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장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우리는 그 중요성을 별로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인간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지만 정작 그 존재의 기반이 되는 장소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 장소는 인간과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주목받지 못한다. 그런데 만약 내가 관련을 맺고 있는 장소에서 한 발짝 떨어져 의식적으로 그곳을 관찰하고 낯설게 느껴 본다면 어떨까? 어쩌면 그 장소가 흥미로운 여행지로 바뀌면서 나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