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모님이 혐의를 무조건 인정하도록 만드는 ‘미끼‘가 되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 4년 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할수 있는 일이 있다. 내가 ‘미끼‘가 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희생되고 소모되는 무력한 존재에 불과한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부모님께 보여드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부모님께 "기소되면 어떡해요?" "이 힘든 일은 도대체 몇년이 더 지나야 끝나요?"가 아니라, "기소되면 재판받으면돼요" "유죄 나오면 벌 받고 다시 열심히 살면 되죠" "학력,
면허, 빨간 줄, 전부 나에게는 이제 의미가 없어요. 저는 스스로의 가치와 능력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잘살면 돼요. 그리고 그렇게 살 자신이 있어요"라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하셨다. 어머니는 편지로 "고맙다"라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