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서 일할 때의 어려움은 무엇보다 글씨가 바른지 비뚤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낮은 곳에 있는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물어보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물은 빈 곳을 채운 다음 나아갑니다. 결코 건너뛰는 법이 없습니다. 차곡차곡 채운 다음 나아갑니다." "나무의 나이테가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훨씬 단단하다는 사실입니다."
덕분에 나는 무사히 5년을 버틸 수 있었다.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게 하고자기를 지키기는 추상처럼 엄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을 돌이켜보면이와는 정반대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남의 잘못은 냉혹하게 평가하는가 하면자기의 잘못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합니다.
자기의 경우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불가피한 전후 사정을 잘 알고 있지만,남의 경우는 그러한 사정에 대하여전혀 무지하거나 알더라도 극히 일부분밖에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의 형평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우리는 타인에게는 춘풍처럼 너그러워야 하고자신에게는 추상처럼 엄격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대화와 소통의 전제입니다.
- 신영복, <춘풍추상>,

선생님 말씀대로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제자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스승으로 살아간다. 가르치고 배우는 연쇄 속에서 자기 자신을 깨달아 가는 것이다. 생각이 이쯤에 이르면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고립무원에서 깨달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부단히 자기 자신을 깨달으며 조금씩 나아져야겠다.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며 한 시절을 보내다 보면,
언젠가 선생님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크기의 기쁨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작은 기쁨 하나가 큰 슬픔을 견디게 합니다. 우리는 작은 기쁨에 대해 인색해서는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큰 슬픔에 절망해서도 안되고요." 그 말씀은 그동안 들었던 어떤 말들보다 따뜻하고분명한 위로였으며, 격려였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울고 싶어졌지만 꾹 참았다.

어제가 불행한 사람은 십중팔구 오늘도 불행하고,
오늘이 불행한 사람은 십중팔구 내일도 불행합니다.
어제저녁에 덮고 잔 이불 속에서오늘 아침을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어제와 오늘 사이에는 ‘밤‘이 있습니다.
이 밤의 역사는 불행의 연쇄를 끊을 수 있는유일한 가능성입니다.
밤의 한복판에서 잠들지 말아야 합니다.
새벽을 위하여 꼿꼿이 서서 밤을 이겨야 합니다.
- 신영복, <오늘과 내일 사이>.

아마 이때가 내 ‘취향’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명징한 이유는 없지만 끌리는 것, 자꾸 찾게 되는 것, 익숙한 것, 그래서좋은 것. 그냥 내 것 같은 느낌과 처음 만났다. 한 사람의 취향은 곧 그 사람이다. 어떤 의도나 목적을 통해 자기 취향을만들어 갈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어느 순간 우연히 마주하게 된 한 곡의 노래, 한 권의 책, 한 편의 영화를 통해서도 ‘개취(개인의 취향)‘는 탄생한다.

"탁현민의 시는 시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내용도 감상도크게 막히는 부분이 없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그의 생각과 감정이 그대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왜 그럴듯한 그의 시가 오히려 그를 주저앉히는 것일까. 탁현민의 시는 한편의 시가 갖추어야 할 우주가 없다. 시인은 저마다의 세계관으로 타인이나 다른 세계와 교신한다. 이때 자신만의 세계관, 자신만의 우주가 없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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