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은 인생이 비극임을 용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여 우리로 하여금살아남을 수 있게 해주었고, 이 비극에서조차 성숙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것이위대한 전환이다! 모든 것이 우리가 과연 내려감(down)을 올라감(up)으로 볼것인지 또는 칼 융이 말하는 "걸려 넘어진 곳에서 순금을 발견한다는 사실을받아들일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레이디 줄리안은 그것을 더욱 시적인언어로 이렇게 표현한다. "먼저 추락이 있다. 그 뒤에 추락으로부터의 회복이있다. 둘 다 하나님의 자비로운 은총이다."
이 분명하고 정직한 말에서, 우나무노가 보는 인생이 곧장 앞으로나아가는 직선 코스가 아니었음을나는 읽는다. 그에게 있어서 인간의삶은 전체적이고 완벽한 질서보다 훨씬 많은 예외와 무질서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성경이 분명하게 보여주듯이 인생은 상실이면서 회복,죽음이면서 부활, 질병이면서 치유로 이어지고 이렇게 서로 반대되는것들의 알력 또는 충돌처럼 보인다. 우나무노는 ‘신앙‘(faith)이라는 개념을, 너무나 강하여 죽음마저도 포함시키는 저변의 생명력에 대한 ‘신뢰‘(crust)와 동일시한다. 신앙은 이성(理性)을 포함하지만,우나무노에게는, 이성보다 큰 범주다. 진실은 문제를 해결하고 사물을 돌아가게 하는 실질적인 무엇만이 아니다. 그것은 서로 상충하는 것들을 화합시키는 무엇이기도 하다. 어떤 것이 비참한 결과를 빚는다고 해서 그것이진실하지 않은 건 아니다. 어떤 것이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한 것 또한 아니다. 인생은 태생부터 비극적인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근사한 논리보다 오직 신앙만이 받아들일 수 있는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