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도래할 미래는 당신 안에서, 당신 자신으로부터 창조될 것이다.
그러니 내면을 바라보라. 비교하지도, 평가하지도 말라.
타인의 길은 당신이 갈 길이 아니다.
타인의 길은 당신을 속이고 유혹하겠지만당신은 자기 내면에 있는 길을 걸어야 한다.
-카를 융, ‘레드북

10대 후반에서 30대에 이르는 시기를 ‘쿼터라이프‘로 정의하고, 자기만의 삶이라는 작품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쿼터라이퍼가 겪게 되는 다양한 어려움을 이해하기 쉽게설명하고 명쾌한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말한다, "타인에 대한 경청에앞서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저자는 자신이 믿는 것과 타인이 믿는 것을 세심하게 분리해내라고,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경청하라고 강조한다. 그래야 무엇이 진정한 자기 자신이고 아닌지 알아내기 수월하고, 상황이 모호하거나 순응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을 때 그 갈등 속에서 자신이 어떤 입장인지 알아낼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타인에게 집중하느라 정작 자신에 관한지식 쌓기를 거부하거나, 자신의 욕구를 지켜내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은 모순이다.

룸메이트부터 친구, 데이트 상대, 동창, 동기, 동료까지, 주변의 또래들은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나보다 더 심하게 앓는 친구들도 있었다. 심각한 병을 진단받거나 자살 위험 때문에 보호관찰 중인 경우도 있었다. 나보다 훨씬안정적인 친구들도 있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실존적인 고민에 빠져자기 인생의 기반을 무너뜨리자고 마음먹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 모든것에 무슨 의미가 있지? 라고 자문하며 마음 끓이는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단단한 확신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사실 우리 가운데 독립적인 삶에 필요한 수많은 것들, 이를테면 구직법이나 돈 관리, 세금 납부, 데이트, 섹스, 대인관계, 요리, 청소 등에관해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우리가 잘 지내는 게 당연하다는 듯한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고, 잘 지내고 있다고 우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의 정신적인 위기, 우울, 불안에 관해서는 다들 쉬쉬하면서 우리가 겉멋만 들었다고 농담했다.

나는 직장을 그만뒀고, 기분이 좋았다. 나와 어울리는 곳이 어디인지는 아직 몰랐지만, 그 회사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왠지 그런직감이 들었다. 사회심리학자 케네스 케니스턴이 일찍이 말했던 것처럼, 인간은 "자신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느낄 수 있다, ‘더 나은 삶‘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할 수 없을 때도". 나는더 나은 삶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게 정확히 무엇이고 어디서 구할수 있는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을 뿐이었다.

. 『영혼 돌보기 Care of the Soul』라는 책의 제목에 흥미가 생겨 재빨리 읽기 시작했다. 가톨릭 수도사에서 심리 치료사로 전향한 저자 토마스 무어는 삶에 인지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직감과 존재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어머니에게 같은 종류의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고,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카를 융의 회고록 『기억, 꿈, 사상』을 추천받았다. 서점에서 그 책을 집어 들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바닥에 놓인 매트리스에 앉아 꼬깃꼬깃한 적갈색 표지를 바라보다가완전히 몰입해 읽었다. 밑줄을 긋고 여백에 별을 그리고 체크 표시를했다. "내 온 존재는 미지의 무언가를 찾아, 시시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해줄 그것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비로소, 누군가가 나를 똑바로 바라봐주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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