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키시 주술상이Power Figure>의 배는 임신한 것처럼 부풀어 있고, 팔과 가슴은 신성한 기름을 발라 매끈하며, 털과 깃털로 된 머리 장식, 방패형의 볼록한 얼굴을 하고 스프링 같은 목 위에 거대한 머리가 균형을 잡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 조각상의 탄생에 한몫을 했다.
로들은 조각상을 의뢰했고 마을 사람들은 신중하게 고른 나무를 베어 왔다. 우두머리 조각공은 <은키시 주술상>의 형태를 만들었고 ‘응강가Nganga‘라고 부르는 치유사 역할의 무당은 ‘비심바Bishimba‘라고 불리는 약재와 주술적인 물질을 주입했다. 완성된조각상은 사람의 손으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야자 섬유로 만든 끈을 조각상의 손목에고정해 긴 막대기로 옮겨졌다. 그렇게 은키시는 신성한 거처로행진했고 마을의 남자 중 한 명이 언제나 그 곁을 지켰다. 그 남자는 꿈이나 영매를 통해 지역 사회에 관한 중요한 메시지와 경고를 받았다.

박력 넘치는 조각상의 주위를 돌며 나는 예술가가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사실에 감탄할 뿐이다. 예술의 위대한 기적이 행해졌고 아름다움의 새로운 모습이 세상에 더해졌다. 감탄스러울 뿐만 아니라 감동적이다. 눈을 지그시 감은 <은키시 주술상>은 다가오는 위험한 세력들에 대적하는 의지를 불러일으키려는 듯이 내면에 몰두하는 강력한 기운을 뿜는다. 이 조각상은 폭력, 불행, 질병 등 끊이지 않는 일상적인 고난으로부터 송예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패배가 정해진 싸움이었겠지만 그 시도만큼은 심금을 울린다. 엄청난 압박의 손아귀를 뿌리치기 위해서는 이렇듯 웅장한 모습이어야 했을 것이다.

내가 갈팡질팡하며 설명하는 동안 남자는 그런 이야기에 굶주린 듯 귀를 기울인다. 보기 드문 사람이다. 아는 척을 하거나비웃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수많은 새로운 아이디어들의 충돌을 반기는 사람. 나는 온종일 감탄했던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이 남자의 개방적인 태도에 더 탄복한다. 남자는 나에게 감사를 표한 후 떠났고 그때부터 나는 그와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습관이 생겼다.그는 듣는 사람이었다. 대부분은 말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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