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는 날로 커져만 가는 기술의 힘과그 기술을 사용하는 우리의 지혜 사이에서의 줄타기가 될 것이다." 스티븐 호킹
수천 년을 이어져 내려온 이러한 일상이 1829년 10월 6일에 대전환을 맞는다. 그날, 영국 출신 기술자 조지 스티븐슨이 설계한일종의 로켓, 그러니까 증기기관차가 맨체스터와 리버풀을 이어주는철로 위를 시속 40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림으로써 우편마차와 중소형쾌속 범선들을 사라지게 한 것이다. 기차는 전신기, 비행체 등과 결합하면서 우리가 시간과 맺는 관계를 완전히 바꿔놓기 시작했다. 인간과상품은 물론, 아이디어조차도 항구와 공항, 송신탑 등을 연결해주는전 지구적인 운송망을 타고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속도로 세계에 퍼져나가게 되었다.
1971년 10월 2일, 미국 출신 공학도 레이 톰린슨이 과학자들과 미국 군인들 사이에서 애용되던 정보통신망 아르파넷Arpanet‘을통해 최초의 이메일을 보낸다. 이로써 인류는 급작스럽게 즉시성의 시대로 들어선다. 오늘날 모든 것은 (거의) 빛의 속도로 교환되고 달라진다. 우리는 고대의 포석 깔린 도로, 산업화 시대의 철도를 지나 이젠또 어떤 기초 설비가 우리의 일상적인 디지털 행위를 가능하게 해줄지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당신이 한 통의 이메일을 보내거나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엄지 척‘(그 유명한 ‘좋아요‘)을 누를 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수십억 번의 클릭은 어떤 지리적 분포양상을 보이며, 그것들의 물질적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그것들은 어떤 생태적 · 지정학적 위협을 가하는 걸까? 이 책은 바로 그런 질문들을 주제로 삼고 있다. 아르파넷은 이제 디지털 선사시대의 유물에 속하며, 그것을 탄생시킨 설계자들, 즉 정보과학계의 선구자들은 우리의 머나먼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한 족속처럼 여겨진다.
이와 관련된 숫자들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세계 디지털 산업은너무도 많은 물과 자재,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이것이 남기는 생태발자국은 프랑스나 영국 같은 나라가 남기는 생태발자국의 세 배에이른다. 오늘날 디지털 기술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10퍼센트를 끌어다 쓰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거의 4퍼센트를 차지하는데,이는 세계 민간 항공업 분야 배출량의 두 배에 약간 못 미치는 양이다." "디지털 기업들이 그들을 규제하는 공권력보다 더 힘이 세질 경우, 그들이 생태에 끼치는 영향을 우리가 더는 통제하지 못할 위험이있다"고, 스카이프 공동 창업자이자, 기술의 윤리 문제를 연구하는 생명의미래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 창립자인 얀 탈린은 경고한다." 우리는 확신한다. 디지털 오염은 녹색 전환을 위험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향후 30년을 뜨겁게 달굴 도전들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이미 경주는 시작되었다. 한편으로, 디지털 기업들은 인터넷을 비롯하여 스마트폰, 심지어 본사 건물을 에워싼 잔디밭마저도 ‘녹색‘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이 가진 막강한 재무 역량과 혁신 기량을 총동원할 것이다. ‘친환경적‘이면서 ‘책임감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디지털 산업의 목표가 오늘날 업계의 최대 관심사인데, 이는 그렇게 되어야만 우리가 클릭하기를 계속하고 마음껏 ‘좋아요‘를 보낼 수 있기때문이다. 디지털 업계의 선두를 달리는 GAFAM‘은 더 나아가 그들이 바친 기막힌 물질적 조공에 대한 우리의 무지를 어떻게 해서든 유지하고자 기를 쓴다. 우리가 상시적으로 들여다보는 화면 안 어디에나 깔려 있으나 우리를 둘러싼 대지에서는 좀처럼 실체를 파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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