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것과 소중한 것을 구분하는 일은 비단 물건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었다. 쓸모없는 물건을 비우면 꼭 필요하고 소중한 물건만 남듯이, 사람들과 나와의 관계를 돌아보며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미니멀라이프와 동시에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나는 ‘미니멀라이프 = 버리다’가 아님을 깨달았다. 미니멀라이프는 ‘비움’이다. 100L 쓰레기봉투부터 준비할 게 아니라 먼저 중고판매도 해보고, 지인 나눔도 해보고, 기부도 해본 후…
진정한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히 물건을 더 적게 가지는 게 아니다. 경쟁하듯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비우느냐도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비우는지가 정말 중요하다. 필요 없는 물건을 모조리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당장 내 눈 앞에서 치우기만 하면 괜찮은 건가? 쓰레기산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든 말든 우리 집만 깨끗해지면 되는 건가? 우리 집 앞에 쓰레기산이 없으니 나와는 상관없는 문제인가?
밤 시간을 포기해야 새벽을 얻을 수 있다. 정말 간절해서 잠을 줄이고 새벽과 밤을 모두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나는 밤 시간을 포기하고, 새벽 시간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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