구나‘ 싶다. 음악 형식(곡)은 힙합을 베이스로 하여 다양한 음악 장르를 넘나들며 차용하지만, 내용(가사)은 자신들과 자기 세대의 이야기를 담을 것. 이런 ‘방탄결의‘ 첫 실천의 결과물이 ‘학교 삼부작‘이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여전히 고등학교 재학 중인 방탄 멤버들의 몸과 마음이 저당 잡혀 있는 곳은 학교다
매력적인 랩 훅을 뱉는다. "I am real for my music, here for my music."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하든 그 내용은 ‘여기 here‘에 대한 이야기이고,그건 내가,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실상 real‘에 대한 것이며, 그럴 때나(방탄)는 비로소 ‘real 나‘가 된다는 ‘정직‘. 그렇다, 다시 방탄의 서원과 결의를 상기하면 처음부터 방탄 음악의 계획과 방책은 ‘Honesty isthe best policy (정직은 최고의 방책이다)‘이었던 것이다.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다면 감옥 같은 ‘학교(생활)‘라는 시공은 누구나 다 겪는 것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해서 내 고민과 갈등이 줄어들거나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무시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지금 여기‘에서 앓고 있는 나는 너무 힘들고 아파 ‘지금 여기‘에서의 감성이 아니면 결코현실감 있게(real) 표현할 수 없다. 자칫 무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방탄은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그것으로 성공했다. Honesty!
방탄 뮤비의 DNA가 들어 있다. 사방 흰색 벽으로 둘러친 공간에 흰색 옷을 입고 교단에 서 있는 남자와, 마찬가지로 흰색옷을 입고 진압봉을 든 네 명 남자의 감시하에, 방탄 학생은 제복 같은검은 옷을 입고 책상에 앉아 있다. 칠판과 책상 위에 온통 수학 공식으로 뒤덮여 있는 걸 보면 분명 학교 교실에서 수학 수업을 받고 있는 것같은데, 분위기는 감옥에서 간수장이 죄수를 교도하고 있는 것만 같다. 표정을 잃어버린 방탄 학생에게 수학 선생님으로 보이는 사람이 붉은색 캡슐 알약을 나눠준다. 노래는 이 알약을 삼키며 시작된다.
무슨 약일까. 정황상 주입식 교육을 받아들이는 데 방해되는 감정을 평정 상태로 유지토록 하는 약일 것이라는 합리적 추측이 가능하다.이 장면은 2002년 크리스천 베일 주연 영화 <이퀄리브리엄 Equilibrium>에서 인간에게 매일 투약하는 약 ‘프로지움‘을 연상케 한다. 영화는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직후 ‘리브리아‘라는 독재국가의 출현으로 시작된다. 인류 역사를 전쟁과 파괴로 점철된 실패의 역사로 규정한 이독재국가에선 그 원인을 ‘인간의 감정‘에 있다고 진단한다. 해서 인간의 감정을 완전히 평정 상태(equilibrium)로 유지하기 위해 ‘프로지움‘이란 약을 전 국민에게 매일 복용케 한다. 조지 오웰의 『1984」를 연상케 하는 감시와 독재사회 리브리아. 감정을 평정 상태로 유지케 하고생각을 획일화하는 디스토피아 dystopia는 바로 우리 청소년을 교정, 교화하려는 <N.O> 뮤비 속 교실 국가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이렇게 변하는 색깔은 "학생은 꿈과 현실 사이의 이중간첩"이라는 갈등을 암시하는 듯하다. "힘든 건 지금뿐이라고 조금 더 참으라고나중에 하라고" 어른들이 충고하는 ‘현실‘과 "더는 나중이란 말로 안 돼Everybody say NO"를 외치며 그런 현실에서 달아나고 싶은 ‘꿈‘사이에서의 갈등.꿈과 현실 사이의 갈등과 괴리는 교실 밖까지 따라온 흰색 제복 감시원들과의 싸움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한바탕 싸움에서 방탄은 서로 협력해 결국 흰색 제복 감시원들을 물리친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땅 위로 솟은 커다란 손들에 의해 사방으로 둘러싸여 있다. 마치 아무리 달아나 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란 듯, 교실 밖은 또 다른 거대한 기성 사회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걸 암시하는 듯하다. 노랫말은 "Everybody say N.O"를 계속 외쳐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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